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올해 서른이다. 여섯 살에 연예계에 데뷔한 신동이 어느 새 30대가 되어 또 다른 전환점 앞에 섰다. 4년 만에 발표한 솔로 앨범 타이틀은 <권지용>, 콘서트 타이틀은 '모태'다. 그야말로 '새로운 시작'이라는 선언.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슈퍼스타로서의 현주소와 자연인으로서의 진솔한 얼굴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 변신조차 지드래곤다운 것이다. "내 나이 열셋, 이 세계에 너무 어리다는 내 라임에 같이 빠져들어 볼래." 불과 열세 살에 발표한 솔로곡 '내 나이 열셋'의 가사처럼 그는 늘 자신을 특정 이미지에 가두려는 시도와 싸워왔기 때문이다. 훨씬 나이 든 미래에도 그는 언제나 '새로운' 지드래곤일 것이다.
BIGBANG
열세 살부터 6년간 YG 연습생을 거친 지드래곤은 2006년 '빅뱅'으로 데뷔한다. 최연장자가 리더를 맡아온 관행과 달리 맏형을 제치고 리더가 됐을 정도로 그는 그룹의 중심이었다. 프로듀싱, 랩, 보컬, 작사, 작곡까지 올라운드 플레이어. 2007년 '거짓말'의 대히트로 정상에 오른 '빅뱅'은 2012년 앨범 <Alive>의 글로벌 히트로 위상이 더 높아졌다. 국내 가요계에서 그룹과 솔로로 동시에 톱을 차지한 사례는 '빅뱅'과 지드래곤 외엔 아직 찾기 어렵다.
CAR
지드래곤이 몸에 걸치는 모든 것이 화제가 되듯, 그의 차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연예인 슈퍼카 서열에는 그의 차가 빠지지 않는다. 잘 알려진 애마는 최근 SNS에 올려 화제가 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무광 블랙의 시크한 외양을 자랑하는 차로 약 5억원을 호가한다. 2016년 <무한도전> '무한상사' 편에 출연할 때 탄 차도 화제였다. 기본이 5억원가량이라는 '롤스로이스 고스트'다. 그 밖에 '벤틀리 컨티넨탈 GT' '맥라렌 650S' 등이 목격된 바 있다.
DARK KNIGHT
지드래곤은 음악 작업에 문화 예술적 취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다크 나이트>. 대사 "Why so serious?"를 미니 1집 <크레용>에 삽입하기까지 했다. 정규 2집 <삐딱하게>는 대니 보일 감독의 <트레인스포팅>에서 영향을 받았다. '빅뱅'의 유닛 활동에서도 취향은 반복된다. 미니 3집 <Oh my friend> 뮤직비디오에서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를 오마주했고 지디앤탑의 '악몽'은 <인셉션>을 연상시킨다.
EXECUTIVE DIRECTOR
연예계 데뷔는 의외로 연기다. 1994년 여섯 살에 임권택 감독의 영화 <태백산맥>에 출연한 것이 데뷔의 순간. 아이돌이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는 시대에 그에게도 많은 연기 제의가 왔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다 2016년 <무한도전>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 편'에서 권 전무(Executive Director) 역할로 연기에 도전했다. 쿠니무라 준, 김혜수, 이제훈 등 특급 카메오 군단 사이에서 '꿀리지 않는' 연기였다. 정작 본인은 촬영 후 여전히 "연기 울렁증이 있다"는 소감을 남겨 '연기자 권지용'은 쭉 희귀 자료로 남을 듯하다.
FEATURING
피처링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다. 예전에는 아이돌이 피처링에 참여하는 사례가 드물었지만 지드래곤은 일찌감치 국내를 넘어 해외 뮤지션들과 협업하면서 음악적 완성도를 발전시켰다. 2009년에는 일본 최고 댄스 보컬 유닛 '윈즈', 2012년에는 영국 팝 가수 픽시 로트, 2013년 솔로 정규 2집에서는 디플로, 미시 엘리엇과 협업했다. 올해는 싸이, 자이언티, 아이유 등과의 협업으로 음원 시장을 휩쓸었다.
GAHO
연예계 대표 애견인이다. 반려견 '가호'는 주름이 귀여운 차이니즈 샤페이종으로, 연예계 데뷔는 2009년 솔로 앨범 1집 <Breathe>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것이다. 지디앤탑 유닛곡 '뻑이 가요'에서도 "인지도는 우리 집 가호가 앞서"라는 가사로 애정을 표했다. 2012년 또 다른 반려견 '졸리'를 입양했고 2016년에는 반려묘 '아이'를 들이며 권 집사로 영역을 확장했다.
HER
지드래곤의 오른팔에는 'HER.'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다른 부위의 타투와 연결되는 단어임에도 'Her'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은 멈추지 않는다. 그의 많은 노래에 담긴 생생한 사랑의 감정이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 이번 앨범 타이틀곡 '무제'의 애절한 가사를 두고도 열애설이 돌았던 일본 모델 미즈하라 키코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작 지드래곤은 열애를 공식 인정한 적이 없다.
