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yoanna
거실을 감싸고 있는 통창으로 쏟아지는 햇살과 창 너머로 센트럴파크와 바다까지 감상할 수 있는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올해 2월에 이곳으로 이사 온 박시현 씨 부부의 집은 풍경뿐 아니라 간결하지만 세련된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모던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문가에게 맡긴 걸까 궁금했는데 철거부터 타일, 목공 작업까지 전부 직접 기획하고 개별 시공을 맡겨 완성한 집이란다.
처음에는 리모델링을 위해 유명 업체에 찾아갔으나 너무 비싼 견적에 ‘직접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정보를 얻기 위해 셀프 인테리어 카페에 가입해 정보를 수집했다. 특히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해 실패한 이들의 시공 후 하자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A/S에 대한 후기를 보고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실력이 좋고 무엇보다 A/S가 확실한 시공자를 골랐다.
개별 시공은 현장 감독처럼 모든 스케줄을 관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어느 위치에 전기 공사를 하고 조명을 매립해야 하는지 등을 모두 결정해야 하므로 손이 많이 가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다. 더군다나 박시현 씨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케치북에 집의 구조를 일일이 그려 공정마다 작업자들과 직접 소통했다. 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취향이 맞는 남편과 함께 주말이면 논현동으로, 분당으로, 을지로로 돌며 유명한 타일 가게와 도기 가게들을 찾았고, 이렇게 집에 들어갈 자재 하나하나를 발품 팔아 고른 끝에 지금의 집을 완성했다.
공사 기간은 4주. 초보치고는 꽤 괜찮은 기간 내에 모든 공사를 끝냈고 반년이 지나도록 하자가 있거나 불만족스러운 부분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집을 고치며 박시현 씨 부부가 가장 공들인 것은 타일과 주방이었다. 복도와 거실, 주방에는 광택이 나는 비앙코 카라라 타일을 시공했고 침실과 아이 방, 미디어 룸에는 무광의 그레이 컬러 타일을 매치했다. 흐린 날도 따로 조명을 켜지 않아도 집 안이 환해 보이고, 청소와 관리가 용이해 가장 만족하는 공사다. 주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간인 주방에는 박시현 씨의 취향을 가득 담았다. ‘이케아의 주방 쇼룸을 그대로 옮겨 오리라’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레이 수납장과 나무 상판이 멋스러운 대면형 주방을 설치했다. 따로 상부장을 달지 않았지만 수납공간이 충분했고, 한쪽 벽에는 청량한 블루 톤 타일을 배치해 홈카페 공간도 연출했다.
셀프 인테리어로 원하는 집으로 고쳤고 비용도 많이 절감했지만, 그 비용이 고스란히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구입비로 지출됐다며 웃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 집과는 인테리어가 확연히 달라졌기에 기존 가구는 쓸 수 있는 최소한의 것만 그대로 들였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박시현 씨의 페이버릿 쇼핑 플레이스는 노르딕네스트와 편집숍 루밍이다. 조명이나 소품들은 해외 직구로도 많이 구입했다. 인테리어도 유행이 빨리 바뀌지만, 모던하고 간결한 것을 좋아해 취향이 똑같은 부부는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고 그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는 가구와 소품을 주로 구매한다고. 그러면서도 눈과 마음이 즐거운 물건이 적재적소에 놓이길 바란다. 아무리 예쁘게 집을 고쳐도 집은 사용하는 이들의 노력과 정성이 담겨야 그 모습을 유지하는 법이다. 박시현 씨 부부에게 편한 집은 ‘치워야 되는데…’라는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고 ‘쉼’이 되는 집이다. 실용성과 심미성을 모두 잡은 세 식구의 포근한 보금자리는 직접 고쳐 더욱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HER FAVORITE
박시현 씨의 #집스타그램을 더욱 빛내주는 리빙 아이템.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뽑은 베스트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