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의 1호 영입 인재로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에 선임됐던 조동연 교수(서경대 군사학과)가 사생활 논란으로 사퇴했다.
‘여군 장교 출신 국방·우주 전문가’, ‘30대 워킹맘’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소개됐던 조동연 교수는 단숨에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의 새 간판으로 떠올랐다. “제복, 군복이 자랑스러울 수 있는 국가가 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 바람”이라던 조동연 교수의 새 출발은 사생활 논란으로 사흘 만에 막을 내렸다. 조동연 교수는 지난 2011년 둘째 아들 출산 후 이듬해인 2012년 전남편 A씨와 협의이혼했다. 그러나 2013년 클수록 자신과 달라지는 아들의 모습에 의문을 품은 전남편 A씨가 둘째 아들의 친자 확인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고 ‘불일치’ 결과를 받은 후 이혼소송을 진행해 조동연 교수는 전남편 A씨에게 위자료 1억 260만원을 지급했다.
사생활 의혹 제기 “간통으로 혼외자 낳았다”
강용석 변호사는 2021년 11월 30일 페이스북에 “조동연이 간통으로 혼외자를 낳고 그 아이를 버젓이 전남편 호적에 올렸다가 나중에 친자 확인(검사)까지 가서 망신당한 건 육사 출신들 사이에서 유명합니다”라고 적힌 메시지 화면 캡처를 공개했다. 또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를 통해 한 예비역 장성 출신 기업인을 조동연 교수의 외도 및 혼외자 의혹이 있는 상대라며 조동연 교수는 2010년 전남편 A씨가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으로 전방 벙커에 배치돼 집을 비웠을 때 불륜을 저지르고 임신을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조동연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를 원망하고 탓하고 싶지 않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다는 것도 잘 안다”며 “아무리 노력해도 늘 제자리이거나 뒤로 후퇴하는 일만 있다. 열심히 살아온 시간들이 한순간에 더럽혀지고 인생이 송두리째 없어지는 기분”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또 “제가 짊어지고 갈 테니 죄 없는 가족은 그만 힘들게 해달라. 그간 진심으로 감사했고 죄송하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덧붙여 자진 사퇴를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12월 3일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동연 “원치 않는 임신… 종교 신념으로 출산”
더불어민주당 측이 법적 대응을 시사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가세연> 측이 조동연 교수의 전남편 A씨의 통장 내역을 공개한 것. 조동연 교수가 A 씨와 결혼 생활 당시 경제권을 쥐고 있었는데, 이혼을 요구한 후에도 A씨의 월급을 생활비 명목으로 인출했다는 내역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또 조동연 교수가 혼외자인 둘째 아들 출산 3개월 전, 육아휴직을 하면 부부의 월급이 줄어 경제적으로 어려우니 A씨에게 파병을 갈 것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실제로 A씨는 조동연 교수가 출산하고 아프가니스탄 오쉬노 부대 3진으로 발령됐다고.
