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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아메리카노가 있다면 대만엔 차(茶)가 있다

대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차를 빼놓을 순 없다. 어릴 때부터 함께해온 차 문화가 그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어서다.

On December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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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다기를 이용해 차를 내리는 모습.

전통 다기를 이용해 차를 내리는 모습.


대만 사람들은 손님을 초대할 때 “우리 집에 가서 ‘차(茶)’ 한잔 합시다”라고 말한다. 그 정도로 차는 대만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깊이 파고든 문화다. 대만의 차는 맛과 향이 매우 깊고 끝맛이 감미로우며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대만 특유의 기후와 토양이 뒷받침돼 지역마다 다 다른 종류의 차가 재배된다. 대만의 북쪽 지역인 신베이(新北)에서는 원산바오종차(文山包種茶)가 난다. 이 차를 마시면 시험에 합격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대만 서쪽에 위치한 신주(新竹)와 먀오리(苗栗) 지역에서는 동방미인차가 주로 재배된다. 동방미인이라는 이름은 영국 황실로부터 칭호를 받은 것으로, 여린 찻잎을 딴 후 수공으로 발효해 잘 익은 과일이나 꿀 향기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만 중부 르웨탄(日月潭) 지역의 홍차는 은은한 계피 향과 민트 향이 함께 나며 대만을 대표하는 산, 아리산(阿里山) 고산지대에서는 우롱차가 재배된다. 아리산 우롱차는 달콤하고 부드러워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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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어디서든지 차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대만을 대표하는 아리산 차와 펑리수를 다과로 내온 모습.

대만 어디서든지 차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대만을 대표하는 아리산 차와 펑리수를 다과로 내온 모습.


대만에서는 계절에 따라 차도 다르게 마신다. 비가 많이 오는 겨울에는 ‘개완(蓋碗)’이라 부르는 뚜껑이 있는 찻잔에 담아 따뜻하게 우려 마신다. 덥고 습한 여름에는 차를 냉침해서 마신다. 냉침은 우리나라에서 ‘콜드 브루’로 알려진 추출 방법으로 찻잎을 찬물에 담가 서서히 8시간 이상 우려내는데 차의 쓴맛과 떫은 맛이 적어지고 찻잎의 섬세한 향까지 우러난다고 한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차보다 커피를 선호하지만 대만의 청년들은 차를 자주 마시고 차 문화를 소중하게 여긴다. 차 사업에 종사하는 부모님과 함께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제품을 판매하는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생겨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가족이 차 농장을 운영하며 ‘라임 아이디어 티’라는 브랜드를 만든 송문정 대표는 “어릴 때부터 차에 둘러싸여 살아왔다. 타 브랜드에 납품할 샘플을 만들다가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찻잎을 골라내는 감별사 아버지를 둔 ‘울프티’의 창업자 데이빗과 아웬은 2013년 비즈니스를 시작해 현재는 영국과 일본 등지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됐다. 차를 재료로 한 제품을 만들어 대만의 차 문화를 보존하려는 이들도 있다. 지역별 찻잎을 활용한 비누나 세제, 향초, 디퓨저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리빙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편집숍도 생겼다. 이들 브랜드는 서로 협업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대만의 차 문화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있다.

찻잎을 활용해 만든 다양한 향의 세정제.

찻잎을 활용해 만든 다양한 향의 세정제.

찻잎을 활용해 만든 다양한 향의 세정제.

대만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차밭에서는 손으로 직접 찻잎을 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만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차밭에서는 손으로 직접 찻잎을 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만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차밭에서는 손으로 직접 찻잎을 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글쓴이 유미지

글쓴이 유미지


<코스모폴리탄> <M25> 등의 매거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글을 썼다. 대만에서 사업하는 남편을 따라 삶의 터전을 옮긴 뒤, 이곳저곳에 글을 기고하며 디지털 노매드로 살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유미지
사진
Lime Idea, Wolf tea, Tsitlittesu, 일일차사 제공
2019년 12월호
2019년 12월호
에디터
김지은
유미지
사진
Lime Idea, Wolf tea, Tsitlittesu, 일일차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