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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신동미, 세상에서 가장 친한 동갑내기 배우 부부

‘결혼 6년 차’ 동갑내기 배우 부부 허규·신동미가 사는 법.

On May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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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_슈트, 티셔츠, 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신동미_점프슈트 클럽모나코, 이어링 티에르, 뮬 레페토.


매일이 한 편의 뮤지컬이라는 배우 허규·신동미 부부를 만났다. 두 손 꼭 잡은 채 촬영장에 들어선 두 사람은 촬영 내내 서로에게 최고의 파트너가 됐다. 촬영 초반의 어색함과 오글거림은 물론 지친 분위기를 달래주는 것 역시 서로의 몫. 한 사람이 리드하면 한 사람이 따라가고, 한 명이 힘을 빼면 한 명이 힘을 주는 등 환상의 티키타카가 화보 촬영 내내 펼쳐졌다.

올해로 결혼 6년 차를 맞은 부부는 지난해 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에 출연 이후 유난히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아내 신동미는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tvN <하이바이, 마마!>를 통해 20년 차 연기 내공의 명품 열연을 펼쳤다. '신스틸러'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인상적인 연기는 물론 가슴 절절한 감정선을 그려내며 '믿고 보는 배우'의 대열에 완벽히 합류했다. 최근에는 JTBC 드라마 <모범형사>의 출연까지 확정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남편 허규는 대학로에선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뮤지컬 배우. 1997년 그룹 '피노키오'의 보컬로 데뷔한 그는 이후 밴드 '브릭'과 솔로 가수를 거쳐 <마마, 돈 크라이> <광화문 연가>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의 작품에서 뮤지컬 배우로 전향해 활동 중이다. 최근엔 뮤지컬 <또!오해영>의 '이진상' 역을 맡아 감초 같은 연기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배우로서, 부부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두 사람에게 문득 서로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첫 동반 화보 촬영이었어요.
신동미(이하 '신') 집에선 자유로운 스킨십을 막상 카메라 앞에서 하려니 정말 쑥스럽네요. 오늘 촬영을 함께한 스태프들이 워낙 호흡을 오래 맞춰온 가족 같은 사람들이라 더 부끄러웠어요. 그래도 이렇게 함께 사진을 찍어두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여행을 가거나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면 부부끼리 사진을 찍는 게 어렵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해마다 한 번쯤은 이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덜 쑥스러워질 것 같아요.

허규(이하 '허') 작품을 앞두고 혼자서 프로필 촬영은 여러 번 해봤지만 이렇게 아내와 함께 멋진 척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어본 건 웨딩 촬영과 가족사진 촬영 이후 처음인 것 같아요. 기자님이 준비해주신 외국 모델 시안을 애써 따라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비주얼이 모델만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여전히 친구 같은 부부네요.
저를 '동엄마', 남편을 '기아빠('규'라는 발음이 잘 되지 않아 '기아빠'라 부른다)'라 부르는 우리 조카가 자기 아빠한테 조용히 물어봤대요. "아빠, 근데 동엄마는 기아빠랑 친해?"라고요.(웃음) 아이들 눈에도 저희가 부부보다는 친한 친구처럼 보이나 봐요.

동갑이기도 하고 같은 업에 종사하다 보니 통하는 부분이 정말 많아요. 가끔 자려고 누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면 밤이 홀딱 샐 정도로요. 그래서 사람들 눈에는 더 친구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우리 둘 사이에는 '대화'가 정말 많거든요. 그런 저희를 보면서 결혼하고 싶어졌다는 지인도 많아 뿌듯해요.

어쩜 그리 잘 통할까요?
어느 한 사람이 맞춰주기보다 비슷한 점이 유난히 많은 두 사람이 만난 결과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 둘이서 심리 테스트를 한 적이 있어요. 수많은 질문 중에 한두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같더라고요. 소름 끼치게 성향이 비슷한 사람이구나 싶어 다시 한 번 깜짝 놀랐어요.

서로의 영역을 잘 지켜주고 존중해주다 보니 다른 부분은 크게 부딪힐 일이 없어요. 결혼하고 부부 싸움을 한 횟수가 손에 꼽힐 정도로요. '개인플레이'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부부라고 해서 무조건 서로의 방식에 맞추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로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좋지만 그 방향과 속도를 강요하기보다 도와주고 응원하고 기댈 수 있는 보금자리가 돼주는 게 더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요.

