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 랩스타> 출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각각 다른 시즌에 출연했기 때문에 친해지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친해졌나요?
헤이즈 (육)지담이와는 주변 지인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요. 어리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제 성격은 굉장히 어른스러워요. 쿨함 속에 진중함이 있죠. 지담이가 조언하면 고개가 절로 숙여질 정도라니까요. 6살이나 많은 제가 언니라고 부를 정도로 생각도 성숙하죠.(웃음) 상대방을 위한 격려나 조언을 아끼지 않는 고마운 친구예요.
애쉬비 헤이즈 언니는 주변을 잘 챙기는 스타일이에요.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탈락했을 때 좌절감 때문에 굉장히 힘든 시간을 견뎌야했었는데, 언니의 격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어요. 심지어 얼마나 웃긴데요.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귀여워요, 진짜. 해피 바이러스라니까요.
육지담 우리나라에 여성 래퍼가 많지 않잖아요. 자연스럽게 우리끼리 모이는 자리가 많았죠. 언니들이 알고 보면 성격이 진짜 좋아요. 마음이 한번에 확 열린달까?
헤이즈 셋이 같이 있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빵빵 터져요. 아무래도 같은 길을 걷는 친구들이다 보니 얘기가 잘 통하죠. 사적인 이야기도 물론 많이 나누고요.
애쉬비 저희 셋 다 엉뚱해요. 말도 안 되는 말에 웃고, 말이 되는 말을 해도 정색하죠.(웃음) 무슨 시트콤을 찍는 것 같다니까요. 첫 만남이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인사하는 순간부터 어색함이 없었던 건 확실해요. 성격은 잘 맞는데 음악적으로는 서로 색깔이 완전히 달라서 오히려 영감을 얻을 때도 있고요.
육지담 맞아요. 애쉬비 언니는 제가 못 하는 다른 음악 스타일의 여자 래퍼 중에 독보적이에요. 헤이즈 언니랑은 음악 코드가 비슷한 거 같고요. 비슷한 노래를 좋아한다든지 비트를 고를 때도 취향이 비슷해서 놀랐어요.
육지담 애쉬비 언니의 독특한 랩 플로우를 특히 닮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더 욕심나요. 헤이즈 언니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죠. 오랫동안 혼자 살아서 그런지 외로운 감정에 대해서도 잘 알고요. 저는 아직 그런 경험이 없어서 언니가 부러울 때가 많아요.
헤이즈 오히려 저는 지담이의 뒤끝 없는 쿨한 성격을 닮고 싶어요. 사소한 일에도 ‘걱정 인형’ 스타일인 제게는 없는 능력이에요. 애쉬비는 차분해요. 재촉하거나 서두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죠. 그래서 함께 있으면 저도 여유가 생겨요. 무엇보다 애쉬비와 지담이의 섹시한 매력을 뺏고 싶어요. 특히 애쉬비는 몸매가 좋아요. 다이어트 왕이라니까요.
애쉬비 (웃음). 어떻게 맨날 다이어트를 하겠어요. 평소에는 미친 듯이 먹다가도 중요한 스케줄이 있으면 완벽하게 식단 관리를 해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요. 사실 그렇게 몸매가 좋지도 않은데 언니는 제 몸매가 예쁘대요. 헤이즈 언니 말처럼 지담이에게는 스무 살만의 패기가 있죠. 아주 강렬해요. ‘될 대로 되라. 나는 하고 싶은 거 한다!’ 이런 마인드가 좋아요. 누군가 지담이에게 “너 안 될 거야. 그만둬”라고 한다면 지담이는 “니가 뭔데?” 하고 받아칠 아이예요.(웃음)
육지담 (웃음) 어렸을 때부터 애교가 없어 귀엽다는 말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는데, 요즘 들어 귀엽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다른 사람들 말을 빌리자면 애교가 없는 게 진짜 애교라나?(웃음) 풍선껌 부는 모습도 귀여울까요? 오늘 화보, 너무 기대돼요.
애쉬비씨의 실제 성격은 어때요?