<가세연>의 폭로로 논란 후폭풍이 거세지자 조동연 교수가 직접 나섰다. 그녀는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2010년 8월 성폭력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했지만 생명에 대한 책임감으로 출산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폐쇄적인 군 내부의 문화와 사회 분위기, 가족의 병환으로 외부에 신고하지 못했고, 종교적 신념에 따라 배 속의 생명을 죽일 수 없어 출산 후 양육했다는 것. A씨와 혼인 관계가 파탄 난 상태였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조동연 교수는 “가해자로부터 배상이나 사과를 받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자녀를 사랑으로 보살피며 키우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가세연>에서 조동연 교수의 외도 상대로 언급한 B 전 국방부 정책실장은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 후 현재 배우자를 만나 결혼했으며 배우자와 배우자의 부모에게 두 자녀의 아버지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렸고, 두 자녀 역시 이를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사일 뿐 vs 도덕성에 의심
정치권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혼외자가 있는 사람은 정치를 하면 안 되는가? 아무리 공인이고 정치에 몸을 담았다 해도 결혼 생활과 관련한 개인사를 많은 사람이 알아야만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수정 교수는 “왜 이렇게 여성들에 대하여 이 사회가 가혹한가? 우리의 사생활만 다들 관심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안타깝다. 우리는 누구를 뽑는 것이냐. 대통령을 뽑는 건데 왜 여성들을 가지고 난리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짊어질 자질을 갖고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상상을 초월한 사생활 문제를 일으키니 국민들의 한숨만 깊어질 뿐”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조동연 교수의 모교인 부일외국어고등학교 교사가 ‘잠 못 이루게 하는 졸업생 J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C교사는 “작은 체구의 여학생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학교생활을 모범적으로, 능동적으로 했다. 인성, 학업, 교우 관계,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아이였다”고 조동연 교수를 설명하며 “너는 조동연에 대해 그리 함부로 말해도 좋을 만한 도덕적인 삶을 살았는가? 나는 그렇지 못하다. 나는 나 자신보다 조동연을 훨씬 더 믿는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C교사는 조동연 교수가 졸업 후 7년이 지나 해당 학교에 부임한 것이 알려져 해당 글은 설득력을 잃었다.
<가세연>, 조동연 성폭력범 ‘간음죄’로 고발
12월 7일 <가세연>은 제3자의 성폭력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는 조동연의 입장문을 본 후, 그녀를 임신시킨 성명불상의 가해자를 ‘성폭력특례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로 고발했다. 또 강용석은 고발 직후 페이스북에 “군대 문화 개선을 위해 반드시 조동연 교수께서 나서야 한다. 군대 내 유사 사건이 한 건에 그쳤을 리 없다”며 군대 내 또 다른 성폭력이 존재할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조동연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 법적책임을 물을 의사가 있지만 현재는 어린 자녀와 가족의 안정이 최우선이기에 가해자 처벌 관련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양태정 변호사는 “한 개인과 한 가정의 개인사인데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고 당사자도 아닌 사람들이 들춰내겠다는 것은 관음증과 같은 폭력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가세연>의 행보를 지적했다. 한편 조동연 교수는 선대위 사퇴 후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사생활 논란 타임라인
2011
조동연, 둘째 아들 출산
2012
조동연, 전남편 A씨와 협의이혼
2013
전남편 A씨, 아들 친자 확인 유전자 검사 ‘불일치’ 결과 받고 이혼소송 제기
2014
조동연, A씨에게 이혼 위자료 1억 260만원 지급
2021. 11.30
조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위촉
강용석, 조동연 이혼 관련 의혹 제기12. 1
<가세연>, “조동연, 예비역 장성 출신 기업인 B씨와 외도” 주장
12. 2
조동연, “인생이 송두리째 없어지는 기분” 심경 발표
12. 3
<가세연>, 전남편 A씨의 통장 내역 공개
조동연, 민주당 선대위 사퇴
12. 5
조동연, “성폭력으로 원치 않는 임신했으나 종교 신념으로 출산” 주장
12. 6
<가세연>, “조동연, 전남편에게 혼외 임신 숨기려 했다” 주장
민주당, “조동연,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증거 존재”
12. 7
강용석&김세의, 성명불상의 성폭력 가해자 ‘간음죄’로 고발
조동연, “성폭력 가해자 처벌 관련 수사 협조 거부할 것”
조동연 교수는
200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이라크 자이툰사단과 한·미 연합사령부, 외교부 정책기획관실, 육군본부 정책실 등에서 17년간 복무했다. 2011년엔 경희대 아시아태평양지역학 석사, 2016년엔 미국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스쿨 공공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예일대 월드 펠로, 메릴랜드대 방문학자 등을 거쳐 서경대 군사학과 조교수이자 미래국방기술창업센터장을 지내고 있다. 항공우주 전문가이자 육사 출신 30대 워킹맘이라는 이력으로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 영입됐지만 사생활 논란으로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