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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 Vol.2

호기심 해결사 허팝

유튜브 채널 ‘허팝’(3,096,678명), ‘허팝일기’(263,264명), ‘허팝게임’(338,242명)까지 도합 구독자 3,698,184명을 보유한 크리에이터 허팝은 ‘허팝랜드’를 세우는 것이 꿈이다.

On March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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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수학올림피아드, 과학상자대회, 창작발명대회에서 상을 휩쓸 정도로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허팝은 실험을 하는 크리에이터다. 10m 물풍선 수영장 만들기, 자전거로 전기 만들어 쓰기, 액체괴물 수영장 만들기 등 제목만 들어도 엉뚱하고 독특한 소재로 콘텐츠를 만드는데 최고 조회 수는 103,175,429뷰에 달한다.

"초등학생 때 과학 관련 대회에서 상을 곧잘 탔어요. 당시 저는 집에 가만히 있지 못할 정도로 활발했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했죠. 부모님이 학업을 이유로 밖에서 놀지 못하게 하셨거든요. 그런데 부모님의 기대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 수업이나 과외 등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그렇게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대학에 진학했어요."

대학에서 공부하며 '동영상'에 관심을 가진 허팝은 아르바이트해 모은 돈으로 캠코더를 구매했다. 무작정 구매했다가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캠코더를 되팔았단다. 그렇게 2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쿠팡맨'이 됐다.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를 다녀오면서 세상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진로를 정하기 전에 세계 여행을 떠나고 싶어 쿠팡맨을 시작했죠. 1억원을 모아 3,000만원으로 여행하고 7,000만원으로 미국에 가서 정착하려고 했어요. 매일 사람들에게 택배를 선물처럼 건네주는 것은 좋았지만 하루하루가 무미건조했고 다시 영상을 찍기 시작했죠. 신기하게도 카메라 앞에서는 제 마음속에 꽁꽁 묶여 있던 자아가 나왔어요."

허팝은 그 시절을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꼽았다. 아무도 자신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으로 올린 영상의 조회 수는 '4뷰'였단다. 그중 3뷰는 허팝이 계정 3개로 본 조회 수였다. 하지만 그가 아닌 다른 한 명이 자신의 영상을 봤다는 생각에 감동을 받았다. 그렇게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점점 더 재미있는 걸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꼬깔콘 먹방을 하고 편의점 음식 리뷰를 했어요. 아, 그거 아시나요? 제가 허니버터칩 먹방의 원조예요. 당시 허니버터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전이었는데, 제가 먹방을 하고 '대박'이 났거든요."

허팝은 자신이 올린 영상을 수백 명이 본다는 짜릿함에 노동의 고단함을 잊었다. 그 후 CJ E&M의 MCN 다이아TV와 전속 계약을 맺었고 쿠팡맨을 그만뒀다. 부모님에게는 CJ E&M 정직원이 됐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부모님께서 매우 기뻐하며 정장을 사 입고 동료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 주라며 500만원을 줬단다.

"나중에 손자한테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재미있게 살았다는 기록을 보여주고 싶어서 모아둔 월급을 탈탈 털어 전문가용 카메라와 장비를 샀어요. 부모님께서 주신 돈은 일주일도 안 돼 영상 제작비로 써버렸어요."

그때부터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올려 구독자들이 허팝의 콘텐츠를 기다리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어렸을 때 하고 싶었는데 못 했던 것들을 콘텐츠로 만들었어요. 또 스티브 잡스처럼 매일 똑같은 옷을 입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노란색 티셔츠 100벌을 구매해 매일 입으며 캐릭터를 만들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하게 영상을 업로드하려고 했습니다."

허팝은 어렸을 때 호기심이 왕성해 냄비를 태워 먹거나 엄마의 립스틱을 부러뜨리는 게 다반사였다. 수학 문제를 풀 때도 정해진 공식을 적용해 풀지 않고 색다른 방법으로 풀었다.

