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 뷰티 시장의 새로운 원료
뷰티업계는 지루할 틈이 없다. 늘 새로운 원료와 성분을 담은 화장품이 개발, 출시되고 있으니 말이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한몫한다. 더 이상 화장품 업체에서 만든 제품을 성분, 원료, 제조사 등을 확인하지 않고 구매하는 사람이 없을 만큼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구매 조건이 까다로워졌으니 말이다. 병풀잎, 쑥, 유산균 등은 최근 각광받으며 많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일으킨 화장품 성분들이다. 그런데 이제는 마약으로 분류돼 원초는 물론 추출물의 사용도 엄격히 제한된 대마를 화장품 성분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국와 유럽 여러 나라에서 대마를 새로운 화장품 성분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
갑자기 웬 대마냐고 할 수 있지만 대마씨는 이미 미국 <타임>지가 10대 슈퍼 푸드로 선정했으며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대마씨 추출물 '칸나비디올(CBD)'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 화장품, 건강식품으로 이미 대중화돼 있으며, 중국에서는 건강을 위해 3,000여 년 전부터 먹어온 슈퍼 곡물이다. 대마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성분이 아닌, 건강을 위한 영양 성분으로 시작해 지금의 화장품 시장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 대마는 크게 마리화나와 햄프로 나뉘며 두 대마의 차이는 환각 증세를 일으키는 THC라는 물질의 함량이다. 마리화나는 THC 함유율이 6~20%에 달한다면 햄프는 2% 미만으로 환각 성분이 거의 없고 CBD를 대량 함유한 것이 다른 점이다.
CBD는 필수아미노산과 식물로는 드물게 오메가-3 및 오메가-6를 포함한 필수지방산으로, 건조한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고 천연 항염증 물질을 활성화하는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물질의 기능을 촉진하는 등 항염·항산화력·항박테리아·항스트레스 효능이 우수해 아토피와 트러블성 피부, 노화 피부에 효과가 좋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한 연구기관(Proceeding of the National Academy of the United Stated of America)은 CBD가 피지샘을 자극해 과도한 피지 유실을 방지하고 주름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즉 대마 화장품은 극건성 피부는 물론 건조로 인한 가려움증, 주름, 노화 피부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것. 이것이 해외는 물론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대마 성분 화장품을 주목하는 이유다.
CBD가 풍부한 햄프시드 오일을 함유한 해외 제품으로는 오리진스의 '릴랙싱&하이드레이팅 페이스 마스크 위드 캐너비스 사티바 시드 오일'과 키엘의 '캐너비스 사티바 시드 페이셜 오일 허벌 컨센트레이트', 허브에센셜의 대마초 추출 오일을 함유한 립밤과 로션 등이 있다. 또 밀크메이크업 '하이드레이팅 페이스 마스크'도 CBD 오일을 포함한 식물 추출 성분의 오일로 건조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데 효과적이라 많은 관심을 받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CBD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닥터 올가의 '보레고 100% 퓨어 햄프씨드 오일'은 프랑스에서 수확한 햄프시드를 비정제 냉압착 기술로 추출해낸 100% 퓨어 햄프시드 오일로 오메가-3, 오메가-6, 비타민 D와 같은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해 피부를 유연하게 하며 항염 효과가 뛰어나다고. 또 주목할 만한 브랜드로 로하셀의 '햄프씨드 라이트 오일'이 있다. 대마의 환각 성분이 있는 잎과 줄기는 완전히 배제하고 대마씨의 껍질을 벗겨내 가공한 알맹이를 냉압착해 오일을 추출한 것. 이 오일은 비타민과 불포화지방산을 풍부하게 함유해 무너진 피부 보호막을 강화하고 피부 진정, 보습에 효과가 좋다. 여기에 끈적임 없이 산뜻한 마무리감으로 오일 특유의 무겁고 번들거리는 불편한 사용감까지 개선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브랜드가 있는데, 남성을 위한 뷰티 제품을 선보이는 젠틀프로젝트. 면도 후 따끔거리고 화끈거리는 등 예민해지는 남성 피부에 사용하는 화장품으로 CBD의 진정 및 보습 성분을 함유한 저자극 애프터셰이브 크림과 오일, 페이스 워시를 선보였다. 여성은 물론 남성의 그루밍에도 도움을 주는 CBD 성분 화장품은 남녀 성별을 떠난 젠더리스 뷰티 트렌드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
대마는 곧 마약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접근이 어렵고 사용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성분으로만 알고 있었지만, 환각 성분이 미미한 햄프시드는 영양 성분이 가득한 슈퍼 곡물이자 건조함으로 인한 노화를 예방하는 안티에이징의 핵심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재발견으로 앞으로 더 활발하게 펼쳐질 CBD 화장품이 기대된다.
CBD 뷰티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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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클코스메틱 햄프씨드 인 오로라 오일 크림
햄프시드 오일을 10,000PPM 이상 함유해 피부에 강력한 보습감을 선사한다. 50g 4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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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레고 100% 퓨어 햄프씨드 오일 by 닥터 올가
피부 안전성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식약처 기준 26가지 유해 성분을 배제한 천연 유래 성분 100%의 오일. 60ml 4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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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엘 캐너비스 사티바 시드 페이셜 오일 허벌 컨센트레이트
CBD 오일 성분이 피부 항산화력을 높여준다. 30ml 5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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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메이크업 하이드레이팅 페이스 마스크
스틱 형태의 마스크로 CBD 오일을 포함한 식물 추출 성분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각질 케어를 돕는다. 26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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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프로젝트 햄프씨드 쉐이빙 크림
알코올 성분 없이 순한 애프터셰이브 겸용 셰이빙 크림. 햄프시드 성분이 피부에 진정과 보습을 선사한다. 50ml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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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셀 햄프씨드 라이트 오일
햄프시드 오일이 함유된 진정·보습 효과의 라이트 오일. 15ml 5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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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에센셜 립밤
대마초 추출 오일을 함유한 립밤과 로션. 각각 12달러, 48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