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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리더 RM의 고백

그룹 ‘방탄소년단’의 RM이 플레이리스트 <mono.>를 발표했다. 이번 앨범에는 ‘방탄소년단’의 리더로서 그리고 평범한 청년 김남준으로서 그동안 느끼고 생각해온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다.

On December 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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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리더 RM

RM은 원래 데뷔 전 정글라디오나 힙합플레이야에 작업물을 올리는 아마추어였다. 당시 닉네임은 '런치란다(Runch Randa)'. 이후 이 랩 네임에서 'R'만을 따와 '랩몬스터(Rap Monster)'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다가 지난해 '오글거리고 공격적'이라는 이유로 'RM'으로 바꿔 활동하기 시작했다.

사실 나이로는 '방탄소년단' 멤버 중 중간에 해당하지만 그룹이 꾸려지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멤버인 데다, 나이에 비해 생각이 많고 멤버들 사이에서 가장 어른스러운 면모를 보여 리더로 지목됐다고 한다.

리더로서의 면모가 발휘된 건 유엔 연설 무대에서였다. 대표자로 나서 약 7분간 영어로 연설했는데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전 세계 젊은 세대가 스스로를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라고 제안했다. 그는 "국가, 인종, 성 정체성 등에 상관없이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눈길을 끌었던 건 그의 영어 실력이었다. 순수한 한국인인 데다 외국에서 살아본 적이 단 하루도 없다는 그의 영어 연설이 놀라울 정도로 유창했던 것. RM의 영어 실력 비결은 바로 '미드'라고 한다. 어린 시절 미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며 영어 공부를 한 덕에 '방탄소년단'을 대표하는 영어 실력자가 될 수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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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의 새 플레이리스트 <mono.>는 공개 직후 88개국 및 지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26위를 차지했다.

청년 김남준의 진짜 이야기

RM의 새 플레이리스트는 지난 10월 23일 빅히트의 공식 SNS를 통해서만 공개됐다. 공개 직후 미국, 영국, 몰타, 태국, 칠레, 핀란드, 브라질, 스페인, 체코, 인도, 독일, 그리스, 멕시코 등 88개국 및 지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26위를 차지했다. 이는 케이팝 앨범 중 최다국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믹스테이프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번 플레이리스트는 'tokyo' 'seoul(prod. HONNE)' 'moonchild' 'badbye(with 이이언)' '어긋', '지나가(with NELL)','forever rain' 등 총 7개의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타이틀곡은 'forever rain'. RM은 이 곡을 통해 자신의 바쁜 삶을 피해 느리게 살고 싶고, 빗속으로 숨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조금이라도 사람들의 눈을 피해 느리게 살고 싶은 톱스타의 애환을 가사에 녹여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하루 종일 비가 왔음 좋겠어/ 누가 나 대신해 좀 울어줬으면 해서/ 그럼 사람들이 날 쳐다보질 않아서/ 우산이 슬픈 얼굴 가려주니까/ 빗속에선 사람들도 저마다 바쁘니까/ 조금만 느리게 숨 쉴래/ 평소엔 내 삶도 내 랩도 너무 빠르니까 난 여전히 삶의 인질/ 죽지 못해 살진 않지만 뭔가에 묶여 있지/ 나도 너처럼 어딘가 두드릴 수만 있다면/ 온 세상에 진하게 입맞출 수 있다면/ 그 누군가 나를 맞아줄까/ 내 고된 몸을 어쩜 받아줄까 - 'forever rain' 중에서

지난 10월 6일 한국 가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홈구장인 시티 필드에서 콘서트를 열고 22만 명의 관객을 열광시킨 주인공이 쓴 가사라고는 믿겨지지 않는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 숨겨진 쓸쓸함이 가사에 녹아 있는 것. 뮤직비디오는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웹툰을 보는 듯한 스토리에 서정적인 멜로디, 거기에 잔잔하게 녹아든 RM의 목소리는 가사의 우울함을 배가한다.
영국 출신 밴드 혼네(HONNE)가 공동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seoul'은 서울에 대한 향수를 담았다. 좋으면서도 싫은, 사랑하지만 반면 증오하는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잔잔한 멜로디에 입혀진 RM의 목소리에는 '애증'이 묻어 있다. RM 특유의 대화식 랩과 언어 유희가 빛을 발하는 곡이다.