"어렸을 때의 경험들이 크리에이터로 살 수 있는 창의성을 키워준 것 같아요. 제 콘텐츠를 보면서 어린이들은 대리 만족을 하고, 어른들은 그때의 향수를 느끼는 것 같아요."

호기심 많은 개구쟁이

호기심과 창의적인 생각이 샘솟는 허팝이지만 워낙 많은 양의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새로운 영상이지만 새로운 느낌이 없거나 재미가 없어진 것. 그때부터 시청자의 아이디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80% 정도가 제보 받는 아이디어인데, 거기에 허팝만의 색을 집어넣어 콘텐츠를 만들죠. 그중에서도 물속에서 리코더를 불면 참새 소리가 난다고 했던 제보가 기억에 남아요. 제보를 받고 호기심이 생겨 실험을 했는데 정말로 참새 소리가 나더군요."

홀로 시작한 콘텐츠 제작의 규모가 커지면서 '허팝연구소'를 설립했다. 창의적인 실험을 한다는 캐릭터를 살려 '연구소'라는 이름을 붙였고, 직원들은 '연구원'이라고 부른다. 그를 서포트하는 인력이 생기자 실험의 규모도 점점 커졌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에메트 브라운 박사와 같은 삶을 꿈꿔요. 타임머신을 만들고 싶고, 우주로 여행을 떠나서 제가 살고 있는 지구를 내려다보고 싶기도 해요."

허팝은 앞으로 과학 공부를 많이 하겠다는 각오다. 길거리에서 만난 초등학생을 통해 자신의 영상이 어린 친구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 더욱 교육적이고,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실험에 실패하는 영상을 올리면 '다시 찍어줘요'라는 댓글이 달릴 때가 있어요. 그런 반응을 보고 우리나라가 성공 문화에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일부러 실패하는 영상을 찍기도 해요. 실패하더라도 도전하고, 행동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거든요. 성공과 실패에 연연하지 않는 다양한 경험이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회사를 운영하게 되면서 콘텐츠의 범위가 넓어졌다. 실험뿐만 아니라 게임, 브이로그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 그러나 콘텐츠를 만들기 싫은 날엔 과감하게 제작을 포기한다. 억지로 촬영에 임하면 시청자들이 기가 막히게 눈치채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니까요. 제가 흥미를 느낀 주제로 실험을 하고 싶어요. 그렇게 탄생한 콘텐츠는 시청자들도 재미있게 계속 보게 되거든요."

허팝은 구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데, 구독자 연령층이 꽤 넓어 다양한 내용의 피드백을 받는다. 초등학생의 경우 "엄마한테 혼났는데 저를 대신해 엄마를 혼내주세요"라는 귀여운 소원을 빌기도 한다. 진로를 고민하는 20대는 '쿠팡맨'에서 '초통령'으로 거듭난 그에게 고민을 상담하기도 한다.

"'허팝'이라는 캐릭터가 베스트 프렌드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많은 사람이 어렸을 때의 순수한 자신을 잊고 살아요. 저는 순수하면서 호기심도, 장난기도 많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분들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되고 싶어요. 먼 미래엔 '디즈니랜드'처럼 모든 것이 가능한 '허팝랜드'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그곳에선 모든 사람이 어려움도, 고민도 없이 순수하게 즐거워할 수 있길 바랍니다."

허팝은 자신의 콘텐츠를 보는 이들이 '허팝파워' 하길 바란단다. 이 때문에 허팝은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고, 실험을 할 것이다.

허팝

2014년 유튜브 방송 시작
2015년 크리에이터 허팝 방송 시작
2016년 허팝연구소 오픈, 유튜브 골드버튼 수상
2017년 유튜브 누적 조회 수 10만 뷰 달성
2019년 유튜브 구독자 300만 명 돌파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사진
박충열
메이크업
누에베 데 훌리오 주시연
헤어
누에베 데 훌리오 강희
2019년 03월호
2019년 03월호
에디터
김지은
사진
박충열
메이크업
누에베 데 훌리오 주시연
헤어
누에베 데 훌리오 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