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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도시

작가들의 인생도시 #이비사

On July 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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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의 나라 스페인, 그중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 이비사섬을 찾은 건 약 8년 전이다. 박수홍 선배가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이비사를 찾은 모습이 나오면서 화제가 된 곳이지만 나는 진작에 이곳의 매력을 알고 있었다. 먹고, 놀고, 즐기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니까.

첫 이비사 여행은 아주 즉흥적이었다. 결혼 전의 남편과 떠난 여행인데, 일반적인 휴양지와는 다른 특별한 곳을 찾다가 선택한 거였다. 남편의 꿈의 도시이기도 했다(벽에 이비사섬 사진을 붙여놓을 정도로 워너비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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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셋맘(아들만 셋을 둔 엄마)’이 된 지금, 선뜻 용기가 나지 않기에 더욱 그립다.
우리 부부의 추억과 열정이 고스란히 포개져 있는 지구 반대편의 이비사가 그런 곳이다.

실제로 이비사는 놀라운 섬이었다. 섬 전체가 클럽이라고 하면 상상이 될까? 이쪽에선 버블 파티, 저쪽에선 맥주 파티, 또 저~쪽에선 댄스파티가 열리는 곳. 워낙 프라이빗한 데다 ‘놀기’로 작정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우리 부부는 매일 아침 7시까지 광란의 밤을 즐기다가 해가 뜨는 걸 보고서야 잠이 들곤 했다.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우리를 더욱 흥겹게 했고, 우리가 말춤을 추면 주변에 있는 외국인들이 따라 추었다. 거기서만큼은 우리 부부가 주인공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술도 별로 마시지 않고 그렇게 놀았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있다. 바로 내 눈앞에 펼쳐진 백인 커플의 진한 키스신이었다.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아름다운 장면이었는데, 우리 부부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아름다운 비주얼이 부러울 정도였다. ‘주변에 카메라가 있는 거 아니야?’ 했을 만큼 완벽했던 두 사람을 보면서 사랑과 열정, 낭만이 차고 넘치는 이비사에 완전히 매료됐다. 특히 디제잉을 취미로 배우는 남편에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을 거다. 모시기 힘든 전 세계 톱 클래스의 디제이들이 여기저기서 디제잉을 하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입이 쩍 벌어지게 했으니 말이다. 남편이 평소 흠모하던 디제이를 찾아 클럽 투어를 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래서일까? 남편은 요즘에도 종종 이비사 타령을 한다. 한데 혼자 보내달라는 거다. “세 아들이 다 크면 나랑 같이 가면 안 되겠니?”라고 슬쩍 건네본다. 나도 자유를 누리고 싶으니까!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정주리(개그우먼)
사진
칼럼니스트 제공, 하은정, 게티이미지뱅크
2019년 07월호
2019년 07월호
에디터
하은정
정주리(개그우먼)
사진
칼럼니스트 제공, 하은정,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