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놀 수 있는 ‘심플 하우스’로 리모델링했다. 거실은 TV를 두지 않고 테이블과 수납장만으로 심플하게 채웠다.
비우면서 꽉 채우다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125㎡(약 38평)의 아파트. 28개월 된 하승이와 류승모·최서윤 부부, 반려견 코코와 메이까지 다섯 가족이 사는 이 집은 얼마 전 구조를 약간 변경하고 마감재를 바꾸면서 심플하고 구조적인 집으로 탈바꿈했다. 신축 아파트라 크게 공사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아이와 반려견이 함께 놀고 삶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리모델링을 결심했다.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반려견을 집 한구석에 따로 격리 조치해야 하는 게 늘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이번에 이사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것이 손님이 와도 반려견을 따로 분리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 하승이와 반려견이 함께 놀면서 자라는 공간이었어요.” 부부는 이를 잘 버무려낼 디자이너를 찾다가 카멜레온 디자인을 만나게 되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깔끔한 스타일이 류승모·최서윤 부부의 취향과도 잘 맞았기 때문. “심플하면서 모던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가족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반려견과 아이를 중심으로 한 공간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컬러나 디자인에 개성이 강하면 질릴 수 있기 때문에 기본 마감재와 소재는 최대한 미니멀하고 심플하게 연출했습니다.” 카멜리온 디자인의 현은지 실장은 이러한 기본 틀을 바탕으로 ‘강약을 조절하는 집’을 키워드로 인테리어 콘셉트를 정했다.
거실은 원래 원목 바닥재였는데 반려견들을 키우는 만큼 관리하기 쉬운 타일을 깔아 모던함을 더했고,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TV를 보여주고 싶지 않아 따로 미디어 룸을 두고 거실은 테이블과 수납장만으로 심플하게 채웠다. 주방은 답답해 보이는 ‘ㄷ자’형 구조를 헐어내고 아일랜드 식탁을 놓아 11자 구조로 동선을 최소화했고, 비앙코 대리석 벽으로 마감해 세련된 이미지에 고급스러움까지 더했다.
추억이 함께 자라는 집
모든 것은 반려견 코코와 메이로부터 시작됐다. 류승모·최서윤 부부는 반려견들도 이제 온전한 가족 구성원으로서 언제든 모두 함께 어울리길 원했다. 코코가 메이를 낳은 뒤 하승이가 태어났는데 출생 시기가 비슷한 만큼 아이와 반려견이 친구처럼 함께 자라는 풍경을 그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현관에서 들어와 좁다란 복도를 지나면 거실과 주방이 마주한 구조였어요. 주방 쪽에 있는 답답한 벽과 주방 옆방의 벽을 허물고 유리 슬라이딩 도어를 세워 오픈된 또 다른 공간을 만들었죠. 반려견들의 집이자 하승이와 반려견이 함께 놀 수 있는 놀이방이에요.” 카멜레온 디자인의 현은지 실장은 집주인의 로망을 담은 공간을 실현했다. “가벽을 트고 유리 도어를 세워 또 다른 공간을 만든 것이지만, 투명한 유리 소재의 느낌으로 탁 트인 확장된 구조가 되었어요. 덕분에 손님이 오면 유리 도어를 닫아놓기만 하면 되니 전과 같이 반려견을 격리하지 않아도 되죠.”
부부 침실과 아이 침실은 온전히 기능에 집중했다. 부부 침실은 가장 작은 방에 침대와 화장대만을 배치해 꾸몄고 아이 방은 침대와 책상만 두되 보다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기 위해 동물 프린트 포스터와 동물 인형 등으로 하승이가 자기 방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원래 침실로 사용하던 안방에는 가벽을 하나 세워 한쪽은 부부가 TV를 볼 수 있는 미디어 룸으로, 다른 한쪽은 드레스 룸으로 공간을 활용했다. 이렇듯 섬세하게 구조를 나누고 공간마다 기능을 충실하게 채운 집은 가족의 사랑과 배려까지 더해져 편안하고 따뜻한 공기가 가득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