ISSUE MAKER
기획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아이돌 그룹들과 달리 '빅뱅'은 셀프 프로듀싱 능력을 지닌 지드래곤을 내세워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다. 틀을 깨는 과정에서 논란도 따라다녔다. 초기 자작곡들은 자주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논란에는 아이돌에 대한 편견도 작용했지만 스타와 아티스트의 경계에 서 있는 정체성 탓도 있었다. 2015년 미술관의 협업 논란이 대표적. 현대미술과 대중문화를 컬래버레이션하려던 시도는 대중 스타가 돈으로 예술을 매수하려 한다는 논란을 불러왔다.
JUNG HYUNG-DON
범대중적 인기에는 <무한도전>에 출연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예민한 완벽주의자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로 친근한 모습을 널리 알린다. 2013년 '자유로 가요제'는 더 대단했다. 정형돈은 아무도 도전하지 못한 지드래곤의 위엄 앞에서 도도한 고자세로 그의 완벽한 이미지에 빈틈을 열어주며 이전까지 보여주지 못한 표정과 숨겨진 예능감을 발굴하는 데 도움을 줬다. 결과는 MBC 연예대상 베스트 커플상 수상.
KARL LAGERFELD
지난해 1월 칼 라거펠트의 초청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샤넬 2016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참석했다. 미국 패션 잡지 <보그>를 비롯해 <뉴욕타임즈> <텔레그래프> 등 세계적 매체들이 '샤넬 쇼 베스트 드레서' 지드래곤을 호평했다. <보그코리아>는 창간 20주년 기념 초대형 프로젝트로 칼 라거펠트와 지드래곤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패션 황제' 칼 라거펠트와의 지속적인 협업은 '글로벌 패션 아이콘'으로서 지드래곤의 위상을 증명한다.
LOLLIPOP
광고계 파워는 국내 톱이다. 단지 매출 증가로만 이어지는 게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출한다. 대표 사례가 2009년 LG전자 싸이언 롤리팝 광고. '빅뱅'과 2NE1이 모델로 나선 광고에서 CM송 'Lollipop'은 음원 차트를 올킬하고, 각종 패러디와 패션을 유행시켰다. 최근 지드래곤이 디자인에 참여한 에잇세컨즈는 한 달 만에 매출이 5배로 증가했다.
MONGSANG DE AEWOL
2015년 제주도에 '몽상 드 애월'이라는 카페를 오픈했다. 제주도 정착 연예인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 카페는 성격이 좀 다르다. 지드래곤의 문화적 취향을 반영한 복합 문화 공간에 가깝다. 장 프루베의 오브제,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그림 등 지드래곤이 좋아하는 작품이 전시되고 혁오, 자이언티 등 아티스트들이 게릴라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NEWSROOM
2008년 '빅뱅'은 '원더걸스'와 함께 아이돌 그룹 최초로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한다. 젊은 층 위주이던 아이돌 팬을 전 연령대로 확장시킨 공로였다. 2015년 지드래곤은 JTBC <뉴스룸>에 초대된다. 이젠 어엿하게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서다. 손석희가 '엑소와의 차별점'을 물었을 때 지드래곤은 "우리는 우리 노래를 만들고 그것이 대중에게 어필된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ONE OF A KIND
솔로 1집 <Heartbreaker>는 대중적 성공에도 표절 시비에 가려 음악성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3년 뒤 미니 1집 <One of a Kind>에 이르러서야 완성도와 대중성을 성취하며 최고의 솔로로 성공할 수 있었다. 여러 기록도 남겼다. '그 ××'는 19금임에도 음원 차트를 휩쓸었고, 'One of a Kind'는 2012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랩&힙합 부문을 수상했다.
PEACEMINUSONE
지드래곤은 또 다른 자아를 'peaceminusone (피스마이너스원)'으로 표현한다. 'peaceminusone' 로고는 평화 로고에서 선 하나를 빼면 완성된다. 지드래곤 이니셜 GD를 결합한 모습이기도 하다. 지드래곤 자신은 이에 대해 평화로운 유토피아적 세계와 결핍된 세계를 잇는 이상과 현실의 교차점이라 말한다. 팝스타이자 아티스트로서 그가 추구하는 방향점처럼 들린다. 2015년 지드래곤의 미술 전시회 이름도, 지난해 론칭한 패션 브랜드도 'peaceminusone'이다.
QUOTED
지드래곤은 좋아하는 예술가의 말이나 작품 한 소절을 자주 인용한다.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죽기에는 너무 어리고 살기엔 너무 타락한(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 영화 <시드와 낸시>의 대사로 유명해진 말이다. 지드래곤은 이 대사를 솔로 앨범 1집 <The Leaders>에서 인용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타투로도 새겼다. 지디앤탑의 '쩔어'에서 인용한 "똥을 싸도 박수갈채를 받지"라는 랩은 앤디 워홀의 원전만큼이나 유명해졌다.
