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채식을 맞추자
채식주의자는 크게 완전 채식을 하는 베지테리언(Vegetarian)과 반채식주의자인 세미 베지테리언(Semi Vegetarian)으로 분류된다. 베지테리언 안에는 우유와 유제품을 먹는 락토(Lacto), 달걀은 먹지만 생선·해물·유제품을 먹지 않는 오보(Ovo), 생선과 해물을 먹지 않는 락토오보(Lacto-ovo)가 있다.
세미 베지테리언은 달걀·유제품·생선을 먹는 페스코(Pesco), 달걀·유제품·닭고기·생선을 먹고 붉은 살코기를 먹지 않는 폴로(Pollo), 상황에 따라 육식도 하는 플렉시테리안(Flexiterian)이 있다. 이와 같은 단계는 채식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 상태와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최근 롯데리아, 고깃집 등에서 육식 방해 시위를 벌이는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들은 식습관 이상의 의미를 채식에 부여한다. 그들은 동물 생존권을 위협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며, 인류 기아에 대한 책임이 육식주의자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채식은 시작하기 어렵고, 특히 육식을 즐기는 현대인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킨다. 하지만 의외로 채식은 쉽고 간단하다. 현미밥과 제철 나물을 먹고 과일을 곁들이면 이것도 채식이다.
자연주의 푸드 스타일리스트 박선홍 씨는 세미 베지테리언이다. 비염이 심해 진찰을 받은 결과 동물성 단백질이 맞지 않으니 대체 음식을 섭취할 것을 권유받았고, 아토피는 아니지만 우유나 버터, 달걀을 먹으면 몸이 가려워 자연스럽게 채식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직접 키운 채소로 요리하는 자연 속 자급자족의 삶에 눈이 갔고, 우연한 기회에 주말농장을 시작하며 '도시 농부'로 산 지 벌써 10년 차를 바라보고 있다.
"채식을 한다고 하면 '우유는 먹나요? 생선은 먹을 수 있나요?'라고 묻는 사람이 많아요. 저의 요리 수업을 들으러 오는 수강생들도 어디까지 먹고, 먹지 않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하죠.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알고 그에 맞게 먹는 거죠. 저는 식생활로 채식을 하게 된 것이지, 베지테리언이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거든요. 꼭 고기를 먹어야만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는 없어요. 끊임없이 자신의 몸과 소통하며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식재료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해요."
이제부터 채식을 다시 바라보자. 우리 땅에서 제철에 자란 채소를 섭취하는 하나의 식습관이자, 다양한 이유로 선택한 삶의 방식이자 취향이라고. 그렇지만 분명히 채식 위주의 식사는 건강해진 나로 인해 이어지는 다음 세대를 위한 건강한 대물림의 식생활일 것이다.
"매콤한 부추 소스와 상큼하면서도 달달한 석류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좋은 식재료예요. 혈액의 온도를 높이고 혈관 노폐물 제거에 도움이 되는 부추와 혈관 탄성을 높여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인 석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샐러드를 만들어보세요.
특히 석류의 폴리페놀 성분은 혈관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지방을 녹이는 효과가 있답니다."
석류부추샐러드
재료 꽃상추 2~3장, 로메인 상추 1장, 부추 1/4단, 석류 1개, 부추 소스(부추 1줌, 간장 3큰술, 고춧가루 2큰술, 참기름 1큰술)
만드는 법
1 꽃상추와 로메인 상추, 부추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석류는 껍질을 벗기고 알맹이만 골라둔다. 3 부추 소스에 들어갈 부추를 깨끗이 씻어 다진다. 4 볼에 ③과 나머지 부추 소스 재료를 넣고 고루 섞는다. 5 ①을 그릇에 담고 석류 알맹이와 부추 소스를 끼얹어 완성한다.
"연근은 10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가 제철로 피로, 불면, 기침에 좋아요. 비타민 C와 철분이 많아 빈혈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죠. 또 식이섬유와 타닌 성분을 함유해 혈관 속 콜레스테롤을 배출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인 식재료입니다."
연근리조토
재료 채수 2컵, 불린 현미 1컵, 연근 1개, 올리브 오일 2큰술, 두유 1/3컵,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마른 표고, 무, 양파, 파 등 냉장고에 남아 있는 채소를 물과 함께 30분 이상 푹 끓여 채수를 만든다. 2 연근은 깨끗이 씻어 반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끓는 물에 데치고 나머지 반은 강판에 간다. 3 올리브 오일을 두른 팬에 자른 연근을 볶은 다음 불린 현미와 간 연근, 채수를 넣어 현미가 풀어질 때까지 뭉근하게 끓인다. 4 현미가 거의 풀어질 때쯤 두유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단호박을 팥과 함께 조려 부족해질 수 있는 미네랄의 균형을 맞춘 건강 디저트입니다.
단호박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팥은 지방 분해 효과가 있으며, 같이 먹으면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줍니다."
단호박팥조림
재료 단호박 1개, 팥 1컵, 채수 3컵, 소금 1작은술, 원당·간장 1큰술씩
만드는 법
1 마른 표고, 무, 양파, 파 등 냉장고에 남아 있는 채소를 물과 함께 30분 이상 푹 끓여 채수를 만든다. 2 단호박은 깨끗이 씻어 반으로 자른 뒤 씨를 제거하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3 팥은 깨끗하게 씻어 물을 붓고 끓인 뒤, 첫물은 따라 버리고 찬물을 부어 끓이기를 2회 반복한 다음 채수를 넣어 다시 끓인다. 4 물이 졸아들고 팥이 익으면 소금, 간장, 원당을 넣어 섞는다. 5 ②의 단호박을 넣어 푹 익을 때까지 조린다.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한 두부는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식감이 좋아 고기를 대신하는 채식 재료로 널리 쓰이며 베이킹에도 활용도가 높아요.
두부는 다른 식품의 단백질보다 소화 흡수율이 월등히 높아 채식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성장기 어린이와 노인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레몬크림을 곁들인 두부브라우니
재료 밀가루(우리밀) 170g, 코코아가루·식물성 기름·시럽·레몬 제스트 10g씩, 베이킹파우더 2g, 소금 1g, 두부 200g, 레몬즙 15g, 레몬크림(두부 130g, 시럽·레몬즙 10g씩, 레몬 제스트 5g)
만드는 법
1 밀가루, 코코아가루, 베이킹파우더, 소금을 가볍게 섞어 체에 내린다. 2 식물성 기름에 으깬 두부와 시럽을 넣어 잘 섞고 레몬 제스트, 레몬즙을 넣어 가볍게 섞은 다음 ①을 넣어 반죽한다. 3 틀에 반죽을 2/3 정도 채우고 160℃로 예열한 오븐에서 20분 정도 구운 후 식힌다. 4 레몬크림 재료 중 두부는 데친 뒤 물기를 빼고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어 곱게 갈아 레몬크림을 만든다. 5 ③의 두부브라우니에 레몬크림을 곁들여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