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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 효과' 윤석열 VS '뒤집기 시도' 이재명

사실상 2명으로 추려졌다. 약점이 뚜렷한 두 후보이기에 2030세대 지지율 공략이 관건이다.

On November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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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치러질 대선을 10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를,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를 각각 대선 후보로 확정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도 대선에 나서지만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가 키워드인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 중 1명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조금 앞서 있다. 홍준표 후보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당 경선에서 승리하며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를 통해 정당이나 정치인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장동 의혹에 지지율이 정체된 이재명 후보는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같은 정책을 제안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대선 후보를 선정하고 나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겠다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일정 전략은 지금까지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1월 5~6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후보는 지난주보다 10.6%p 오른 43.0%, 이재명 후보는 2.0%p 떨어진 31.2%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양자 대결에서도 47.3%의 지지를 받아, 35.2%의 이 후보를 12.1%p로 크게 앞섰다.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2030 남성층의 지지가 상당했던 홍준표 후보와의 치열했던 흥행에 성공했다.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면서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어느 정당이나 경선 때마다 원하는 ‘컨벤션 효과’의 표본 같은 케이스로 거론된다. 거꾸로 경선 내내 압도적 1등을 놓치지 않고 승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역컨벤션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선거는 흐름이 중요하다”는 게 정치계 오랜 격언 아니던가. 경선 내내 터지는 대장동 의혹으로 골치를 앓았던 이재명 후보도 흐름을 뒤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장점으로 평가되는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도 난색을 표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분위기는 좋지만은 않다. 부정 여론이 더 높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6명(60.1%)꼴로 이 후보가 제안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를 계승하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정책 프레임을 선점하는 것을 반전 카드로 선택했는데 아직까지는 먹혀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약점 숨기고, 약점 공략하는 데 집중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일대일로 붙겠다며, 정면 승부 전략을 선택했다. 11월 8일에는 윤석열 후보를 향해 민생 문제 논의 등을 위한 일대일 회동과 정책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이재명 후보는 “정치 세력 간 정권을 놓고 하는 경쟁을 넘어 누가 더 국민의 삶을 낫게 할 수 있느냐는 민생 경쟁을 해야 한다”며 “누가 국민 대리인으로서 더 나은 우리 미래를 만들지 진지하게 논의하고 국민에게 보여드리는 장을 한번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 후보의 약점인 ‘정책’ 지점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제안한 것은 윤 후보가 당 차원의 서포트를 제대로 받기 전, 승부를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윤 후보는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와의 경선 과정에서 “구체적인 정책은 마련 중”이라고 답해 정책 부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윤 후보의 약점을 공략하는 자리를 만들어 “이재명이 윤석열보다 정책 준비는 잘됐다”는 반전 여론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본인 약점인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도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검찰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그동안 국민의힘의 ‘특검 제안’을 거부했던 이 후보는 최근 “특검 필요성에 동감한다”며 특검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환했다. 그러면서도 추가 논란을 막기 위해 ‘이 후보의 입’은 신중해지고 있다. 지난 11월 5일부터 이 후보는 현장 취재진이 일정 도중 즉석으로 던지는 백브리핑에 대해 제한적으로 응하고 있다. 웹툰 <오피스 누나 이야기>를 보고 “제목이 확 끈다”고 즉흥적으로 말했다가 논란이 됐는데 이를 줄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도 지금의 흐름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일단 일대일 회동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윤 후보 측은 “구체적인 제안 내용을 모른다.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했고, 이재명 후보의 약점인 대장동 의혹을 지속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의 잇따른 정책 실패(요소수 논란 등)를 지적하며 반문(反文)과 정권 교체를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약점은 정면 돌파와 숨기기 전략을 선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되자 11월 10일에 광주를 찾아 “사과드린다. 상처받으신 우리 국민들, 특히 우리 광주 시민 여러분께 이 마음을 계속 가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발 사주’ 의혹 등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있다.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장을 당시 미래통합당에 전달한 과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내용이 핵심인데, 현재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진행 중이다. “문제될 게 없다. 정치적 수사”라는 게 윤 후보의 입장이지만, 개입 여부가 드러날 경우 지지율 타격이 불가피하다.

배우자 김건희 씨도 잠재적 리스크다.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도 김건희 씨는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전국을 돌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비교된다. 이는 “김건희 씨가 장모와 함께 주가 조작 등 각종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됐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정치권에서는 ‘김건희’라는 말이 금기어가 됐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결국 승부는 2030 표에 달렸다?

이번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이라는 평가 속에 스윙 보터(선거에서 지지 정당이나 후보자가 없는 유권자)가 많은 2030세대가 당선 여부를 가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형수 욕설 논란에 이어 경선 중에도 “바지 내릴까요”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됐다. 윤 후보 역시 ‘전두환 옹호 발언’에 이은 ‘개 사과 사진’으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주 120시간 노동, 청약통장 발언 등은 2030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보다 2030 지지가 높다는 평가를 받지만 당 차원으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밀리고 있다. 2030 민심을 두고 두 후보 모두 러브 콜을 쏟아내는 이유다.

이 후보는 부산, 울산, 경남으로 시작된 2박 3일 일정에서도 ‘청년들과의 대화’나 ‘스타트업·벤처인 간담회’ 등을 열며 청년과의 소통에 집중했다. 매주 이어갈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캠페인에서도 2030 청년층과의 교감을 높이는 MZ세대 맞춤형 프로그램에 집중할 방침이다.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가상화폐 거래에 대해 내년부터 과세하기로 했던 것을 유예하겠다는 정책도 내놓았다. 윤 후보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대중 정치인으로서 이미지 메이킹을 시작했다. 동시에 현재 40살인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젊은 세대의 표심에 적극 구애했다.

2030에 대한 구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정치계 전망이다. 여당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내 편과 네 편이 정확하게 나뉜 상황이라 웬만한 정책 제안으로는 지지하는 후보를 바꾸지 않을 게 명확한 분위기”라며, “정치적 입장과 선호가 정착된 기성세대와 다른 2030세대가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프리랜서)
사진
일요신문 제공
2021년 12월호
2021년 12월호
에디터
하은정
취재
서환한(프리랜서)
사진
일요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