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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갬성

‘ㄱ’나니? 너와 나의, 우리의 싸이월드. 그때 그 시절 우리의 일상을 담았던 싸이월드가 돌아온다. 싸이월드 감성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On August 0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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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열풍이 SNS까지 번졌다. 2000년대 초반 국민 SNS로 통했던 싸이월드가 돌아온다(정확히 말하면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다). 신설 법인 '싸이월드Z'는 싸이월드 서비스를 인수하고 "사진 170억 장, 음원 MP3 파일 5억 3,000만 개, 동영상 1억 5,000만 개 등 국민 절반이 넘는 3,200만 명 회원의 추억이 봉인돼 있던 싸이월드 서비스가 재개된다"고 밝혔다. 당초 싸이월드는 7월 5일 재오픈될 예정이었지만,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한 달 뒤인 8월 2일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싸이월드의 재오픈을 기다려온 누리꾼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들이 이토록 싸이월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싸이월드에 과거 사진이 저장돼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싸이월드는 그 시절 그 나이에만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생각들이 남아 있는 공간인 동시에 소통하는 공간이었다. '도토리'로 구매한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하고, '얼짱 각도'의 셀카와 소개 글로 나를 소개했다. 또 '일촌'들과 일촌평으로 일상을 공유하고 감성 글 혹은 허세 글을 다이어리에 기록하며 나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손가락으로 모자라 발가락까지 오그라드는 흑역사일수 있지만, 나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공간이 곧 싸이월드였다. 누군가에겐 추억이, 또 다른 이에겐 흑역사가 될 싸이월드 재오픈을 앞두고 스타들의 싸이월드를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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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눈물 셀카' 구혜선

싸이월드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터넷 얼짱'으로 유명해지면서 연예계에 데뷔한 구혜선. 그녀 역시 눈물 셀카로 셀카계의 한 획을 그었다. 구혜선은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흐르고 있는 모습을 포착해 촬영한 셀카를 게시했고, 이는 그녀를 대표하는 사진으로 기억되는 중이다. 그 때문일까? 구혜선은 지난 2월 싸이월드 재오픈 소식이 전해지자 인스타그램에 "싸이월드 부활. 난 반댈세(기업의 부활을 응원합니다). 이건 18년 전 싸이월드 사진이다"라는 글과 앳된 얼굴이 담긴 사진을 게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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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 글과 설정 샷' 장근석

지금으로 따지면 '중2병' 정도로 설명될 것 같다. 장근석은 있어(?) 보이는 글과 설정한 듯한 포즈가 담긴 사진으로 주목받았다. "두통. 내가 머리가 아픈 건 남보다 더 열정적이라서 그런 건가?"라는 글에 자동차에 몸을 기댄 채 머리를 감싸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올리는 식이다. 또는 해변가의 선베드에 누워 있는 모습과 함께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 한가로이 누워 있노라면 더불어 앙드레 가뇽의 연주까지 함께라면 더 이상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았다"라는 글을 덧붙이는 식이다. 싸이월드 특유의 감성이 유행하던 시절이었음에도 당시 장근석은 '허세근석'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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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 얼짱' 정용화

스키장의 정용화 사진은 수많은 여중·고생들의 미니홈피 프로필 사진에 자리하며 그야말로 '랜선남친'으로 활약했다. 사진을 본 엔터업계 관계자에게 캐스팅된 그는 한 방송에서 "미니홈피 방명록을 닫고 일촌평은 다 지운 채 다이어리만 열어놓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기쁜데도 다이어리엔 '세상 사는 게 나답지 않구나'라고 적었다. 미니홈피 배경음악도 좋아하지도 않는데 있어 보이는 노래로 설정해놨다"며 허세를 부렸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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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셀카 창시자' 채연

그녀가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표정이 담긴 사진 한 장과 함께 올린 글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당시 온라인에서 유행했던 자음과 모음을 떨어뜨려 쓰는 문체로 "난 ㄱㅏ끔 눈물을 흘린ㄷㅏ"로 시작되는 글엔 채연의 감성이 가득 담겨 있다. 그녀는 "가끔은 눈물을 참을 수 없는 내가 별로다. 마음이 아파서 소리치며 울 수 있다는 건 좋은 거야. 꼭 슬퍼야만 우는 건 아니잖아. 난 눈물이 좋다. 아니,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우는 내가 좋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해당 글은 지금도 채연의 흑역사로 통하는데,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왜 그랬을까 후회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 흑역사가 없었으면 어쩔뻔 했나 싶을 정도로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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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훈남' 박보검

