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우리 사회는 여성에게 예쁠 것을 강요했다. 사회가 정해놓은 암묵적 규칙에 따른 외모로 가꿀 것을 요구했다. 청순녀, 베이글녀, 아찔한 뒤태 등의 수식어로 외모의 기준을 정했다. 또한 화장을 하지 않거나 편안한 옷을 입으면 "여자는 꾸밀 줄 알아야 한다"는 말 풀 세팅을 해야 아름다운 것처럼 세뇌시켰다. 여성들조차 사회가 아름답다고 정한 44사이즈에 맞추기 위해 365일 다이어트에 심혈을 기울였고 조금이라도 노화를 늦추기 위해 각종 성형외과 시술을 망설이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외모 지상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겠다며 '보디 포지티브'를 선언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퍼지기 시작한 이 운동은 스스로 미의 기준을 정할 것을 권한다. 동시에 우리 모두는 자신을 사랑할 권리가 있으며 당당함이야말로 가장 매력적인 것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보디 포지티브는 스스로를 돌보지 말라는 뜻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하루 종일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으며 보디 포지티브를 외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행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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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g 쪘어요, 그래서 왜요?' 구혜선
지난 7월 12일 열린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배우 구혜선은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블랙 룩을 연출한 그녀는 이전과 달리 통통해진 얼굴과 몸매로 등장했는데 네티즌들은 그런 그녀를 보고 '임신설'과 '성형설'을 제기했다.
구혜선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밥을 많이 먹어서 10kg이 쪘다"고 해명했고 이후 셀카를 업로드하며 '뚠뚠이' '통통이'라는 코멘트로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자신의 상태를 드러냈다. 현재 그녀는 다이어트에 돌입해 셀카로 다이어트 진행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구혜선은 살을 찌우든, 살을 빼든 내 몸은 내가 선택해야 한다는 보디 포지티브 정신을 보여줬다. -
'당당하게 수영복' 이영자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영자는 보디 포지티브 운동의 선두 주자다. 올리브TV 예능 프로그램 <밥블레스유>에서 최화정, 송은이, 김숙과 함께 단합대회를 떠난 이영자. 멤버들과 함께 야외 수영장을 찾은 그녀는 주저 없이 티셔츠와 반바지를 벗어 던졌다. 멋스러운 패턴이 가미된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그녀는 한 손을 높이 들어 올리고 입수 준비를 했다. 이영자의 빛나는 순간이었다. 당당한 포즈로 입수하는 그녀 모습에 미소를 짓지 않은 여자가 있을까?
이영자는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저보고 당당하다고 말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저도 제가 괜찮은 몸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나 끊임없이 지더라도 사회가 갖고 있는 인식과 나의 자존심이 싸우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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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쪄도 멋있어' 씨엘
지난 8월 3일 인천국제공항이 들썩였다. 해외 스케줄로 출국하는 '2NE1' 씨엘의 모습이 포착됐는데, 체격이 몇 배나 불어난 모습이었던 것. 과감한 의상을 당당하게 소화해 화제를 모으던 그녀는 커다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 온라인에선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소속사 측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 후 씨엘은 지난 8월 4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MTV 스포트라이트' 무대에 올라 전과 다름없는 무대를 연출했으며, 할리우드 진출작인 영화 <마일22> 시사회 레드카펫 현장에 등장해 자신감 넘치는 애티튜드를 보여줬다. 네티즌의 반응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녀가 살이 찌면 어떠냐"는 의견을 보였다. -
'아름다움은 모두 다른 것' 엠버
중성적 이미지의 아이돌인 'f(x)' 엠버는 자신의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는 이들에게 의문을 제기했다. 여자, 남자가 하나의 스타일로 한정되지 않으며 모든 사람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최근엔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로워지겠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동안 저는 다른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제 몸을 창피하다고 여겼어요. 점점 제 몸에 대한 자신감도 잃었죠. 사람들은 제가 여자라는 이유로 연약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 때문에 전 자신의 야심과 목표를 포기했죠. 이젠 더 이상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더 강해질 거고, 그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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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환상 속의 나는 없어' 선미
선미는 가수란 직업에 걸맞게 노래를 통해 외모 지상주의에 대해 경고했다. 지난 9월 4일 발매된 선미의 미니 앨범 <워닝>의 타이틀곡 '사이렌'에는 이런 가사가 담겼다. "네 환상 속의 아름다운 나는 없어 / Get away out of my face(꺼져)." 선미는 외모 지상주의자들에게 온몸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실제 그녀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네티즌들이 자신의 마른 몸을 보고 '징그럽다'고 악플을 단다며 현재 댓글들은 음악에 대한 평가가 아닌 몸에 대한 품평회에 가깝다고 말한 바 있다. 그녀는 아름다움은 타인이 아닌 스스로가 기준이 돼야 하며 누구도 미의 기준을 정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
'내 몸을 사랑해' 에일리
한때 통통해진 몸매 때문에 악플에 시달렸던 에일리는 오로지 노래에만 집중하겠다며 다이어트 거부를 선언했다. 지난 8월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히든싱어5>에서 그녀는 눈물의 고백을 했다.
"다이어트로 49~50kg까지 체중을 감량했었어요. 체중이 주니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가수인데 무대에 서려면 어쩔 수 없이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게 슬펐어요. 마른 몸매로 노래하면 제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한 느낌이라 자괴감이 들었죠. 보기에는 좋았을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우울했어요. 그래서 저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어요. 스스로 행복하고 제 노래에 만족하는 게, 제 몸을 사랑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제 모습에 만족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