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온라인 개학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지난 4월 9일 고3, 중3을 시작으로 16일에는 중·고교 1~2학년과 초등 4~6학년, 20일에는 초등 1~3학년이 원격 수업에 참여했다. 1차 온라인 개학은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됐다. 사소한 불편들이 재기됐으나 대부분 빠르게 시정됐다. 반면 2차 온라인 개학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하루에만 무려 312만 7,000명의 학생이 추가된 탓이다. 1차로 개학한 85만 8,000여 명을 포함해 약 400만 명의 학생이 서버에 동시 접속했다. EBS 온라인 클래스, 학급 관리 플랫폼 위두랑 등에 시스템 과부하가 걸리면서 일부 학생들은 접속 장애를 겪기도 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하루아침에 시스템이 안정화될 수는 없다. 고치고 수정해나가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안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 개학 우려점, 얼마나 개선됐나?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 다양한 우려가 불거졌다. 교육부는 그간 가장 뜨거운 논쟁을 낳았던 온라인 서버 문제에 대해 촉각을 세웠다. 서버 과부화로 인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육부는 시간대별·지역별 트래픽을 시뮬레이션해왔다. 가장 많은 학생 수가 몰린 2차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는 서버를 대폭 증설했다.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으나 점점 안정화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학생들의 참여율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기우로 끝났다. 교육부는 1차, 2차 온라인 개학 출석률이 99% 전후였다고 밝혔다. 이는 통상 3월 등교 개학 때의 출석률 97%대보다도 높은 수치다. 온라인 개학 첫 시행에 대한 관심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온라인 개학의 실질적인 한계로 언급됐던 취약계층 지원도 아직 순조롭다. 2차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스마트 기기를 지원받은 초·중·고등학생은 모두 28만 2,000명. 교육부는 3차 온라인 개학에 대비하기 위해 앞으로도 물량을 확보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마트 기기 사용이 낯선 취약계층의 교육 활동 지원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직접 찾아가는 ‘옹달샘카’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반면 여전히 개선하지 못한 문제점도 있다. 돌봄 서비스의 인력 부족은 맞벌이 부부, 워킹맘의 숙제다. 당초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설계된 돌봄교실이 온라인 개학에 따라 정규 수업 시간에도 편성되면서 돌봄전담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부는 돌봄교실을 정규 수업 시간과 하교 이후 시간으로 나누고, 수업 시간에는 방과 후 학교 강사 등을 학습도우미로 고용해 원격 수업을 지원하라고 안내한다. 온라인 수업의 복병으로 떠오른 저작권·초상권 문제도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는 저작권 문제에 노출된 교사를 위해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함께 원격 수업에 활용 가능한 저작권 교육 동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배포했다. 교육부 역시 ‘학교에서 참고할 원격 교육 실무 가이드’를 배포했다. 하지만 악의적인 캡처 등 온라인 수업이 사이버 불링에 악용될 수 있다. 현실적인 불안함에 비해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원격 수업에 대한 궁금증
Q 원격수업의 개념이 무엇인가?
교육부가 제시하는 원격 수업은 크게 4가지 형태다. 첫째,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다. 실시간 원격 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교사와 학생이 얼굴을 보는 화상 수업이다. 둘째,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이다. ‘인터넷 강의’와 유사한 형태로 학생이 지정된 녹화 강의 등 학습 콘텐츠를 학습하면 교사가 내용을 확인하고 조언하는 형태다. 셋째,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이다. 학생이 과제를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한 뒤 교사가 학습 결과에 대해 조언해주는 방식이다. 넷째는 이 3가지 유형을 혼합하거나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방법을 통한 수업이다.
Q 수업 시간과 시간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경우 초·중·고 수업 시간에 준한다. 저학년은 수업 집중에 한계가 있다. 10분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한 뒤 남은 시간은 과제 수행을 하는 등 상황에 따른 교사 재량에 맞춰 운영하면 된다. 원격 수업으로 학습한 내용에 대한 평가는 출석 수업이 재개된 후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시간 관찰이 가능한 쌍방향 수업은 원격 수업 중 수행평가가 가능하다.
Q 원격 수업 결과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나?
출석 수업이 재개된 후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쌍방향 수업 중 수업 태도나 참여도 등에 대해 교사가 직접 관찰, 평가한 내용에 한해 기재가 가능하다. 교육부는 코로나19가 장기화돼 학기 전체를 원격 수업으로 실시할 경우 이에 따른 추가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Q 출결석 관리는 어떻게 되나?
출석 또는 결석으로만 처리한다. 지각과 조퇴는 없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경우 해당 수업이 진행되는 시간에 학생이 접속해 있어야 한다. 꼭 화상으로 얼굴을 보이지 않아도 문자메시지나 유선 통화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학교 여건과 교사 재량에 따라 실시간 또는 사후 확인하는 등의 방법도 있다. 학습 결과 보고서나 학부모 확인서 등 학습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Q&A 다둥이 엄마에게 ‘온라인 개학’에 대해 물었다
고1, 중1, 초2, 6세 자녀를 둔 학부모(이예진 씨)가 온라인 개학을 체험한 뒤 느낀 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온라인 개학 첫 경험 어땠나?
온라인 개학 첫날이었던 4월 16일은 서버 문제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점점 나아지고 있다. 그동안 학교에서 예행연습을 시켰고 워밍업이 돼 있어 괜찮았다. 온라인 수업이 잘 정착되면 학생이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잘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녀들은 잘 적응하고 있나?
처음에는 다들 ‘멘붕’이었다. 집 안에 입학생만 둘이라 학교 분위기를 익히기도 어려웠다. 자녀 수대로 알림장 애플리케이션만 4개를 다운로드하기도 했다. 각각 사용법도 달라서 정신없었는데 그 나름대로 또 적응이 되더라. 고1, 중1 아이는 인강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부모 입장에서 걱정되진 않나?
엄마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도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더라. 수행평가, 내신 관리가 중요하니까 수험생 부모들이 특히 걱정을 많이 할 것 같다. 워낙 시험이 중요한 시기니까 엄마들 사이에서는 “시험 기간에만 예외로 등교해 시험을 진행한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홈스쿨링이나 사교육은 어떻게 관리하나?
학원도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는데 너무 정신없어서 그건 일단 멈췄다. 고1 아이는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쓴 채 학원에 가고 있다. 학원들이 강제적으로 휴원해야 할 시기에도 과외는 활발했다고 하더라. 학원 문을 닫는다고 막을 수 있는 게 아닌 거다. 어쩔 수 없이 하긴 해야 하니까 과외로도 많이 움직이는 것 같다.
등교 개학 시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6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오히려 방역을 철저히 하더라. 위생 개념도 많이 성숙해지는 것 같다. 아이들도 손을 잘 씻게 됐다. 등교 개학을 대비해 급식을 진행할 건지 학부모를 상대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면 슬슬 등교 개학을 논의해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