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관찰 예능의 시대
관찰 예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그 중심엔 일반인과 연애 예능이 있다. 오랫동안 인기를 얻은 연예인의 일상 공개는 식상해졌고, TV조선 <아내의 맛>의 사례처럼 조작 방송으로 인해 관찰 예능의 낮은 신뢰도를 돌파할 해결책으로 일반인의 연애 관찰 예능을 택한 것. ‘사랑의 짝대기’를 실사화한 MBC <사랑의 스튜디오>나 일반인과 연예인의 소개팅을 다룬 KBS <산장미팅-장미의 전쟁>, 불미스러운 일로 종영된 SBS <짝>이후로 잠시 소강상태였던 연애 관찰 예능이 부활한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커플이 성사되는 결과보다 출연자들의 심리와 사생활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연예인들의 ‘연기’ 같은 연애가 아닌 ‘리얼’ 연애를 다룬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하며 주요 방송사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연예 관찰 예능의 상황은 더욱 자극적으로 변했다. 이별한 연인들이 한집에 모여 다른 이성과 데이트하는 모습을 지켜본다거나, 이별을 고민 중인 연인들을 모아 체인지 데이트를 하는 것, 또 ‘돌싱’을 모은다는 설정 등 자극적인 상황은 신선함을 선사했다.
프로그램의 인기와 더불어 출연진은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게 됐다. 과거와 달리 SNS 등으로 출연진과 시청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들은 ‘연반인(연예인과 일반인의 합성어)’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넷플릭스 <솔로지옥>은 미국 예능 <투 핫 투 핸들>의 한국판으로, 커플이 돼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섬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데이팅 리얼리티쇼다. 출연자 중 유튜브 채널 <프리지아>를 운영하는 뷰티 크리에이터 송지아의 인기가 상당하다. 송지아는 화려한 외모와 트렌디한 스타일링, 솔직한 성격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그녀는 “제 성격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귀엽고 섹시하다. 어떤 여자가 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하기도. 그녀는 당당한 매력으로 <솔로지옥>에서 김현중, 최시훈, 차현승 등 남성 출연자의 마음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송지아가 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 및 SNS에서 착용한 명품 브랜드 의상이 가품이라고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녀는 “저작권에 대한 무지로 발생한 모든 상황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들은 왜 방송에 출연할까?
연애 관찰 예능 출연자들은 큰 인기를 얻는 반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나와 같다고 느껴지는 일반인들의 러브라인에 몰입한 시청자들은 그들의 행동이나 커플 선택을 두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최근 종영한 <돌싱글즈> 시즌 2의 이덕연은 프로그램 설정으로 여성 출연자 유소민과 동거하면서도 명확하게 호감을 표시하지 않는다거나 최종 선택을 하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던 중 이덕연이 취미로 가수 활동을 했다는 것이 알려져 홍보성 출연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이덕연은 “노래는 취미이고, 프로그램에 진심으로 임했다”고 해명했지만 그를 향한 눈초리는 쉬이 사라지지 않는 중이다.
일반인 출연자들이 개인이든 개인이 하는 비즈니스든 ‘홍보’를 위해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비난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과거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에 출연했던 남상미·서지혜·이윤지·이윤미·윤정희·임성언 등은 해당 프로그램을 발판 삼아 연예계에 데뷔했고, <하트시그널> 시즌 2의 출연자 임현주와 오영주도 방송 종료 후 연예계에 진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직장인으로 출연한 오영주는 홍보나 데뷔에 목적을 두지 않는 인물로 비쳤다. 단아한 외모, 자기 감정에 솔직한 모습은 그녀의 호감을 배가시켰는데 시즌 종료 후 퇴사하고 방송에 데뷔한다는 사실을 알려 <하트시그널> 팬들의 원성을 들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홍보를 위해 출연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자신을 홍보하고 그로 인해 이득을 얻는 것은 자기 PR 시대에 걸맞은 행보라는 의견이다.