배우 부부로서 장단점을 꼽자면요?
전 정말 하나도 단점이 없어요.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죠. 연기 쪽으로는 대선배이기도 하고, 객관적인 전문가의 시선이 필요한 부분에 적극적으로 조언을 많이 해주거든요. 연차가 비슷했다면 말을 꺼내기 껄끄러웠을 부분도 아내가 훨씬 선배다 보니 좀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저 역시 아내의 의견을 신뢰하는 편이에요.

장점일 수도 있고, 때론 단점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둘 다 같은 업계에 있다 보니 매사에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요. 제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남편에게도 피해가 될 수 있고, 반대로 남편의 행동 때문에 제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수 있으니까요. 결혼 후에는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항상 언행을 조심하고 있어요.

서로에 대한 첫인상, 기억나요?

너무 나죠. 처음 남편을 봤을 땐 '날라리'인 줄 알았어요. 저는 작품을 준비할 때 적어도 120%는 연습해야 무대 위에서 100%가 발휘된다고 믿거든요. 그런데 신랑은 제가 보기에 한 40% 정도밖에 연습을 안 하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첫인상이 좀 별로였어요. 그렇게 경계를 하다 우연히 대화를 하게 됐는데, 오래 알고 지낸 사람보다 더 통하는 게 많은 거예요. 그길로 급속도로 친해졌죠.

저는 아무래도 가수 활동을 하다 뮤지컬을 하게 된 케이스고 아내는 대학 시절부터 연기를 전공해 FM으로 살아온, 뼛속까지 배우잖아요. 아내 눈엔 가수 활동을 하다 연기자로 전향한 제가 연습까지 많이 안 하는 것 같으니 더 안 좋게 보였겠죠. 연기자 후배였다면 한 소리 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과도한 연습량보다는 제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집중하는 스타일이에요. 초짜여서 더 어설퍼 보이기도 했을 거고요. 그래서 아내의 말이 충분히 이해돼요.

결혼까지는 무탈하게 진행됐나요?
연애할 때까지만 해도 결혼에 대한 생각이 크지 않았어요. 오히려 모아놓은 돈도 없고, 배우로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라 결혼은 그저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양가 부모님께 서로를 소개시켜드리고 난 뒤 일사천리로 결혼이 성사됐어요. 어른들이 저희를 엄청 마음에 들어하셨거든요.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가족에게 공개한 뒤 거의 8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렸던 것 같아요.

시댁에서 시작한 '단칸방 신혼집'도 화제가 됐어요.
시부모님께서 되게 독특한 분들이세요. 친구처럼, 동생처럼, 딸처럼 절 대해주시고 예뻐해주시죠. 남들이 보면 제가 버릇없어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그치만 남편 못지않게 시댁 식구들과도 코드가 잘 맞아 큰 불편함 없이 5년을 시댁에서 살았어요.

최근 라디오에 나가 아내에게 음성 편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다시 태어나도 너랑 결혼하고 싶다"는 말이 화제가 됐더라고요. 물론 200% 진심이고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단지 우리 두 사람이 잘 맞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뭐랄까, 남들이 "그게 가능해요?"라고 물을 정도로 저희는 가족 같은 사이가 됐어요. 30년 넘게 다르게 살아온 우리가 이토록 트러블 없이 행복할 수 있다는 건 모두 아내 덕이죠. 현명하고 존경스러운 여자를 만나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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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_슈트, 티셔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팔찌 티에르. / 신동미_도트 드레스 페이우, 이어링·네크리스 모두 앵브록스.

결혼한 지 2년쯤 됐을까요? 가랑비에 옷 젖듯이 남편한테 물들어간다는 게 느껴졌어요. 결혼을 결심했을 땐 그냥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전부였는데, 계속 함께 지내다 보니 이 사람의 존재가 더 소중해졌어요.