RAINBOW
지드래곤은 최고의 티켓 파워를 지녔다. 2009년 첫 단독 콘서트 <Shine a light>는 티케팅 시작 몇 분 만에 매진됐다. 2013년부터는 솔로 월드 투어로 확대됐고, 이번 솔로 월드 투어 역시 총 24개 도시를 순회한다. 막강한 관객 동원력에는 음악 외에 화려한 퍼포먼스와 감각적 비주얼의 힘이 있다. <Shine a Light>에서부터 강렬한 비주얼 아트로 눈길을 끈 지드래곤은 이번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윌로 페론과의 작업으로 한층 진화된 완성도를 선보였다.
SHINE A LIGHT
지드래곤은 최고의 티켓 파워를 지녔다. 2009년 첫 단독 콘서트
는 티케팅 시작 몇 분 만에 매진됐다. 2013년부터는 솔로 월드 투어로 확대됐고, 이번 솔로 월드 투어 역시 총 24개 도시를 순회한다. 막강한 관객 동원력에는 음악 외에 화려한 퍼포먼스와 감각적 비주얼의 힘이 있다.
에서부터 강렬한 비주얼 아트로 눈길을 끈 지드래곤은 이번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윌로 페론과의 작업으로 한층 진화된 완성도를 선보였다.
TAEYANG
유닛 활동을 두 번 펼쳤다. 지디앤탑이 둘 다 래퍼로서 강렬한 힙합 퍼포먼스를 지향한다면, 지디태양 싱글 '굿보이'는 감각적인 랩과 멜로디가 돋보였다. 지디태양 유닛은 한 곡뿐이었지만 2015년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 동시에 출연하면서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리더로서 늘 의젓한 모습을 보였던 지드래곤도 친구 태양과 함께 편하고 장난스러운 면모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UNTITLED
이번 앨범 타이틀곡은 '무제(Untitled, 2014)'다. 역대 솔로 앨범 타이틀 곡 가운데 제일 느리고 서정적인 곡. 원래는 강렬한 비트의 힙합곡 '개소리'가 타이틀이었으나 발매 직전 탑의 대마초 사건이 터지며 바뀌었다. 상처받은 이의 독백으로 점철된 가사는 절묘하게도 지드래곤이 덩달아 겪었을 아픔을 짐작케 한다. '인간 권지용'의 진솔한 얼굴을 내보이는 앨범이라는 점에서도 적절한 변경이다.
VIP
지드래곤을 수식하는 유명한 말 중 '연예인의 연예인'이라는 표현이 있다. '빅뱅' 팬덤인 'VIP' 칭호를 붙일 만큼 열성 연예인 팬들로는 황정민, 한가인, 여진구, 김유정 등이 유명하다. 일명 '지디 덕후'로는 아이돌 그룹이 많다. 일종의 롤 모델이다. 실제 셀프 프로듀싱, 활발한 유닛 활동, 트렌디한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의 영향을 받은 그룹이 늘어났다. 방탄소년단, 틴탑, 위너, 아이콘 등이 대표적이다.
WORKAHOLIC
지드래곤의 살인적 스케줄은 잘 알려진 바다. 2015년 '빅뱅'은 매달 신곡 두 곡을 발표하는 전대미문의 프로젝트 진행 중에 월드 투어도 했다. 여기에 <무한도전> 가요제 출연과 전시회까지 겹쳤다. 지난해에는 데뷔 10주년 정규 3집을 발표하고 월드 투어를 이어갔다. 그 심정이 이번 앨범 '슈퍼스타'에 담겨 있다. "작업해 곡 작업 밀린 광고 촬영/ 세계를 투어 다녀"라는 가사에는 살인적인 스케줄이 담담한 일상이 된 톱스타의 내면이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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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뿐 아니라 패션,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지드래곤은 방대한 취향의 전시장인 SNS 시대에 잘 어울리는 스타다. 음악 작업 모습부터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글로벌 셀럽들과의 친분을 증명하는 투샷, 구입한 미술품, 명품 패션쇼 참석 모습 등이 자유롭게 뒤섞인 그의 SNS는 마치 '팝아트' 같다. 현재 국내 연예인 중 제일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 중이다. 'xxxibgdrg'은 그의 인스타그램 아이디.
YG FAMILY
YG와 같이한 시간은 약 20년. 가족 같은 사이가 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얼핏 까칠해 보이지만 그는 패밀리십과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를 잘 보여준 건 지인들의 멘트로 구성된 이번 콘서트 하이라이트 영상이었다. 싸이, 세븐, 씨엘 등 동료 가수들과 가족, 스태프, 매니저에게까지 지드래곤과 권지용이 각각 어떤 사람인지 묻고 답을 듣는 그 시간은 그가 평소에 지인들과 어떻게 소통해왔는가를 말해준다.
ZUTTER
2015년 <m,a,d,e> 앨범 마지막 타이틀곡은 지디앤탑의 유닛곡 '쩔어(Zutter)'. '빅뱅'의 초기 색깔을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선 지디앤탑 곡을 더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지드래곤의 생각은 어떨까? "태양은 편하고 탑은 같은 래퍼라 자존심 싸움이 있다. 좋은 결과물을 위한 싸움이다." 공교롭게도 탑은 과거 지드래곤의 시행착오를 독하게 통과하는 중이다. 그 갈등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미래도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