사랑과 미움이 같은 말이면/ I hate you Seoul 너무 인정하기 싫지만 이미 난 너의/ 매연과 그 역겨움까지도 사랑해/ 청계천의 비린낼 사랑해/ 선유도의 쓸쓸함을 사랑해/ 돈만 있으면 살기 좋다던/ 어느 택시 기사의 그 한숨까지도/ 사랑해 - 'seoul' 중에서

3번 트랙 'moonchild'도 우울하다. '죽고 싶다면서 그만큼 넌 또 열심히 살아댔네'라고 자신을 자책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끝없는 고통 속에 웃는 거란 걸 잘 알고 있다'고 반성하기도 한다. 복잡한 감정 속에 성장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혼자 힘들어했던 시간은 5번 트랙 '어긋'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무너지면 안 된다는 무언의 압박, 이상과 현실 속에서 갈등하는 자신의 모습이 녹아 있다.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의 나'의 모습에 좌절하고 절망하는 어느 청년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화려한 삶을 사는 톱스타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어긋'을 들으며 한껏 어지러워진 마음에 들려오는 다음 선율은 바로 '지나가, 언젠가, 분명히'다. 이게 바로 청년 김남준의 이야기다.

너 이것밖에 안 돼 훨씬 더 잘해야 해/ 너 훨씬 더 멋져야 해 지느니 죽어야 해/ 이겨야 해/ 살다 보면 비를 맞을 수도 있어 그래야 너도 비를 받을 수가 있어/ 몇 날 며칠 비만 내릴 수도 있어/ 저 사막에도 비가 내릴 수가 있어/ 내 이상과 현실, 너무 멀고 먼 - '어긋' 중에서

RM은 이번 앨범을 통해 날것 그대로의 자신을 내보였다. 우울, 근심, 두려움, 좌절, 후회까지…. '방탄소년단' 멤버로서 불렀던 빠르고 강렬한 노래와는 달리, 잔잔하면서도 그 속에 강약이 있는 목소리가 RM을 설명해준다. 이쯤에서 RM이 팬들에게 남겼던 편지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RM을 쿼티 자판으로 치면 '그'가 됩니다. '그'는 제겐 'him'이 됐고, 'him'은 제 어느 날의 트윗처럼 '힘'이 되고 마니까요. 나는 나의 세상이 그대들에게도 어떤 형태로든 '힘'이 되길 바라요.'

'방탄소년단'의 근황

지난 10월 24일 북미와 유럽 투어를 마치고 귀국한 '방탄소년단'은 귀국 다음 날부터 폭풍 스케줄을 소화했다. 2018 MGA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미국 빌보드 '소셜 50'에서 100번째 1위를 달성했으며, 데뷔 후 처음으로 일본 도쿄돔에서 월드 투어 콘서트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를 선보였다.

그사이 논란도 있었다. 월드투어 당시 멤버 지민이 광복절에 일본 원폭 투하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은 적이 있는데, 일본의 한 방송사가 1년 전의 일을 문제 삼은 것. 이를 두고 마치 지민이 일본 원폭 투하를 기뻐하고 희생자를 조롱했다고 왜곡했다. 이 사안이 커지면서 과거 화보 촬영 당시 나치 문양이 있는 모자를 착용한 점, 서태지의 기념 공연에 참여했을 때 들었던 깃발 등이 논란이 됐고, '방탄소년단'이 나치를 지지한다는 루머까지 생성돼 곤욕을 치렀다. 프로그램 출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탄소년단'은 "일부 극우 단체를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의 저력은 여전했다. 도쿄돔 콘서트를 시작으로 21일, 23~24일 오사카 교세라돔, 내년 1월 12~13일 나고야돔, 2월 16~17일 후쿠오카 야후오쿠돔에서 '러브 유어셀프' 투어를 이어간다.

우리나라에서의 활동도 계속된다. RM은 타이거JK의 마지막 앨범 <X : Rebirth of Tiger JK>에 참여했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예지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2018년 12월호
2018년 12월호
에디터
이예지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