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eun_lifestyle
길게 뻗은 새하얀 복도가 제일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복도를 따라 들어가자 고층 오피스텔만의 특권인 탁 트인 전망이 거슬리는 것 없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 흔한 소파나 TV도 없고 대형 테이블과 흰 벽에 포인트로 설치된 스피커는 오브제로 착각될 정도다. 온통 새하얀 화이트에 곳곳에 포인트가 되는 우드가 전부인 군더더기 하나 없는 이 집의 주인 서지은 씨는 인테리어 시공 전 업체에 전달할 공간별 콘셉트와 요구 사항을 기획안 수준으로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했을 정도로 애착이 많았다고.
방 3개, 화장실 2개, 거실과 주방으로 구성된 이 집은 처음부터 서지은 씨의 확실한 공간별 기획이 있었다. 전체적인 콘셉트는 미니멀하고 도화지 같은 깨끗한 느낌. 10년을 살 집이라고 생각하고 이사를 왔기 때문에 처음부터 강한 콘셉트로 꾸미기보다는 도화지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놓고 살면서 소품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다고.
현관은 한쪽 벽을 하얀색으로 칠하고 다른 소품 없이 꾸며 길게 쭉 뻗은 느낌에 포인트를 두었다. 거실은 벽면에 뱅앤올룹슨의 ‘베오사운드 셰이프’ 스피커와 빅 테이블만을 두어 넓은 공간감을 주고 편안한 홈카페 느낌으로 꾸몄다. 조명도 간접조명만 설치해 집 안에 들어섰을 때 편안하고 탁 트인 느낌의 공간이 완성됐다.
주방 역시 화이트 컬러로 모던함을 살리고 하단에 수납해 물건들을 보이지 않게 했다. 아일랜드 식탁 역시 톤 앤 매너에 맞춰 올 화이트로 맞추려 했는데, 사방이 모두 화이트에 직선이다 보니 자칫 딱딱해 보일 것 같아 시공 마지막에 한쪽 코너를 둥글게 곡선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부분을 우드로 마감했더니 주방에 생기를 불어넣는 포인트가 됐다고. 평소 요리에는 큰 관심이 없던 서지은 씨도 완성된 주방에서는 차 한 잔을 마셔도 찻잔을 고르게 되고, 음식도 예쁘게 담아 식사 시간을 즐기게 됐다.
세컨드 룸이었던 공간은 침대만 심플하게 두었다. 침실의 역할인 수면 이외의 다른 일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역시 침실에서는 온전히 수면만을 취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고 보니 생활의 질도 높아진 것 같다고. 원래 침실이었던 방은 드레스 룸으로 바꿨다. 한쪽 벽면을 거울로 채우고 싶었지만 실용적인 면에서 단점이 많을 것 같아 가벽을 세우고 거울을 놓는 것으로 변경했다. 좌우로 화이트 수납장을 넣어 드레스 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심플해 컬러풀한 그림 액자나 화병을 놓으면 금세 분위기가 화사해진다. 이처럼 소품으로 누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욕실 역시 우드와 타일만으로 심플하게 꾸몄다. 골드 수전을 꼭 사용해보고 싶었다는 서지은 씨의 선택으로 수전이 욕실에 의외의 포인트가 됐다. 일본 호텔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작은 타일로 된 사각 욕조는 집에서 편안하게 반신욕을 하기에 그만이다. 파우더 룸에는 수납장에 은은한 파스텔 핑크 컬러를 입혀 여성스러움을 살짝 가미했다.
대망의 서재는 부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이다. 이름은 서재지만 부부가 함께 영화를 보고, 책도 읽고, 술도 마시고, 간단한 홈트도 하는 다목적 공간이다. 서재만큼은 다른 공간과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꾸미고 싶었다고. 방을 철거하다 보니 기본 마감이 잘돼 있어 아예 노출 천장으로 선택했고, 그 선택으로 인해 서재는 인더스트리얼한 공간으로 탄생됐다. 조명, 페인트 컬러, 가구까지 신중하게 골라 꾸몄고 완성 후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이 됐다고. 퇴근한 남편과 서재에서 영화 한 편 보는 여유, 거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힐링하는 혼자만의 시간, 커피 한 잔도 정성으로 차려내는 습관의 변화 등, 이 집으로 이사 온 후 삶의 질이 높아진 것 같다고.
HER FAVORITE
모던한 서지은 씨의 집 곳곳에서 포인트로 활약하는 리빙 아이템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