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rakjae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승민·박원기 부부의 집은 창으로 내다보이는 풍경만으로도 매력적인 보금자리다. 오랫동안 마케터로 일했던 아내 박원기 씨는 해비타트 봉사를 통해 공간 디자인이라는 일에 흥미를 느껴, 현재는 프리랜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구조 변경을 하지 않은 108.8㎡(30평대) 아파트는 한국적 디자인을 좋아하는 박원기 씨의 감각으로 단아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집으로 변신했다.
거실에는 큰 책장과 다용도로 활용하기 좋은 다이닝 테이블, 캣타워만을 놓아 여백의 미가 돋보인다. 소파를 놓지 않은 이유는 고양이 ‘생생이’와 ‘복복이’, 강아지 ‘빛나’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지만 넓고 여백이 많은 공간을 좋아하는 부부의 취향과도 맞아떨어졌다. 거실 중앙에는 박원기 씨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전통 문양의 팔각 창호를 걸었는데, 상락재의 상징과도 같은 오브제다. ㄷ자형 주방 역시 손보지 않았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남편의 취미인 베이킹 작업 공간. 파스타와 피자를 직접 만드는 공간으로 각종 조리 도구는 물론, 베이킹 오븐과 반죽기, 발효기까지 준비돼 있다. 남편 이승민 씨는 최근 화덕용 오븐을 눈독 들이고 있다. 냉장고 들어갈 자리에 크기가 딱 맞는 이케아 키친 트롤리를 놓아 멋스러운 공간이 됐다. 상·하부장에 한지를 붙여 인테리어 무드에 통일성을 준 것은 박원기 씨의 아이디어. 최근 유행하는 테라조 타일의 한국적인 버전처럼 느껴진다. 침실은 침대만을 놓아 온전한 휴식 공간으로 꾸몄는데, 역시 한지 조명과 모란 무늬 백자 항아리 족자로 차분한 느낌을 준다. 방 하나는 부부의 작업실로 꾸몄다. 손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은 드로잉과 사진, 캘리그래피, 드럼 등의 취미를 가졌는데 이 방에서 그의 작업 결과물이 탄생한다. 박원기 씨 역시 이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마주 보고 앉기 좋은 넉넉한 사이즈의 화이트 테이블을 들였다.
마지막으로 부부가 ‘사랑방’이라 부르는 방은 집에서 빛이 가장 잘 들어 식물을 모아두고 차를 마시거나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아파트처럼 느껴지지 않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2가지 컬러로 나누어 벽을 칠하고 큰 거울과 차판, 라운지체어 등을 놓았는데, 가득한 식물이 주는 에너지로 힐링을 느낄 수 있다.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바라는, 꿈이 담긴 상락재에서는 오늘도 이승민·박원기 부부의 평온한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COUPLE’S FAVORITE
이승민·박원기 씨 부부의 추억과 취향이 담긴 리빙 아이템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