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부 행복하신가요?>의 저자 배준하 씨는 결혼을 이렇게 정의했다. 하나의 완결이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미제 사건을 떠맡는 일이라고.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제임스 돕슨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함께 살면 괜찮겠다 싶은 사람과 결혼하지 마라.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과 결혼하라." 이 두 사람의 말만 보아도 결혼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건 출산율이 아닌 이혼율이지 않은가. '이혼녀' '돌싱남'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는 것보단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더 나을 텐데도 왜 결혼이라는 걸 하는 걸까? 이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은 하나다. 사랑하니까. 오래 함께 산 현실 부부들은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 안에서 '동지'가 된다.
<우먼센스>는 250명의 독자에게 부부 생활에 대한 리얼한 이야기를 들었다. 결혼 후보다 결혼 전이 더 행복하다는 사람이 14%였고, "불행하다"고 답한 사람도 전체의 23%가 넘는다. 다시 태어나면 결혼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40%가 넘었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했는데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인 문제로 부부간의 다툼이 잦거나 친정 및 시댁과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 자녀 양육법과 교육관에 이견이 있을 때 부부는 갈등 상황에 놓인다. 전문가들은 부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진솔한 대화'를 꼽는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와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자세만 준비된다면 슬기롭게 갈등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 다 아는 말이지만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SURVEY 당신의 부부 생활은 어떤가요?
※설문기간 1월 10일~19일(6일간) 응답자수 250명
1 결혼 후, 행복하신가요?
29.9% 행복하다.
25.2% 가사와 육아, 경제 활동으로 행복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23.4% 불행하다
14% 지금도 행복하지만 결혼 전이 더 행복하다.
7.5% '그냥' 산다.
우리나라 부부들의 현실 행복지수다. 결혼 후 행복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가 20%에 달해 충격적이다. 인상적인 건 가사와 육아, 경제 활동으로 행복을 생각해볼 겨를이 없다고 답한 사람도 25%나 된다는 것.
2 부부 생활에서 행복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46.7%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배우자가 있어서
29.9% 아이와 함께 따뜻한 가정을 꾸릴 수 있어서
11.2% 외롭지 않게 노후를 맞이할 수 있는 동반자가 있어서
7.5% 경제적으로 혼자보다는 여유롭게 지낼 수 있어서
4.7% 기타
대다수의 응답자가 행복의 비결로 '든든한 배우자'를 꼽았다. 자녀를 출산한 후 행복감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도 30%에 육박했다.
3 부부가 된 후, 언제 가장 갈등과 위기를 느끼나요?
26.2% 5년 미만, 신혼 때.
23.4% 5~10년 사이, 자녀가 어릴 때.
16.8% 항상 위기다.
14% 10~20년 사이, 자녀 교육 문제.
12.1% 크게 위기가 없었다.
7.5% 20년 이후, 갈등이 더 많다.
대부분의 가정이 신혼 기간을 포함해 자녀가 어릴 때(10세 미만) 가장 큰 위기가 찾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상 위기라고 답한 응답자도 42명이었다.
4 갈등의 주 원인은 무엇인가요?
34.6% 경제적인 문제
25.2% 친정 및 시댁과의 갈등
15% 기타
9.3% 자녀 양육법 및 교육관
8.4% 가사 노동 문제
7.5% 육아 참여 비율
부부 갈등의 주 원인은 경제적인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육아 참여 비율'이나 '가사 노동 문제'의 비율이 낮은 것으로 보아 최근 남자들의 육아 분담률과 가사 노동 참여율이 높아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5 부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69.2% 배려심
15% 책임감
7.5% 경제력
2.8%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계획과 야망
2.8% 사생활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인드
2.7% 기타
대다수의 응답자가 부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서로를 이해하려는 배려심을 꼽았다. 책임감과 경제적인 능력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6 이혼, 졸혼, 휴혼, 별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30.8% 어떠한 방식으로든 '분리'되는 것은 반대한다.
29.9% 나도 해보고 싶다.
22.4% 이혼보다는 졸혼이나 휴혼, 별거가 낫다.
9.3% 이혼은 이해하지만 졸혼과 휴혼, 별거는 이해하기 어렵다.
7.6% 배우자에게 제안해본 적이 있다.
요즘 부부들의 절반 이상이 이혼과 졸혼, 휴혼, 별거를 고려해본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배우자에게 제안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도 19명이나 됐다.
7 다시 태어나도 현재의 배우자와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겠습니까?
41.1% 결혼 자체를 안 할 것이다.
26.2% 다른 사람과 결혼할 것이다.
18.7% 그럴 것이다.
14% 생각해본 적 없다.
다시 태어나면 다른 사람과 결혼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26.2%에 달했다. 재미있는 건 결혼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 전반적으로 결혼 만족도가 높지 않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