직접 피아노를 치며 노래 부르는 영상 속의 훈남 고등학생, 그가 지금의 박보검이었다. 전문가에 버금가는 수준급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에게선 빛이 났다. 훈훈한 미소에 맑은 분위기를 풍기는 외모로 "퍼가요~♡"를 누르고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공유하게끔 만들었는데, 얼마 후 그는 '목동훈남'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박보검은 스스로 셀카를 찍어 싸이월드에 게재하거나 '얼짱'으로 활동한 적이 없다고. 친구들의 싸이월드를 타고 알음알음 소문이 퍼지면서 '목동훈남'이 됐다고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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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간지' 배정남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김해준의 부캐릭터 '쿨제이'의 모델이 바로 배정남이다. 모델치고 크지 않은 키를 커버하는 비율과 그에 맞는 스타일링으로 주목받는 그의 룩은 2000년대에도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빈티지 스타일링을 유행시킨 주인공인 배정남은 한 인터뷰에서 "미니홈피 간지남 시절이 있었다. 당시 동대문시장만 가면 영웅이 됐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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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얼짱' 강민경

그녀는 가수로 데뷔하기 전 이미 온라인상에서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우윳빛의 투명한 피부, 귀여운 보조개를 지닌 청초한 미모의 여고생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데뷔 전부터 팬카페가 있을 정도였다. 덕분에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고. 지난 5월 강민경은 이해리와 함께 여고생 콘셉트로 유튜브 영상을 촬영했다. 해당 영상에서 강민경은 그녀를 얼짱 반열에 올린 과거 사진 속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모습으로 누리꾼들에게 "방부제 미모"라는 호응을 얻었다.
 


돌아온 싸이월드, 무엇이 달라질까?

1 암호화폐가 된 도토리?
도토리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사용되는 화폐. 미니홈피를 내 스타일대로 꾸미기 위한 아이템인 배경음악, 미니미의 옷, 다이어리 스티커 등을 구매할 때 도토리를 사용했다. 새로운 싸이월드에서는 도토리가 암호화 화폐로 거래될 것이라고 한다.

2 소통하는 미니미?
싸이월드Z는 미니홈피의 미니룸과 미니미를 메타버스(현실과 가상이 합쳐진 3차원 세계)화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버전에서는 3D 미니미가 걸어 다닐 것이라고.

3 고해상도 사진
2000년대 휴대폰 카메라는 지금보다 해상도가 낮았다. 디지털카메라에 버금가는 화질을 갖춘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에 익숙해진 현시대의 사람들이 보면 화질이 아쉬울 수밖에 없을 듯. 싸이월드는 저장된 저해상도 사진을 고해상도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싸이월드 BGM 리스트

프리스타일 'Y'
2000년대 애국가로 통하는 곡이다. 멤버 미노는 한 방송에서 "버스를 탔는데 우리 노래 'Y'가 휴대폰 벨소리로 울렸다. 그러자 승객들 대부분이 휴대폰을 확인하더라"고 인기를 회상했다.

임창정 '소주 한잔'
듣기만 해도 취한다는 전설의 곡.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임창정 특유의 시원한 가창력이 어우러졌다.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는 싸이월드의 대표 감성을 배가시키는 배경음악 중 하나였다.

박효신 '눈의 꽃'
마성의 노래 실력을 지닌 '갓효신'의 절절한 감성이 한껏 느껴지는 곡으로 겨울엔 '눈의 꽃'을 배경음악으로 설정하는 것이 진리였다.

바이브 '그 남자 그 여자'
이별한 남자와 여자가 대화를 주고받듯이 구성한 것이 특징으로 지난 사랑에 대한 후회, 헤어진 연인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담겨 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듯한 분위기를 내는 데 제격이었던 싸이월드 배경음악이다.

SG워너비 '내 사람'
최근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역주행한 그룹 'SG워너비'의 '내 사람'은 사랑하는 연인을 아끼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곡이다. 감수성이 풍부한 남학생이라면 'SG워너비'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선정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싸이월드Z 페이스북, 온라인 커뮤니티
2021년 08월호
2021년 08월호
에디터
김지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싸이월드Z 페이스북,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