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장난감 놀이를 좋아해 장난감 박사가 되길 꿈꾸고, 모든 아이들과 신나게 노는 것을 꿈꾸는 크리에이터가 된 헤이지니는 2014년 유튜브 채널 '캐리 앤 토이즈'를 개설해 인기를 모은 것을 시작으로 2016년부터 KBS2 교양 프로그램 <TV유치원>에 출연하면서 '초통령'으로 거듭났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그녀의 인기는 웬만한 아이돌 멤버를 뛰어넘는다.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카페에서 '학부모 팬'들에게 사진 및 사인 요청을 받은 그녀는 가방을 열더니 사인지를 꺼내 정성스레 '안녕하세요'라고 시작되는 사인을 했다.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어린이 친구나 학부모님들이 사인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왕이면 예쁜 종이에 사인을 해주자는 마음으로 늘 제작한 사인지를 가지고 다녀요."
'캐리언니'로 불리며 키즈 콘텐츠계의 '캐통령'으로 불리던 그녀는 소속사 캐리소프트를 떠나, 2017년 '키즈웍스'를 설립하고 '헤이지니'라는 타이틀로 돌아왔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현재 1,593,078명이고,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콘텐츠 '강이와 젤리음식 실제음식 복불복 뽑기 게임'은 38,763,885뷰를 기록하고 있다. 그 외에도 1,000만 뷰가 넘는 동영상만 6개에 달한다. "여러분 안녕! 헤이~지니예요"라는 인사로 시작되는 그녀의 콘텐츠를 살펴보면 실제로 헤이지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즐거워한다. 이게 바로 그녀의 콘텐츠가 인기를 얻은 비결이다.
"주변에서 장난감을 협찬받느냐고 물어보는 분이 있어요. 제가 직접 구매하는 경우도 있고, 제조사에서 '이런 장난감이 나왔는데 한번 봐달라'며 장난감을 보내주시기도 해요. 제가 가지고 놀고 싶은 장난감으로, 제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영상이 재미있게 나오더군요. 제가 재미없으면 티가 많이 나서 제작을 해놓고 유튜브에 올리지 않은 영상도 꽤 많아요. 반면 30분 만에 녹화를 끝낼 때도 있고요. 그렇게 탄생한 창작물을 봤을 때 뿌듯함이 커요."
그녀의 즐거움은 영상을 보는 아이들에게 전해진다. '지니언니'를 보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은 그녀에게 팬레터를 보내는데, 대부분 "저는 어디에 사는 몇 살 누구예요. 지니언니 사랑해요.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라는 내용이다. 짧은 내용이지만 헤이지니는 아이들의 펜레터와 반응을 보고 기운을 얻는다.
"아이들이 주는 청량하고 맑은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낯을 가리는 아이라도 제가 '헤이지니'라는 이유만으로 와서 안겨요. 그럴 때 기분이 정말 좋죠.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 팬미팅을 열곤 하는데, 노쇼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해요.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와 따라 할 수 있는 율동을 준비해서 아이들이 추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요."
헤이지니는 팬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헤이지니를 만나게 하고 싶지만 어머니가 암 투병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어린이를 위해 집으로 직접 찾아가 생일 파티를 해준다거나, 7년 동안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어린이의 병문안을 가는 식이다. 앞으로도 자신이 힘을 줄 수 있다면 최대한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녀는 계속해서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모든 아이가 건강하면 좋겠어요. 건강하지 않으면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없으니까요. 어린 친구들이 아프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그것만으로도 축복인 것 같아요."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는 소녀
헤이지니는 어려서 댄스 동아리에서 활약하고, 무용을 하는 등 예체능계에 소질을 보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드라마를 보면서 '배우'도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준비해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학과에 합격했다. 그러나 대학 입학 후 연기는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갖가지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제 성향과 배우란 직업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대부분의 학과 수업을 인터넷 강의로 전환했어요. 그리고 각종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인셉션 도우미도 하고, 국회의원 선거운동의 선거 도우미도 하고, 피팅 모델, MC, 리포터 등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저는 한 가지 깊게 연구하는 것보단 새로운 것에 흥미가 많은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가 돼 창작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촬영팀과 회의하며 아이템을 정하는데 수시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콘텐츠로 만들 때 쾌감을 느끼죠."
헤이지니와 함께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럭키강이는 그녀의 친오빠다. 두 사람은 함께 뮤지컬 공연을 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다닌다. 한 집안에서 두 명의 크리에이터가 탄생한 셈이다. 남매 모두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수 있었던 교육의 핵심은 자유로움에 있다.
"부모님은 저희 남매에게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라고 하셨어요. 건강을 해치거나 안전하지 않은 일이 아니라면 너희가 사는 삶이니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 게 맞다고 하셨죠.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자녀를 둔 학부모님께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크리에이터에겐 개성이 생명이거든요. 똑같은 걸 먹더라도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한 거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꾸준한 것이다. 유튜브를 채널로 이용하려면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수라는 것.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실행하고 그 과정에서 좌충우돌하면서 성공의 길로 갈 수 있단다. 헤이지니는 콘텐츠를 성공으로 이끄는 요소로 '소재' '스토리텔링' '진행력'을 꼽았다. 뻔한 콘텐츠를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스토리텔링에 달렸다는 것.
"인형극이나 블록이 도움이 돼요. 저는 어렸을 때 책을 본 뒤 상상으로 뒷이야기를 만들어 인형극을 했대요. 그 경험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지금의 저를 만든 거죠. 놀이 과정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헤이지니는 실제로 인형이 되기도 했다.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 선생님을 보고 자랐던 것을 떠올려 전지만 한 색종이로 드레스를 만들어 입은 것. 이후 학부모들이 그녀를 따라 자신보다 더 훌륭하게 드레스를 만든 것을 보고 감탄하기도 했단다. 그녀가 최근 해보고 싶은 콘텐츠는 홈스쿨링이다.
"최근 체험 전시나 키즈카페가 성행하는데 왜 그런지 생각해보니 미세먼지 탓에 야외 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더군요. 그래서 엄마들이 집에서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미 해외에서는 관련 콘텐츠가 꽤 많더라고요. 헤이지니의 홈스쿨링 영상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헤이지니는 언젠가 다가올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나이가 든 지니언니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을 했지만 염두에 두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도 어린이 친구들과 함께 순간을 즐기는 행복함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다.
헤이지니
2014년 크리에이터 캐리 데뷔
2015년 ~ KBS2 <TV유치원> 출연
2016년 뮤지컬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출연
2017년 MCN 키즈웍스 설립 후 크리에이터 헤이지니 데뷔
2018년 뮤지컬 <헤이지니&럭키강이> 출연, <포브스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리더 30인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