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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되는 남자, 조세호

전 국민이 조세호에게 ‘왜 안 왔냐’고 따진다. 대중은 지금 조세호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On June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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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딸 유치원에 안 왔어요?” “우리 회사 회식에 왜 안 왔어요?” 요즘 유행어다. 졸지에 ‘프로불참러’가 된 조세호의 말이었다. 일명 조세호 현상이라고도 부른다. 지난해 <세바퀴>에 출연했을 당시 “왜 안재욱 결혼식에 안 왔냐?”는 김흥국의 말에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며 억울해하는 조세호의 모습이 캡처됐고, 그 당시 잠깐 웃긴 자료로 소모됐다. 1년이 지나 갑자기 그 자료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그것에 웃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2014년 예능 프로그램 <룸메이트>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얻었던 조세호. 그 인기가 사그라지나 했더니 또 한 번 열풍의 주인공이 됐다. 뭘 해도 되는 남자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유머에 공감하는 대중의 심리는 뭘까? 왜 우리는 조세호의 억울함을 보며 웃는 걸까? 먼저 우리는 조세호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조세호는 그동안 억울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과거 그가 출연한 <시간탐험대>에서 한겨울, 차가운 물에 얼굴을 담그고 있는 영상이 있다. 유머 커뮤니티에서 크게 화제가 된 영상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죠? 이러려고 태어난 게 아닌데.” 왜 그가 웃기기 위해 그런 봉변을 참아야만 하는 걸까? 화가 날 법한 상황이지만 예능이라는 연출된 형식에서 철저한 을로 임해야 하는 그는 화를 낼 수가 없다. 우리는 을의 입장에는 공감하지만 조세호의 표정이 슬프지는 않다. 그의 억울함은 우리가 매주 시사 프로그램과 뉴스에서 보아온 억울한 표정과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조세호의 억울한 표정은 분노의 경계선에 못 미친다. 우리는 이것이 연출된 장면이라는 것을 알고 그가 출연료를 받는 연예인이라는 것을 알기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대신 그의 억울함이 가볍게 느껴져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다. 조세호가 억울함을 시원하게 호소하는 장면은 사이다처럼 통쾌한 기분을 안겨주기도 한다. 고3 때? 명절에? 취업 준비할 때? 사촌 결혼식 때? 언제가 됐든 살아오면서 친척 어른들에게서 종종 들었을 법한 소리다. 친척 어른이 아니더라도 선배나 부장님 등 사회적 어른들에게서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조세호처럼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고 소리쳐 반문 한 적이 있을까? 조세호처럼 억울한 표정을 지은 적이 있을까? 버릇없는 놈이라는 소리가 무섭지 않았을까? 과연 조세호가 억울함을 토로할 때 우리는 웃기기만 했을까? 한편으로는 통쾌함도 느꼈을 것이다. 해석이야 어찌됐든 지금 조세호는 뭘 해도 되는 남자임이 분명하다.
 

MINI INTERVIEW

‘프로불참꾼’이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기분이 어때요?
얼떨떨해요. 불미스러운 일로 이슈가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관심이 기분 좋아요. 제 직업이 대중에게 웃음을 드려야 하는 일인 만큼 많은 분이 패러디하면서 즐거워해주니까 감사할 뿐이죠. 개그맨으로서 이런 일이 있을 때 보람을 느껴요. (김)흥국 형님 덕분에 인기를 얻게 돼서 감사하고요.

‘왜 안 왔냐’고 묻는 사람이 많죠?
많은 분이 ‘왜 안 왔냐’고 물어보시는데 해명하느라 바빠요.(웃음) 김희선씨, 조승우씨 등이 ‘왜 안 왔냐’고 하실 때는 정말 얼떨떨했죠. 괜히 죄송한 기분이랄까요. 그래도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뭐예요?
‘부모님 결혼식에 왜 안 갔냐’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웃음) 다른 사람도 아닌, 우리 부모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점이 송구스러워지더라고요.

김흥국씨와 광고를 찍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최근에 촬영을 마쳤어요. 마침 그날이 흥국 형님 생일이라 현장에서 소소한 생일 파티를 열었죠. 저를 되게 예뻐해주세요. 늘 제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죠.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요.

이쯤에서 궁금한 것 하나. 안재욱씨와의 만남은 이뤄졌나요?
아직요. 이곳저곳에서 안재욱씨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직 만나지는 못했어요. 안재욱씨가 나오는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것 같기는 한데…(웃음) 잘 모르겠어요.

안재욱씨 딸의 돌잔치에는 참석할 거죠?
혹시라도 연락이 오면 흔쾌히 참석할 거예요.

이참에 안재욱씨와의 ‘콜라보’ 화보는 어때요?
좋아요! 그런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 어색할까 봐 걱정이에요. 그분이 저를 좋아해주실지도 잘 모르겠고요. 그래도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만나 뵙고 싶어요.

<우리 결혼했어요>에 차오루씨와 가상 부부로 출연 중이죠?
재미있는 추억을 쌓고 있어요. 차오루씨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풍기는 사람이에요. 제가 많이 부족한데도 잘 받아줘서 고마워요. 한번은 방송에서 ‘족욕을 시켜줘야겠다’는 말에 감동했죠. 왠지 평생 잘해줘야 할 것 같은 사람이랄까요.

상암동에 가면 조세호씨를 만날 수 있나요?
방송 촬영 때문에 일주일에 3일 정도는 와요. 트렌드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하는 개그맨에게 상암동은 최적의 장소예요.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 부탁해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그리고 ‘그때, 그곳에’ 가지 못해서 미안해요~!(웃음)

CREDIT INFO
취재
이예지 기자, 조진혁(<아레나> 기자)
사진
서울문화사 DB
2016년 06월호
2016년 06월호
취재
이예지 기자, 조진혁(<아레나> 기자)
사진
서울문화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