화제의 연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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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지옥> 송지아
유튜브 채널 <프리지아>를 운영 중인 뷰티 크리에이터. 1997년생, 한양대학교 무용과 출신인 송지아는 화려한 외모로 MZ세대에게 인기를 얻었다. 방송 출연 후 구독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해 112만 명을 돌파하며 화제성 최고의 인플루언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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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지옥> 차현승
방송에 중간 합류해 여성 출연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 남성 출연자들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킨 차현승은 섹시한 남성미로 매력 발산 중. 현재 모델이자 댄서로 활동 중인 그는 과거 가수 선미의 댄서로 유명세를 얻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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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글즈2> 윤남기
‘멘트 장인’, ‘일가정 일윤기’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는 이혼과 “비정상 가족이란 없다. 조금 다를 뿐이지 틀린 건 아니다”라는 말로 위로를 건네는 성숙한 자세로 호감을 얻었다. 또 싱글맘인 이다은이 재혼을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자 “나를 키워준 부모님이 나를 낳아주진 않은 것 같다”고 가정사를 고백하며 함께 힘을 모으자는 마음을 전해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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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연반인 관련 논란
출연자 검증 논란도 꾸준히 불거지고 있다. <하트시그널> 시즌 2의 김현우는 지난 2018년 <하트시그널 시즌2>가 방영 중인 시점에 음주 운전이 적발되면서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2012년, 2013년에 이은 세 번째 적발이었다. 이후 그는 채널A <프렌즈>에 출연해 “내가 선택하고 내가 한 일이기 때문에 어디 가서 말도 못 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지? 내가 반성을 하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그의 <프렌즈> 출연을 두고 상습적으로 음주 운전을 한 김현우를 출연시킨 제작진을 향해 범죄의 무게감을 간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트시그널> 시즌 1의 출연자 강성욱은 촬영 당시 성폭행을 저지른 것이 알려졌다. 그는 방영 당시 부산의 한 주점에서 만난 여성 종업원에게 “돈을 더 주겠다”며 지인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 과정에서 여성에게 “누가 꽃뱀 같은 너의 말을 믿어줄 것 같냐”며 막말을 한 것이 드러나 비난이 가중됐다.
최근엔 <나는 솔로> 4기의 출연자 ‘영철’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방송에서 호감을 지녔던 ‘정자’에게 “언제까지 잴(손익을 계산할) 것이냐”라며 호감 여부에 대한 대답을 계속 강요했던 바. 방송 종영 후 정자는 유튜브에 “촬영하는 4박 5일 동안 두려움을 넘어 공포에 떨어야 했던 순간이 많았다”며 “최종 선택 당시 10분가량 지속된 폭언이 그중 하나”라고, 해당 일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영철은 “폭언했다면 제작진이 커트했을 것”이라고, 정자는 “여러 번 촬영 중단을 요청했지만 모두가 방관했다”고 주장해 제작진이 출연자 보호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거세지는 중이다.
이 밖에도 영철은 친분이 없는 피겨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김연아 선수 인스타그램의 화보 촬영 현장을 공개한 사진에 ‘외롭고 우울해 보임’이라고 말한다거나 유튜브 계정에 로드킬당한 강아지를 추모하겠다며 강아지 사체 사진을 모자이크하지 않은 채 올려 누리꾼들은 영철의 도덕성이 낮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예능 프로그램인데 출연진의 ‘도덕성’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어야 하는가라는 의견이 일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제작진의 책임 의식에 의문이 생긴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출연진을 통해 화제성과 시청률을 얻는 만큼 일반인 출연자를 선정하는 것부터 출연진 사이의 갈등 해결, 논란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 제작진은 여러 차례의 심층 인터뷰를 거쳐도 출연진이 숨긴다면 과거에 일어난 일을 전부 알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를 하지만, 제작진과 출연진의 소통 이상의 다각적 검증 방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연반인’ 어떻게 생각하나요?
* 2022년 1월 6일부터 11일까지 6일간 60명이 응답했다.
1. ‘연반인’들이 왜 방송에 출연한다고 생각하나요?
유명해지기 위해 (16.7%)
비즈니스 홍보를 위해 (33.3%)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25%)
방송에 대한 호기심으로 (25%)
2. ‘연반인’에 대한 생각은?
부정적 (41.7%)
이득을 위한 연기처럼 보인다.
유명해지기 위한 방송 출연
긍정적 (41.6%)
방송 출연은 개인 홍보 방식
프로그램에 대한 진정성
잘 모르겠다(16.7%)
3. ‘연반인’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잘 모르겠다(16.7%)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언행이 불편하다. (8.3%)
과몰입하게 된다. (16.7%)
유명해진 후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아 진정성이 떨어진다. (5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