애쉬비 다들 제 얼굴이 새침데기 상이래요. 약간 고양이상의 얼굴? 그래서 다가오지 못하는 분도 많은데 사실 성격은 되게 둥글둥글해요.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낯을 안 가려서 누굴 만나도 어색하진 않죠. 헤이즈 언니가 제일 귀여워요! 올라프를 사랑하는 언니를 보세요. 사랑하지 않을 수 있나요?
헤이즈 올라프를 좋아하게 된 건 그의 마인드가 좋았어요. <겨울왕국>을 보면 ‘올라프 씨’께서 “누군가를 위해 녹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냐”라는 말씀을 ‘하셨죠’. 올라프는 녹으면 죽는 건데도 말예요. 그 순간 ‘사랑에 관해 나와 똑같은 가치관을 지닌 친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사랑하게 됐어요.(웃음)
헤이즈 씨는 서울에 혼자 올라와 살면서 더욱 올라프에게 의지하게 된 게 아닐까요?
헤이즈 아르바이트와 음악을 병행하면서 이도 저도 아닌 시간이 있었어요. 새벽 3시까지 아르바이트하고 집에 와서 음악 작업을 하고, 아침 9시에 다시 출근하고. 올라프를 보며 힐링했던 것 같아요. 사람들은 제게 “미련하다, 왜 사서 고생이냐, 정신 차리고 편하게 살아라”라고 했지만, 저는 그런 고생 속에서 세상을 배웠고 간절함과 절실함을 배웠죠. 노력하면 반드시 더 나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것도 배웠어요.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침대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너무 행복하거든요. 그러고 보니 그때는 침대도 없었네요. 하하하하. 짱이다. 내 지금의 삶.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지 않았나요?
헤이즈 ‘내가 돈 벌러 왔나, 음악 하러 왔나. 과연 몇 살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복잡해졌어요. 냉정한 현실과 마주한 거죠. 다 포기하고 고향에 내려가기 직전에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섭외 연락이 왔어요. ‘기회다. 무조건 나가자’라고 생각했죠. 미친 듯이 노래했고, 인생 최고의 열정을 쏟았던 것 같아요. 무대 위에 있는 제 모습이 너무 좋았거든요. 덕분에 지금의 헤이즈가 있게 됐어요. 이렇게 화보도 찍고요.(웃음)
애쉬비 헤이즈 언니는 그냥 멋진 언니예요.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언니가 있는 거라고 확신해요. 음악적으로 자기가 뭘 잘하는지를 아는 뮤지션이죠.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한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애쉬비 예전보다 저를 알아봐주시는 팬들이 조금 더 늘었다는 거? 가장 큰 변화는 랩을 좋아하지 않으셨던 부모님이 저를 인정해주신다는 거죠. “그렇게 고집 부리더니 결국 해냈구나” 하면서 뿌듯해하세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최근에 꿈이 하나 생겼어요. ‘엄마 통장에 0을 여러 개 붙여야지’라는 저만의 계획이오! 엄마는 아직 이런 제 속내를 모른답니다. 쉿! 비밀이에요.(웃음)
헤이즈 제가 만든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이 늘었다는 게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에요. 그만큼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졌지만 그것마저도 좋아요.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에요. 제 인생에서는 은인 같은 존재죠.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겠어요.
육지담 스스로의 한계를 넘고 싶어서 출연했는데 진짜 제 한계를 뛰어넘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출연 후 무대 매너부터 랩 실력까지 늘었죠. 무대를 즐기는 법도 배웠고요. 아! 일도 늘었어요.(웃음)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대체 랩이 왜 좋아요?
육지담 랩은 솔직해요. 일반 노래보다 더 많은 가사가 들어가기 때문에 말들을 풀어 쓰죠. 당연히 솔직한 가사가 나올 수밖에 없어요.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속 시원하게 욕도 할 수 있고요. 다양한 감정을 가사로 쓸 수 있다는 게 재미있어서 빠지게 됐어요.
