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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폭의 그림처럼 창밖으로 들어오는 한강 뷰, 널찍하게 트인 거실과 부엌 구조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숨통이 트이게 한다. 잡곡 브랜드 ‘심플리레시피’를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 정하윤 씨와 수담건축의 대표인 남편의 감각이 만나 10년 넘은 아파트가 새롭게 변신했다. 화이트 톤에 한옥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하는 구조 변경으로 114㎡(34평)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아름다운 보금자리가 탄생했다.
석양빛이 아름답게 지는 부엌의 통창 앞에 둔 테이블과 옅은 베이지색의 대리석 조리대, 거실로 이어지는 한강 뷰는 이 집의 백미. 이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부부는 제일 먼저 부엌과 거실을 가로막는 벽을 철거했다. 답답한 느낌의 아파트 구조가 싫어 수많은 집을 보러 다니다 부엌의 통창 뷰에 반해 선택한 이 집은 인테리어 소장으로 일하는 남편이 집의 가능성을 단박에 알아봤다. 탁 트인 느낌을 위해 부엌과 거실 사이의 벽을 뚫고, 기존 부엌의 조리대 자리는 수납장으로 바꾸고 거실과 맞닿은 부분에 널찍한 조리대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 시작이었다. 거실 시스템 창호에 남아 있던 베란다 난간을 없애고 부엌의 슬라이딩 도어도 시스템 창호 공사를 해 아름다운 뷰를 얻었다.
다른 아파트보다 낮은 층고를 보완하기 위해 부엌 테이블의 포인트 조명을 제외한 모든 조명을 간접 시스템 조명으로 설치하고, 부엌 후드도 대리석 조리대에서 솟아오르는 방식을 선택하는 등 천장에서 내려오는 것이 일절 없도록 했다. 소파나 침대 등 집 안 전체의 가구 높이도 낮게 한 덕에 정하윤 씨가 먼저 말하기 전에는 이 집의 층고가 낮다는 것을 눈치채는 이가 없다.
한옥 느낌을 좋아해 결혼식도 한옥에서 한 부부는 집에 한옥적인 요소를 더하되, 과하지 않고 미니멀한 느낌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조리대와 부엌 벽면에 시공한 연한 베이지색의 천연 대리석도 자연스러우면서도 한지가 연상되는 무늬로 일부러 고른 것. 바닥은 자연 옹이무늬가 그대로 살아 있는 오크를 사용해 집 안 전체에 한옥의 뉘앙스를 더했다. 바닥이 무게가 있기에 벽이나 그 밖의 요소는 무겁지 않은 화이트 컬러를 메인으로 잡고, 군데군데 밝은 오크를 더해 조화를 맞췄다. 번잡한 인테리어라면 질색하는 남편은 벽이었던 공간에 수납장을 짜 넣는 등 정하윤씨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넉넉히 만들어줬고 마이너스 몰딩으로 미니멀리즘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부엌에 딸린 작은 보일러실 겸 세탁실의 배관을 옆의 작은방으로 빼내는 아이디어는 런드리룸+드레스룸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탄생시켰다. 세탁기와 건조기, 옷장이 한 방에 있어 강아지 심바의 털이 빨래에 묻을 일도, 세탁을 하다 나온 먼지가 집 안의 다른 곳으로 퍼져나갈 일도 없다. 정하윤 씨는 이 방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갓 건조돼 나온 보송보송한 빨래를 개거나 다림질하는 시간을 즐긴다. 부부의 침실은 한옥적인 요소를 가장 많이 살린 공간. 베란다 확장 공간에 한옥의 툇마루를 연상시키는 우드 소재의 단을 설치해 이 위에서 부부가 티타임을 즐기거나 남편이 노트북을 펼쳐 작업을 하기도 한다.
거실의 화장실과 침실 화장실 역시 공사를 마쳤는데, 침실 화장실의 경우 샤워부스와 변기, 세면대가 복닥복닥 붙어 있어 세면대를 드레스룸이었던 공간으로 빼고 이 공간을 건식 파우더룸으로 변신시켜 호텔과 같은 느낌을 냈다. 70여 일의 공사를 마치고 작년 11월 이사 온 부부에게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생겼다. 정하윤 씨에게 아기가 생긴 것, 덕분에 남는 방 하나는 벌써부터 아기 방으로 꾸미고 있다. 창가에 앉아 강변을 바라보며 세상에 태어날 아기와 함께 걸을 산책로를 그려본다는 정하윤 씨의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번진다.
HER FAVORITE
정하윤 씨의 집 곳곳에서 활약하는 리빙 아이템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