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노는 것만큼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식도락 나들이를 즐기던 사람이라면, 집콕 바캉스가 성에 안 찰 수도 있다. 특별한 날 먹었던 배달 음식도 이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인파가 붐비는 맛집에 갈 수 없다면 집에서 맛있는 것을 제대로 먹어보자.
음식을 만드는 수고로움을 줄여주면서도 건강과 맛을 다 잡은 '가정간편식(HMR)'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집밥을 대체할 수 있고 장기 보관이 가능한 즉석 밥, 라면, 냉동 만두 등 간편 식품 구매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던 2월을 기준으로 제대로 구성된 한 끼 식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HMR 시장은 간편하면서도 고품질 식사를 원하는 고객들의 심리를 겨냥해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유명 호텔, 식당 출신의 셰프를 연구원으로 채용해 요리를 개발하거나 유기농·고품질 재료를 활용해 완성도를 높이는 등 정공법을 택했다. 손질된 식재료와 각종 양념, 조리법 등을 세트로 구성하는 '밀키트'도 각광받고 있다. 제대로 된 다이닝을 즐기고 싶다면 호텔업계에서 내놓는 비대면 서비스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최근 일부 호텔에서는 병원과 유통업계에서 시작된 비대면 서비스 중 하나인 '드라이브 스루(승차 구매)' 방식을 도입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최소한의 접촉으로 호텔 식음료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은 업계 최초로 지난 3월부터 호텔 내 레스토랑 음식을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판매했다. 뒤이어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역시 간편하게 호텔 셰프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2종류의 케이터링 박스인 '고메박스'를 내놨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의 레스토랑 '타볼로 24'는 배달 라이더스를 이용해 'JW 안식 투 고' 서비스로 2인 세트 4가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일식 레스토랑 '스시조', 중식 레스토랑 '홍연', 베이커리 '조선델리'의 메뉴를 상시 배달 서비스로 제공한다.
직접 찾아가야만 맛볼 수 있던 맛집 음식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베트남 3대 맛집 '반미프엉'은 연남동 본점 매장에서 지난 3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11년 연속 미쉐린 원 스타를 받은 홍콩 딤섬 레스토랑 '팀호완'도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역 맛집과 식품 회사 간 협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 의정부 명물인 부대찌개 골목에서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오뎅식당', 인천 남구 숭의동에서 30년째 특제 양념으로 재운 불고기를 판매해온 '숭의가든', 서울 명동의 '금산제면소' 등에서도 포장된 식품으로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중식당 '진진'은 '피코크 진진 멘보샤'를, '구슬함박'은 '올반구슬함박'을 간편식으로 내놓았다.
우리는 배달국! 인기 메뉴 6
배달 음식의 최강자는 역시 '치느님', 치킨이다. 치킨은 점심보다는 밤에 주문이 더 많다. 국가 대항전 등 스포츠 경기가 있는 날에는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점심시간에 가장 사랑 받는 배달 메뉴는 중식이다. 최근에는 집밥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한식의 비중도 늘었다. 1인 가구에서는 의외로 초밥 배달률이 높게 나타났다. 기름기 없는 싱싱한 해산물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미혼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기복 없이 사랑받는 대표적인 야식으로는 족발과 피자가 있다.
*참조 배달의 민족 빅데이터
한 번쯤 따라 해보고픈 스타 레시피
1 화사 '트러플 오일 짜장라면'
짜장라면에 별첨으로 들어 있는 올리브 오일 대신 트러플 오일을 더해 풍미가 남다른 짜장라면이다. 여기에 싱싱한 달걀노른자만을 올려 야무지게 비비면 인스턴트 라면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고품격 요리가 완성된다.
난이도 ★☆☆☆☆ 재료 짜장라면, 트러플 오일, 달걀
2 이효리 '배드걸 피자'
보통 피자와는 다르게 달달한 토핑이 올라간다는 게 특징이다. 시판 중인 토르티야를 도우로 사용해 직접 반죽하지 않고도 피자를 만들 수 있다. 칼로리도 맛도, 분위기까지 보장하는 '악마의 피자'로 불린다.
난이도 ★★☆☆☆ 재료 토르티야, 바나나, 땅콩버터, 누텔라, 모차렐라 치즈, 견과류
3 성시경 '빵빵지'
닭고기를 삶은 후 가늘게 찢어 소스를 뿌려 먹는 낯선 사천 냉채 요리지만 성시경을 따라 하면 집에서도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다. 단맛 소스와 매운맛 소스가 침샘을 자극해 술안주로도 손색없는 메뉴다.
난이도 ★★★☆☆ 재료 닭가슴살, 팽이버섯, 오이, 대파, 고추기름, 굴소스, 두반장, 땅콩버터
4 이영자 '샐러드 육전'
이원일 셰프에게 전수받은 레시피를 이영자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기존 육전과는 사뭇 다른 비주얼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엔 어린잎 채소를 플레이팅해 건강하고 싱그러운 느낌까지 더한다. 샐러드와 함께 말아 먹으면 환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난이도 ★★★★☆ 재료 불고기용 소고기, 달걀, 표고버섯, 맛술, 샐러드용 채소, 양파장아찌, 올리브유, 참기름, 레몬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