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를 바짝 마르게 하는 온풍기와 메마른 실외 바람 등 가을부터 겨울에는 특별히 보습에 신경 써야 한다. 직접적으로 땅김이 느껴지고 장기적으로 노화 원인인지라 외면할 수 없기 때문.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써야 할까? 좋다고 소문난 제품, 뷰티 프로그램에서 상위권에 오른 제품, 무조건 고가의 제품,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중 ‘콕 집어’ 내게 필요한 제품이 궁금하다.
하루 중 12시간은 기본으로 생업 현장에서 종횡무진하며 얻어낸 ‘훈장’인 ‘피부 건조’와 오늘도 씨름하고 있는 이 시대 프로페셔널한 ‘노동자’ 12명에게 물었다. “보습 제품 뭐 쓰세요?” 플로리스트의 쭈글쭈글한 손을 위한 통 큰 투자, 트레이너의 탄탄한 보디 피부를 위한 노력, 간호사의 열일한 손을 위한 힐링 등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지금 그들이 아끼는 ‘인생 보습템’ 리스트를 공개한다.
최정화(플로리스트)
“화려한 꽃에 둘러싸여 있으니 보기에는 예쁜(?) 직업 같죠? 은근히 손에 가해지는 노동이 만만찮아요. 꽃 손질을 하다 보면 가위나 가시 등에 상처가 나고 손톱에 꽃물이나 이파리물 등 불순물이 스며드는 탓에 손을 자주 씻어요. 자연히 손이 쭈글쭈글해지는 일이 다반사죠. 이때 보습 제품을 손에 듬뿍 바른 뒤 ‘블리스 글래머 글러브즈’를 끼면 금세 촉촉해져요. 손톱은 건조해지기 전에 미리미리 전용 오일을 발라 보습을 유지하는데 저는 O·P·I 제품을 좋아해요. 손톱에 난 상처에 자극적이지 않고 고농축 단백질이 함유돼 손에 즉각적인 촉촉함을 주거든요.”
동지현(쇼호스트)
“촬영 강행군이 이어지는 날에는 꼬박 3시간 정도 조명을 쪼이고 낮밤이 뒤바뀐 컨디션에 피부가 혹사당해요. 그래서 방송 후 관리보다 방송 전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죠. 애초에 피부 속에 유·수분을 가둬 건조할 틈을 주지 않고 싶거든요. 방송 중간 중간 덧발라도 메이크업이 밀리지 않고 유·수분을 잡아주는 세럼과 앰풀을 병행해 사용해요. 피부 탄력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피토메르 올리고포스 세럼 이드라땅 오뜨 퍼포먼스와 프랑스 청정 지역의 해수를 동결 건조해 피부 보습력을 높인 꾸데끌라 모나코 마린 콜라겐 앰플을 애용해요.”
박가연(피트니스 선수 겸 트레이너)
“대회를 앞두고 혹독한 훈련이 이어질 때 특별히 보습에 신경 쓰고 있어요. 보통 5시간은 트레이닝 센터에서 유산소운동과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하는데 땀과 유·수분이 상당히 빠져나가요. 부기를 없애고 체중 조절을 하기 위해 사우나를 매일 이용하는 시즌이니만큼 피부 건조주의보가 따로 없죠. 샤워 후 바로 보습 관리를 하는데 미네랄, 아미노산, 비타민 등을 함유한 SK-II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를 미스트 통에 넣어 뿌려요. 보디 탄력을 위해서는 뉴트로지나 노르웨이젼 포뮬러 인텐스 리페어 바디 로션을 듬뿍 발라 마사지하는데 향이 없어 몸에 듬뿍 발라도 부담스럽지 않아요.”
한희원(골퍼)
“불행 중 다행일까요? 겨울 라운딩이 많지 않거든요.(웃음) 드물게 겨울에도 라운딩을 가지만 근본적으로 골퍼라는 직업은 계절에 상관없이 자외선과 오염된 공기에 장시간 노출되죠. 그렇게 유·수분 균형이 무너진 피부는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해요. 겨울에는 쉽게 건조하고 붉어지더라고요. 피부 진정을 위해 가방에 항상 미키모토 에센스 마스크 LX를 가지고 다녀요. 냉장고에 넣어뒀다 사용하면 쿨링 효과는 덤! 자외선에 노출된 머리카락도 푸석거리고 갈라짐이 심해져 보습이 시급해요. 좋다는 제품은 다 써보았지만 모로칸 오일 트리트먼트만큼 모발의 재생을 잘 돕는 제품을 보지 못했어요.”
이주현(네이처리 퍼블릭 홍보)
“외부 미팅 후 사무실에 돌아오면 건조하고 따뜻한 사무실 공기에 피부가 갑자기 달아올라 속 땅김이 느껴져요. 이렇게 유난스러운 피부 컨디션일 때는 피부를 편안하게 다독일 수 있는 보습 관리에 집중해요. 피부 진정 효과를 주는 달팡 오렌지블러썸 아로마틱 에센셜 오일 엘릭시르를 발라 피부를 진정시킨 뒤 크림으로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요. 특히 크림을 고를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데, 하루 종일 피부 땅김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 은은한 윤기를 부여해주는 제품을 좋아해요. 제가 고른 제품은 네이처리퍼블릭 진생 로얄 실크 워터리 크림이에요.”
