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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 Vol.3

덕후의 품격 양띵

다양하고 참신한 영상으로 ‘콘텐츠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지닌 게임 크리에이터 양띵. 그녀는 좋아하는 것을 파고들다 크리에이터 기획자로 거듭났다.

On March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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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마음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스템의 샌드박스 장르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즐기던 고등학교 2학년 소녀는 2007년 친구의 권유로 1인 게임 방송을 시작했다. 닉네임은 이름 양지영의 '양'과 띨띨하다의 '띨'을 결합해 '양띨'로 하려다 발음이 어려워 '양띵'으로 정했다. 그때부터 일주일에 2~4회 학교를 갔다 온 뒤 3~5시간씩 방송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간 뒤에도 같은 생활을 반복하다, 2010년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3년 후 둥지를 유튜브로 옮겼는데 1년 만에 100만 구독자를 모아 '구독자 100만 명을 넘은 두 번째 한국인'이 됐다. 제1회 유튜브 뮤직 어워드(YTMA)의 50인 중 한 명으로 추천돼 뉴욕으로 갔고, 구독자 100만 명 이상 유튜버에게 수여되는 유튜브 골드 플레이 버튼도 받았다. 현재 양띵의 방송 구독자는 2,900,118명이다. 그녀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든 게임 방송 채널 '양띵 유튜브'와 슬라임 ASMR 등 사생활 영상이 업로드되는 '양띵의 사생활',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와 함께 운영하는 '깡졍일기'까지 3개 채널을 운영 중이다. 방송을 함께 하는 '양띵 크루'도 생겼다.

"올해로 12년째 방송을 하고 있어요. 한창 방송을 열심히 할 땐 365일 중에 360일을 방송할 정도로 거의 하루도 쉬지 않았죠. 갓 성인이 된 친구들이 밖에 나가 놀 때도 저는 집에서 방송을 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게임을 시작했지만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게임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좋았다. 공부는 잘하지 못했지만 3년 동안 반장을 할 정도로 친구들과 우애가 깊고 사교성이 좋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게임을 즐겼어요. 어머니는 사이버 머니로 용돈을 주시기도 했죠. 고등학생 때부터 게임을 많이 하기 시작했는데 어머니는 크게 나무라지 않으셨어요. 단, 제가 해야 될 일은 완벽하게 끝내야 했죠.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게임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안 되지만 어떤 일이든 책임을 다하고 하면 괜찮다고 하셨어요. 제 취향을 존중해주셨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했다가 크리에이터로 전향한 양띵은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도 대학교에 갈 수 있지만 그 나이에 누릴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도전하진 않는다. 이런 이유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크리에이터에 '올인'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대중이 아는 순간부터 그 분야는 레드오션이에요. 크리에이터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해야 할 일을 모두 놓고 도전하는 것은 권유하고 싶지 않아요. 시간만큼 중요한 게 없으니까요. 작게 시작해 조금씩 키워 나갔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옆에서 지켜보시는 부모님들이 더 관심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이린' 처럼 키즈 크리에이터로 이름을 알린 친구들을 보면 부모님들의 관심이 남달라요."

양띵은 자신을 지켜보는 어린 친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방송 스타일을 바꿨다. 처음엔 거칠고 털털했다면 지금은 시청자의 연령대를 고려해 같은 표현도 조금이라도 순화하려고 노력한다. 또 그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팬이 많아 도형심리상담사(도형을 이용해 심리를 분석하고 상담하는 사람) 자격증을 땄고 강연을 다니며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함께 방송하는 양띵크루를 만들게 됐다.

"여러 명이 게임하는 게 재미있겠다 싶어서 크루를 모집했어요. 8명으로 구성된 양띵크루는 모두 제 팬이었어요. 처음엔 신중했는데 저의 성격과 성향을 아는 분들이 모이니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더군요. 제가 부족한 것을 크루들이 채워주고, 크루들이 부족한 것은 제가 채워주고 있어요."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해준 슬라임

양띵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녀의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팬이 생겨났다. 그녀는 팬들의 요청을 수락해 유튜브 채널 '양띵의 사생활'을 오픈했고 지난해부터 취미로 시작한 슬라임 관련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이를 계기로 구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요즘엔 '양띵' 하면 '마인크래프트'가 아니라 '띵이슬라임'을 떠올리는 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여태까지 저를 수식하는 키워드가 바뀐 적은 없는데, 키워드가 바뀌니까 신기해요."

슬라임 영상의 반응이 좋아 반복해 만들다 보니 꽤 많은 양의 슬라임을 만들게 됐다. 댓글에 "슬라임을 팔아라"라는 반응이 눈에 띄었고 '띵이슬라임'을 만들어 팬미팅 굿즈로 판매했다. 그때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구매 요청이 왔고 본격적으로 제작에 돌입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주니까 욕심을 내 사업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모두 말렸어요. 첫 상품은 친한 크리에이터인 악어와 유깻잎이 포장하는 것을 도와주며 가내수공업으로 완성했죠. 그러다가 슬라임 매장 1호점을 개업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의아해했어요. 당시 슬라임 카페가 거의 없을 때거든요. 그런데 2호점, 3호점을 개업하니 주변에서 믿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띵이슬라임의 매장인 '깡졍마켓'이 자리를 잡아 양띵은 리뷰만 담당하고 있다. 곧 결혼식을 올릴 배우자가 사업을 관리하고 있고, 슬라임 제작 전문가를 고용했다.

"제가 띵이슬라임 리뷰 영상을 만들었는데 저보다 더 조회 수가 높은 리뷰 영상이 등장했어요. 제 영상이 160만 뷰였는데 그 영상은 100만 뷰 정도 뷰가 더 높았죠. 모두가 반대했던 슬라임 사업으로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어요. 초반엔 수익을 내려고 슬라임 사업을 열심히 했는데, 이젠 제 기획력을 확인하고 싶어 사업 관련 아이디어가 샘솟아요. 저보다 더 열심히 움직여줄 사람들이 생겨 든든한 마음도 있고요."

그녀는 10년 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며 웃어 보였지만, 분명한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 멘토'의 역할을 할 거예요. 제가 오랫동안 경험한 분야이기 때문에 후발 주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거든요. 양띵 크루를 모집할 때부터 생각했던 일이에요. 그래서 제가 크리에이터로서 매력을 잃더라도 크루들이 자생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두려고, 각 크루의 유튜브 채널 운영도 돕고 있어요. 크루 멤버들은 각각 캐릭터를 살린 콘텐츠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키워나가고 있답니다. 또 오랜 기간 방송을 한 만큼 저를 거쳐 간 팬이 많은데, 팬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요. 감사한 마음을 보답하고 싶거든요."

양띵은 1인 방송을 통해 성장했지만 '방송인'보다는 '기획자'로 기억되고 싶다. 항상 하고 싶은 게 많았다는 그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기획자로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것이다.

양띵

2007년 아프리카TV 1인 방송 시작
2013년 제 1회 유튜브 뮤직어워드 50인 선정
2015년 트레져헌터 기획이사, 중앙대학교 크리에이터 직업 소개 강연
2017년 KBS2 <ㅋㄷㅋㄷ코딩TV> 출연
2018년 슬라임 전문점 깡졍마켓 오픈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
박충열
메이크업
누에베 데 훌리오 주시연
헤어
누에베 데 훌리오 강희
제품협찬
닌텐도코리아
2019년 03월호
2019년 03월호
에디터
김지은
사진
박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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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베 데 훌리오 주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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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