애쉬비 맞아요. 랩을 하면 카멜레온처럼 변할 수 있어요. ‘얘가 이런 것도 해? 이런 면도 있었어?’ 하면서 더 궁금하게 할 수 있죠. 그런 반응이 즐거워요. 제가 <언프리티 랩스타2> 영구 탈락 때 불렀던 ‘지금’이라는 곡이 있는데 ‘음악을 하는 지금이 가장 즐겁다’는 내용이에요. 즐기면서 음악을 하다 보니 팬도 늘었어요. 최근에 팬 카페도 생겼고요. ‘애기비’라는 이름인데 너무 귀엽지 않아요?
육지담 어떤 래퍼라고 규정하고 싶지 않아요. 때에 따라 다르게, 느낌이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랩을 할 수 있는 래퍼가 되고 싶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래퍼랄까? 저 스스로 음악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자신해요. 모든 순간을 가사로 생각했으니까요. ‘열심히 하는 게 눈에 보인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헤이즈 저를 잘 표현하는 랩과 노래를 하고 싶고, 또 매 순간 저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담아낼 줄 아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애쉬비 ‘여성 래퍼’가 아니라 ‘래퍼 애쉬비’가 되고 싶어요. 래퍼와 뮤지션을 오가는 그런 사람이 될 거예요. 감동을 주기도 하고 기쁨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게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음악을 하는 게 꿈입니다. ‘애쉬비’라는 사람이 더 궁금해질 수 있도록요.
뜨거운 20대를 살고 있어요. 어떤 미래를 꿈꾸나요?
육지담 그냥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행복해지고 싶어 음악을 했으니까요. 혹시 나중에라도 또 다른 행복해질 일이 생긴다면 주저하지 않을 거예요. 그게 뭐가 됐든요.
헤이즈 두 가지 꿈이 있어요. 첫째는 단독 콘서트를 열어 팬들과 함께하는 것. 둘째는 서울에 집을 마련해 가족과 함께 사는 것. 콘서트는 언제 열 수 있을까요? 생각만으로도 아찔하고 소름끼치게 행복해요.
애시비 저로 인해 제 주변 사람들까지 평생 행복해지는 걸 바라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가 가장 행복해야겠죠. 음악할 때가 가장 행복하니까, 평생 음악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주관과 신념이 확고해서 보기 좋아요.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겠죠?
헤이즈 제 이상형은 확고합니다. 혈액형은 A형이어야 하고요. 개그 코드가 잘 맞아야 해요.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흘러가는, 술은 가급적 안 마시는, 노는 걸 좋아하지 않는,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항상 잘 보고하고 알아서 걱정할 일을 만들지 않는, 저를 너무 사랑해서 때로는 저에게 집착하는, 힘이 들 땐 제게 의지하고 기대는, 제가 하는 일을 이해해주는 남자요. 조건이 너무 많죠?(웃음) 그래도 결론은 하나예요.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요!
육지담 연애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연애 스타일이랄 게 없어요. 요즘엔 절 예뻐해주고 눈에 진심이 담긴 사람을 좋아해요. 저는 일단 좋아하면 완벽히 일편단심이 돼요. 감정에 굉장히 솔직한 편이라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을 절제하지 못해요. 상대방이 너무 자유분방한 저를 당황스러워할 때도 있더라고요.(웃음) 이상형은 웃는 게 예쁘고 눈이 예쁜 남자! 그리고 의지가 되는 남자!
애쉬비 저는 눈에 쌍꺼풀이 없거나 속꺼풀이 있는 남자를 되게 좋아해요. 무심하게 생긴 눈이 되게 귀엽기도 하고 매력 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리더십 있는 남자! 그런 남자라면 없던 애교도 절로 생기죠.
세 사람의 우정이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헤이즈 앞으로도 지금처럼 둘도 없이 편한 언니 동생이면서 또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동생들아, 사랑해!
애쉬비 일 때문에 스트레스 잔뜩 받고 와도 지담이, 헤이즈 언니랑 있으면 나른해지는 무언가가 있어요. 편한 사람과 있으면 나른해지잖아요. 아무 생각 없이 얘기해도 웃으면서 넘기는 그런 바보 같은 관계였으면 좋겠어요. 나도 사랑해 언니!
육지담 제가 언니들 말만 잘 따른다면 이 관계는 계속 유지되지 않을까요? 언니, 내가 더 잘할게!(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