목나정(포토그래퍼)
“지성 피부라 딱히 피부 보습에 신경 쓰지 않았던 거 같아요. 최근 들어 겉은 번질거려도 속 땅김을 느끼게 되니 겁이 나더라고요. 스튜디오에 가습기를 틀고 환기도 자주 하지만 조명의 열기와 답답한 실내 공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에요. 시어버터와 호호바 오일을 함유해 입술을 촉촉하게 케어하는 벨레다 애버론 립케어는 제 필수 아이템이에요. 피부 진정, 보습, 탄력 케어에 효과적인 라메르 크렘 드 라 메르 로 관리하면 속부터 차오르는 수분감을 느낄 수 있어요.”
송기호(오드퍼니처 목수)
“밀폐된 공간인 작업실은 늘 나무 가루와 먼지가 가득해요. 작업에 몰두해 3~4시간 지나면 피부 위에 쌓인 먼지가 보일 정도죠. 그래서 이틀에 한 번 모공 브러시를 사용해 딥 클렌징을 해요. 먼지로 자극 받은 피부는 키엘 카렌듈라 허벌 엑스트렉트 토너로 진정시킨 뒤 키엘 울트라 페이셜 크림을 적당량 발라줍니다. 과하지 않은 유분감으로 사계절 사용하기 좋을 뿐더러 작업 시 생기는 먼지를 막아주는 것 같아요. 핸드크림은 보습력 으뜸인 록시땅을 애용하고 있어요.”
김에지(메이크업 아티스트)
“촬영 현장이나 스튜디오에 있으면 자주 건조함을 느껴요. 그래서 색조보다 기초 케어에 공들이는 편이죠. 저의 보습 루틴은 간단해요. 팅쳐 제품과 에센스로 관리하는데요, 빌리프의 더 트루 팅쳐 오브 카모마일은 제형이 거의 물에 가까워 흡수가 빠른 제품이에요. 에센스나 수분 크림의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죠. 메이크업 전, 모델들에게도 꼭 사용하는 제품이에요. 빌리프의 클래식 에센스 인크리멘트는 유·수분 균형을 효과적으로 잡아줘 벌써 네 병째 쓰고 있어요.”
이동은(호텔리어)
“호텔은 창문이 없고 신선한 외부 공기로 환기하기 위해 벤틸레이션을 작동해요. 민감한 피부를 지닌 사람은 쉽게 피로감과 건조함을 느끼죠. 원래는 사무실에서 미스트를 썼지만 오히려 금방 더 건조해지는 느낌이라 이제는 화장 전 수분 관리에 신경 써요. 눅스 데이 크림을 듬뿍 바르는데 바르고 바로 화장이 가능할 정도로 밀림 현상이 없어 애용하죠. 밤에는 수분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느낌을 주고 향도 강하지 않은 시슬리 꽁포르 익스트렘므 나이트 크림으로 관리해요.”
이지효(대학병원 간호사)
“중환자실은 밀폐된 구조라서 매우 건조해요. 강력한 소독제로 손 씻을 일이 많아 손이 빨갛게 트고 두드러기가 나기도 하죠. 손 보습을 위해 제가 택한 제품은 이솝 레저렉션 아로마틱 핸드 밤이에요. 빠르게 흡수되고 보습력도 훌륭해요. 무엇보다 아로마 향이 좋아 힐링되는 느낌이고요. 페이스 제품은 순한 피지오겔 DMT 크림을 사계절 내내 로션처럼 사용해요. 미라클 톡스 필크림은 입소문을 듣고 사용 중인데 산뜻한 발림에도 불구하고 보습력이 최고예요.“
김시진(모델)
“두꺼운 화장을 했다 지웠다 반복하고, 조명을 수시로 받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워요. 각질도 많이 일어나고요. 전 손앤박 뷰티 워터를 화장솜에 묻혀 피붓결을 정리하는 걸로 보습을 시작해요. 그 뒤 A.H.C 프리미엄 하이드라 B5 수더를 바르는데, 피부를 쫀쫀하게 잡아줘요. 다음으로 같은 브랜드의 순면 밀착 마스크 시트를 사용하죠. 마무리로 맥스 클리닉의 인텐시브 콜라겐 앰플을 바르면 다음 날 피부에 확실히 윤기가 돌아요.”
김해인(승무원)
“장시간 비행, 건조한 기내 환경 탓에 피부의 수분을 지키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직업 특성상 항상 밝고 화사한 피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비행 전후 꾸준히 관리해요. 겨울철에는 소티스 데스카 크림으로 딥 클렌징과 각질 관리를 하는데, 굉장히 순해서 예민한 제 피부에도 잘 맞아요. 사용 후 화장도 잘 받죠. 참, 모발에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아요. 샤넬의 헤어 미스트는 정전기 방지에도 좋고 은은한 과일 향이 나서 좋아해요. 보디에는 리치하고 크리미한 제형의 조 말론 우드 세이지 앤 씨 솔트 보디크림을 발라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