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화양연화'는 바로 지금
배우 유지태가 주 종목 멜로로 돌아왔다. 영화 <동감> <봄날은 간다> 등에서 주옥같은 멜로 신과 대사를 남겼던 그가 2020년 중반기 '어른 멜로'로 출사표를 던진 것. 상배 배우는 '믿보배' 이보영이다. tvN 새 토일 드라마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은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한재현(유지태 분)'과 '윤지수(이보영 분)'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마지막 러브 스토리다.
극 중 유지태는 40대의 꽃미남 기업가로 변신한다. 과거 학생운동을 했으나 현재는 부와 명예를 좇는 기업가로 변해버린 인물이다. 또한 배우 진영은 '과거 재현' 역을 맡아 청춘의 순수한 열정을 보여준다.
출연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대본의 힘이 컸다. 대본을 읽으며 이런 감성을 담아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40대와 20대가 느낄 감정을 너무 잘 녹여낸 글이었다. 드라마로 꼭 보고 싶다는 마음에 출연을 결정했다. 더불어 손정현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감독님의 감성을 잘 표현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재현'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해달라.
야망가로서 기업가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가끔 웃는 재현의 웃음, 멋진 진영(재현의 어린 시절 역)의 오라가 시청자들을 울리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귀염귀염' 하다. 시청자들이 보시면 깜짝 놀랄 정도로 귀엽다.(웃음)
그룹 '갓세븐' 출신의 배우 진영은 이번 작품에서 유지태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 정의에 불타는 1990년대 법대생을 연기하는 그는 "(유지태 선배님께서) 그때도 지금도 사람 사는 건 똑같다고 말해주셨다. 배경만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재현에 다가가려고 했다. 부담보다는 영광스럽다는 말이 더 맞다. 유지태 선배님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닮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어린 시절 재현을 맡은 진영의 연기는 만족하나?
드라마가 20대와 40대 이야기로 나뉘어 있다. 20대를 연기하는 진영과는 같이 연기할 기회가 없다. 어린 시절을 그리는 두 배우의 사랑의 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성인인 지수, 재현이 아련하고 아프기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참, 영상 클립에서 기타를 치는 진영의 모습을 봤는데 너무 아름답더라. 앞으로가 기대되는 친구고 멋진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은 마음이다.
상대 배우 이보영과의 호흡은 어떤가?
현장에서 이보영 씨가 주는 안정감이 있다. 드라마를 사랑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기계적으로 연기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크다. 보영 씨가 그려나갈 미래의 모습이 기대된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 연기할 때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유지태와 호흡을 맞추는 이보영은 어떨까? 그녀는 "유지태 선배님이 캐스팅됐다는 말에 영화 <동감>의 모습을 기대했다. 최근에 선배님은 악역을 많이 했는데 원래의 자리를 찾으셔서 딱 맞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손정현 감독은 캐스팅 뒷얘기를 공개했다. 그는 "<동감> <봄날은 간다>의 열렬한 팬이었다. 유지태 씨는 <올드보이> 이후 악역을 주로 했는데, 이때쯤 멜로를 하면 좋을 것 같았다. <봄날은 간다> '상우'의 웃음과 순수함을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실 것 같다는 생각에 캐스팅했다. 이 드라마를 하면 광고가 물밀 듯 들어올 거라는 감언이설로 꾀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덧붙여 그는 "추억 소환 레트로 감성 멜로다. 조금 쉽게 설명하자면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순수했던 상우에게 때가 묻었다. 속물이 된 상우가 드라마 <내 딸 서영이> 속 서영이를 만나 개과천선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며 주연 배우의 과거 작품을 인용해 재치 있게 정의하기도 했다.
관전 포인트는?
배우들은 연기로 모든 것을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큰데,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느낀 것은 '공백의 미'가 정말 크다는 거였다. <화양연화>만의 감성이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을 울리면서 잘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화양연화는 언제인가?
배우 활동은 '시시포스'(그리스 신화 속 인물)처럼 산에 바위를 굴려 올리면 다시 굴러떨어지고 또 올리면 또 떨어지듯이, 그것의 반복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생각해 감독님의 성향을 잘 표현하고 재창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지만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 '화양연화'고 다음 작품이 또 '화양연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