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 달라졌다
우리나라 이혼율은 아시아 1위, OECD 국가 가운데 9위다. 인구 1,000명당 이혼율은 1991년 1.1명에서 2016년 기준 2.1명으로 늘었다. 매해 이혼율이 증가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시각은 각기 다르지만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인생사에서 큰 흠으로 여겼던 과거와 달리 개인의 선택에 따라 언제든 결혼 관계를 중단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결혼과 마찬가지로 이혼도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선택에 불과하다는 데 무게가 더해진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스키외는 “이혼은 진보된 문명사회에서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든 색안경을 벗어던져야 할 때라는 것.
자녀를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운 뒤에 이혼을 택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2021년 8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결혼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황혼이혼이 증가했다. 통계청이 2020년 12월에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20’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20년 황혼이혼을 한 부부는 3만 8,446쌍이다. 전체 이혼 부부의 34.7%로, 이혼한 부부 3쌍 중에 1쌍이 황혼이혼에 해당한다. 대개 자녀에 대한 걱정으로 이혼을 미뤄오다가 자녀가 성인이 된 뒤 남은 인생만큼은 자유롭게 살고 싶어 결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의 ‘졸혼’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졸혼은 이혼 절차 없이 부부간 합의로 각자의 삶을 사는 것이다. 연예계에서는 배우 백일섭이 졸혼했다고 전했다.
이혼 사유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성격 차이, 경제적인 문제, 외도, 폭력 등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만이 결별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요즘 이혼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의 행복이다. 결혼 생활 중 찾아온 불행함으로 자신을 잃은 채 살아가는 데 대한 불만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혼은 비극의 서사가 아니라는 것. 수렁에 빠져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소진하기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시금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게 더 현명하다. 요즘 이혼이 그렇다.
SNS 돌싱 라이프부터 브이로그까지
이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된 데에는 SNS가 큰 역할을 했다. 자신의 이혼을 솔직하게 알리는 이들이 점차 늘면서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돌싱맘, 돌싱남 등 소개 글을 걸어놓는 것은 물론 ‘#돌싱맘’ 해시태그에 검색되는 게시물은 5,000개 이상이다. 유튜브에서도 돌싱 라이프를 다루는 유튜버들이 대세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이들의 현실적인 콘텐츠는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기에 충분하다.
TV조선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이하 <우이혼>)에 출연했던 유튜버 최고기. 그는 유튜브 채널 <최고기 ENTJ>를 통해 이혼 후 7살 딸 솔잎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대디’의 일상을 전하고 있다. 여느 브이로그와 같이 이른 아침에 딸의 등원을 돕고 하원 후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해당 콘텐츠의 인기가 상당하다. 댓글 창에는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가 이어진다. MBN <돌싱글즈>(이하 <돌싱글즈>)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개그맨 배동성의 딸 배수진은 유튜브를 통해 이혼 사실을 전했다. 그는 “이혼하고 성격이 많이 변했다”며 “긍정적인 사람이 됐고 많이 행복해졌다”고 말했다.
바야흐로 이혼 예능의 시대
이혼을 소재로 한 예능도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이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상을 그대로 녹여내 대중의 공감대를 건드린다. 이혼 사실을 숨겨야 했던 연예계의 판도가 점점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혼한 부부가 다시 한 집에서 생활해보는 <우이혼>을 시작으로 돌싱 남녀의 연예 매칭 프로그램 <돌싱글즈>,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 연예인의 일상을 담은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 이혼이라는 공통분모로 뭉친 남자 연예인 4명의 솔직함을 그려낸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시작과 동시에 이목을 끌고 있다. 이혼 예능의 인기 비결은 출연진의 진솔함이다.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들이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로 등장한다. 혼자 육아를 하다가 지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이혼 후 연애에 대한 갈증을 가감 없이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높은 시청률은 물론 출연진을 향한 응원과 지지가 이어진다.
이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이혼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79% 긍정적이다.
21% 부정적이다.
2. 매해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어떤 요인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11.3% 양가 가족과의 갈등
24.2% 내 행복을 위해
41.9% 성격 차이
9.7% 외도
7.3% 애정 고갈
2.4% 섹스리스
3.2% 기타(경제적 문제, 남편의 가부장적 태도, 배우자의 이기심)
3. 나는 이혼했다
75.8% NO
24.2% YES
4. (Q3에서 YES 답변자에 한해) 이혼한 이유는?
성격 차이
배우자의 무책임함
잔소리와 속박
함께 있어도 외로움
시댁과의 갈등
도박 중독
가정 폭력
배우자의 빚
주사 문제
5. (Q3에서 YES 답변자에 한해) 이혼 후 삶에 만족하나?
86.2% YES
13.8% NO
6. 결혼 생활 중 이혼을 고려해본 적이 있나?
87.1% YES
12.9% NO
7. (Q6에서 YES 답변자에 한해) 이유는 무엇인가?(중복 답변 가능)
14.8% 양가 가족과의 갈등
12% 외도
18.6% 내 행복을 위해
32.2% 성격 차이
5.5% 섹스리스
11.5% 애정 고갈
5.5% 기타(경제적 문제, 독박 육아, 시댁살이)
8. 이혼을 망설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7.3% 인생이 실패했다는 생각
4% 정신적 독립
57.3% 자녀에 대한 걱정
24.2% 경제적 부담
4% 주변 시선
3.2% 기타(불행할 것 같은 예감, 보복 심리)
9. 이혼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생각하나?
59.7% YES
10. (Q9에서 YES 답변자에 한해) ‘그렇다’고 생각한 이유는?
2.7% 교육을 통한 인식 제고
15.1% 이혼율 증가
68.5% 개인 의사 존중
13.7% 미디어의 영향
*2021년 12월 3일부터 13일까지 <우먼센스> 구독자 168명이 답했습니다.
안방극장에 착륙한 돌싱 예능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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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 맛 돌싱 연예’
MBN <돌싱글즈2>넷플릭스 ‘한국의 TOP 10 콘텐츠’에서 1위를 차지한 화제의 예능. 돌싱 남녀들이 단체로 한 빌리지에서 시간을 보낸 후 호감이 가는 이성을 선택, 동거를 시작하는 국내 최초 돌싱 남녀 연예 예능이다. 연예 예능 가운데 ‘마라 맛’이라는 타이틀을 얻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남녀가 공통사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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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엄마들의 육아’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이혼 후 홀로 육아를 도맡은 여성 연예인들의 일상에 주목한 예능. 배우 조윤희·김현숙, 방송인 김나영으로 시작해 가수 박선주와 그룹 주얼리 출신 이지현까지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공개한다. 엄마에게 완벽함을 부여하지 않는 게 이 방송의 매력이다. 엄마가 처음인 이들의 서툰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거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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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홀로 라이프’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방송인 탁재훈, 배우 임원희, 가수 이상민, 개그맨 김준호 등 네 남자가 이혼이라는 공통분모로 뭉쳤다. 결혼과 이혼, 연애 이야기를 가감 없이 털어놓고 재혼에 대해 필터링 없이 대화를 나눈다. 입담이 보장된 네 남자의 조합에 시청자들도 반응한다. 시작부터 시청률 5%(닐슨코리아 기준)를 넘기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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