결혼, 주변에 추천하나요?
둘 다 결혼 전도사예요. 너무 만족해서요. 가끔 결혼하신 분들이 주변에 "결혼하지 마, 혼자 살아, 결혼하면 피곤해"라고 하실 때가 있잖아요. 저희는 완전 정반대예요. 결혼 안 하고 혼자 지내는 친구들이나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들한테 완전 추천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희를 보고 결혼하고 싶어졌다는 분들을 만나면 정말 뿌듯해요. 행복한 척이 아니라 진실된 행복함이 느껴진다니 저희 부부가 그래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고요.

서로 이상형이었는지 궁금해요.

제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 이렇게 키 큰 여자랑 결혼하게 될지 꿈에도 몰랐어요.(웃음) 아내도 저처럼 마른 스타일보다는 듬직한 스타일을 더 선호했다고 하더라고요.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 정말 결혼할 인연은 따로 있나 봐요.

남편은 결혼 전까지 긴 머리 스타일의 여성을 선호했다고 들었어요. 전 평생 짧은 머리를 고수하고 있는데 말이죠.(웃음) 신기한 인연이에요.

서로가 생각하는 서로의 의미는요?
처음에는 제가 자립심이 너무 강한 사람이라 누군가와 한 공간에서 같이 산다는 것이 좀 그랬거든요. 그런데 결혼한 지 2년쯤 됐을까요? 가랑비에 옷 젖듯이 남편한테 물들어간다는 게 느껴졌어요. 내 인생에 이 사람이 없다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무엇보다 잘해줘야겠더라고요. 오히려 결혼을 결심했을 땐 그냥 이 사람이 좋고,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전부였는데 계속 함께 지내다 보니 이 사람의 존재가 더 소중해졌어요.

이런 생각마저 정말 닮았어요. 저도 가끔 그렇거든요. 제 인생에 아내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 눈앞이 아찔해요.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로 무섭고요.

2세도 기다려지네요.
둘 다 적은 나이가 아니라 노력은 하고 있어요. 그치만 제가 '좋은 아빠' 자격을 갖췄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한 사람의 남편이 됐을 때와 같지 않을까요. 완벽하게 준비됐기 때문에 결혼을 한 게 아니라, 닥치는 일에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서 여기까지 왔잖아요. 소중한 아이가 생긴다면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자신은 있어요.

두 분의 활약이 활발한 요즘입니다.
tvN <하이바이, 마마!>가 종영했어요.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은 팀이라 작품이 끝나는 것보다 팀원들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한동안 마음고생을 좀 할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 행복했고, (김)태희를 알게 된 것도 참 값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대본 리딩을 할 때부터 태희를 보며 깜짝 놀랐거든요.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더욱 진중해진 것 같아 배울 점이 많았어요. 함께 연기를 하면서 행복했어요. 외모처럼 마음씨마저 예쁜 동료가 생겨 든든하고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뮤지컬 <마마,돈 크라이> 공연이 취소됐어요.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죠. 다행히 뮤지컬 <또!오해영>은 막을 올리게 됐어요. 공연 문화가 아직은 조심스럽고 침체돼 있어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시는 모든 관객분께 그저 감사한 요즘입니다. 당분간은 힘든 시기에도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분들을 위해 뮤지컬 연습에 최대한 올인하려고요. 집에서는 바쁜 아내를 위해 든든하고 재미있는 남편이 되어주려고 노력하고요.

앞으로의 꿈도 궁금해요.
우선 아내도 저도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지금처럼만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또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노래를 하고, 연기를 하고 또 무대에 서는 그 순간이 가장 좋으니까 오래오래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랍니다.

20년 동안 연기를 해왔지만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촬영이 끝나면 후회도, 아쉬움도, 미련도 많이 남거든요. 거창하게 꿈이라기보다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좀 더 좋은 연기로 시청자분들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롱런하는 배우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고요. 한 사람의 아내이자 여자로서의 꿈은 지금처럼 행복하게 잘 늙어가자는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남편, 우리 잘 살자!
 

CREDIT INFO
에디터
김두리
사진
이대원
스타일링
곽현숙
헤어
수경(보이드)
메이크업
소은(보이드)
2020년 05월호
2020년 05월호
에디터
김두리
사진
이대원
스타일링
곽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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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보이드)
메이크업
소은(보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