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YEARS
"결혼, 무조건 추천합니다"
정아·정창영 부부
그룹 '애프터스쿨'의 전 멤버 정아와 전주 KCC 이지스 농구 선수 정창영은 2015년 공개 열애를 시작한 지 3년 만인 지난 2018년 결혼에 골인했다. 지난해 출산 후 더 단단해졌다는 풋풋한 신혼부부다.
KEYWORD 1 연애 vs 결혼
결혼 후 연애 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아(이하 '정') 남편이 평일에는 합숙소에서 훈련하느라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어 큰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어요. 단순하게 말하면 '집에 남자 물건이 많아진 것'이 가장 큰 변화죠. 연애가 둘이서 감정을 나누는 거라면 결혼은 내 가족과 남편의 가족 모두가 감정을 나누게 되는 것 같아요. 무슨 일을 결정하거나 처리해야 할 때 양가 부모님의 의견을 물어야 하는 단계가 추가됐다고 할까요.
정창영(이하 '창') 아내와 연애할 때도 너무 좋았어요. 입맛, 취향, 성격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잘 맞았죠. 운동선수인 제가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내조해주는 모습을 보고 확신이 생겨 결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혼 후에는 남편으로서, 또 아빠로서 책임감이 생겼어요. 더 열심히 운동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되고요. 원초적으로는 처가가 생겼다는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연애 때는 아내와의 관계만 잘 유지하면 됐다면 지금은 처갓집도 신경 써야 하죠. 또 다른 가족이 생긴 게 든든하면서도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부부 싸움 후에는 어떻게 해결하나요?
정 사실 싸울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연애를 오래하면서 여러 번 싸워봤기 때문에 서로 어떤 부분에서 화가 나는지를 잘 알죠. 그래서 남편이 화가 날 만한 말과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렇지만 간혹 남편과 싸우고 난 후에는 ('애프터스쿨') 멤버들을 만나요. 멤버들에게 조언을 듣죠. 그러고 나면 남편에 대한 화가 줄어듭니다.
KEYWORD 2 가족계획
결혼 몇 년 차에 아이를 갖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나요?
정 1년 정도는 신혼 생활을 즐기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더 이상 만나고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신혼부부만의 행복을 만끽한 후에 아이를 낳아도 늦지 않습니다. 그동안 남편과 아내는 서로의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되고, 맞춰가는 과정을 보내는 거죠.
창 저희 부부의 신혼 생활은 정말 좋았어요. 연애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달까요. 그러다가 아이가 찾아왔는데 신혼 생활을 충분히 누려서 그런지 더 좋았습니다. 근데 무엇보다 임신은 계획한다고 뜻대로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말 그대로 하늘이 주는 선물 같습니다.
정 아이를 갖기 전에 선행돼야 할 것이 있어요. 임신과 출산, 육아, 교육 등에 대해 남편과 충분히 이야기가 돼야 한다는 거예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게 여자 혼자만 하는 일은 아니잖아요. 아내가 임신하면 어떤 남편이 될 건지, 출산 후에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등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어떤 아빠가 될 것인지에 대한 남편의 의견도 들어야 하고요. 남편과의 충분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아이를 낳는다면 힘들어집니다. 출산과 육아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거든요.
KEYWORD 3 출산과 육아
출산 후 행복 지수가 높아졌나요?
정 물론 힘든 점도 많습니다. 잠을 잘 못 자서 피곤하기도 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죠. 그렇지만 아이가 생긴 후 행복감은 배가 됐습니다. 남편이랑 아이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요. '결혼 참 잘했구나' 싶은 순간이기도 합니다.
창 아이는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하나님에게 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닮은 아들을 낳아준 아내에게도 고맙고, 힘들 텐데도 내색 한 번 없이 육아에 전념해주는 아내에게 미안합니다.
최근 늘고 있는 딩크족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창 아들을 낳고 그 전에는 알지 못했던 행복감을 느끼게 됐어요.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고 웃음이 나요. 내가 열심히 살아야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막중한 책임감도 행복의 일부라 여기고 있습니다. 양가 집안 분위기가 밝아지고, 제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걸 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출산을 권유하고 있어요.
정 사람마다 성격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목표도 다르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을 뭐라고 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행복을 느끼고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결혼하면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 없이 남편과만 살 거라면 결혼하지 않고 연애를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고요. 연애만 하면 시댁이나 처가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니까요. 무엇보다 분명한 건 아이가 태어난 후가 더 행복하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이 그걸 느꼈으면 좋겠어요.
출산 후 경제적인 부담감이 커지지는 않았나요?
정 물론 부담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물가도 워낙 높은 데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정말 많아요. 하다못해 한 달 기저귀값만 해도 무시 못 하죠. 그래서 저희 부부는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최대한 지출을 하지 않습니다. 저축하는 비율을 늘리려고 하고 있고요.
창 결혼 전에는 저 혼자만 먹고살아도 됐지만 이제는 아내와 아들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좋은 점도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 더 최선을 다하게 되더라고요.
KEYWORD 4 경력 단절
결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를 거쳐오면서 경력 단절에 대한 고민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정 물론입니다. 연예인이다 보니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은데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그 일정하지 않은 스케줄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있어요. 그래서 섭외가 들어와도 고민 끝에 거절하게 되죠.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곳도 마땅히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출산 후에도 여성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창 아내가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잘 압니다. 그렇다고 제가 일을 그만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아내가 '독박 육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도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 아이가 조금만 더 크면 아내가 일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런데 사회가 녹록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걱정도 됩니다.
오늘 이 촬영은 정아에게 꿀과 같은 휴식이다. 고된 독박 육아로 지쳐가던 중에 주어진 힐링 같은 인터뷰였달까. 남편 정창영에게는 아내와 오랜만에 함께하는 데이트가 됐을 것이다. 예쁘게 단장하고 카메라 앞에 선 정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정창영. 그의 눈빛에는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교차하며 담겨 있었다. 힘든 순간도 사랑의 힘으로 이겨내는 것, 부부가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자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