올 상반기에 가장 눈여겨볼 것은 대선 결과와 금리인상이다. 새 정부는 5월이 돼야 들어서므로 상반기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금리 이슈라고 본다. 1,85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문제로 금리 인상은 결코 가벼운 이슈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칫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드려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매서운 한파를 몰고 올 수도 있다.
전 세계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앞으로 1~2년 동안 6회 정도 정책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그간 양적완화를 실시했던 주요 선진국의 중앙은행이 긴축정책으로 선회하며 금리를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많이 풀렸던 돈을 거둬들이고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서이다. 우리나라도 보조를 맞춰야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자금 유출 등에 따른 금융시장에 대한 타격과 경제교란의 위기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언제, 얼마나, 몇 번 금리가 올라갈지에 대한 정확한 예측부터 어려워 올해 재테크시장은 투자 난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르겠으면 현금 비중을 높인다
불안함이 커질 가능성이 있을 때 가장 믿을 만한 것이 바로 ‘현금’이다. 노련하고 능숙한 투자자가 아닌 한 무리한 줄타기를 할 필요는 없다. 경기회복의 지표 가운데 하나인 내수가 살아나는지를 수시로 살펴보면서 쉽게 현금화가 가능한 예금성 자산 등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좋은 전략이다. 대출금 또한 줄일 수 있으면 줄여야 한다. 당분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빚투(빚내어 투자)’는 삼가는 것이 안전하다. 돌발 변수 등으로 시장이 요동치더라도 여윳돈으로 투자한 경우와 빚내어 투자한 경우는 버틸 수 있는 힘 자체가 다르다. 부자가 투자에 능하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위기 속에서도 버티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추세에서 마음 편하게 지내고자 한다면 신규 대출자는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것을 권한다. 기존 변동금리 대출자 중 고정금리로 갈아타기를 고민한다면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잘 살펴 득실을 따져본 다음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전문가의 공통된 전망은 다음과 같다. 부동산은 가격 고점 논란과 대출 규제 등으로 주춤하는 상태다. 정책 기조 변화가 나타난다고 해도 이미 많이 올랐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경기상승이 뒷받침되는지를 살펴보며 판단해야 한다. 일부 지역으로 상승이 국한되면서 그 폭 또한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 집 마련을 노리는 무주택자라면 청약 위주의 전략을 짜보자.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민영아파트 분양 물량은 총 41만 8,351가구(총 가구수 기준)다. 전년 대비 48.9%나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코스피 전망에 대해 지난해와 비슷하게 2,800~3,40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만큼 업종과 종목을 잘 골라야 한다는 뜻인데, 수익모델이 검증된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으로 투자를 압축하라는 주문이 주류다.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따라 경기 재개(리오프닝)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관련주로는 항공·유통 업종을 꼽았다. 간접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매입 시기와 자금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는 적립식 투자를 권한다. 개인 입장에선 주로 펀드를 통한 채권투자는 금리 하락기엔 좋은 투자 수단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 시기엔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하긴 애매해 금리 상승 시 가격 하락의 영향을 덜 받는 신용등급이 우수하고 만기가 짧은 우량한 단기채권 위주의 상품으로 압축하는 게 안전하다. 잠시 굴려야 하는 단기자금은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은 단기채권 등에 투자해 실세금리 수준에서 매일 수익을 주는 금융 상품을 활용해볼 만하다.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이기에 금 등에 투자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음을 투자의 상식선에서 알아둬야 한다.
조혜경 칼럼니스트
부동산 컨설팅회사 ‘RE멤버스’ 연구홍보팀장으로 일했으며, 다수의 매체에서 재테크 패널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출퇴근 30분 재테크> <경제 홈스쿨링> <요즘 애들을 위한 슬기로운 재테크 생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