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최태원 회장은 한 언론사에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의 주요 골자는 27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노소영 관장과 수년 전부터 별거해왔으며, 2008년부터 만남을 가져온 여성이 있다는 것. 최 회장은 내연녀 김씨와의 사이에 6살 난 딸이 있으며, 노 관장과의 이혼을 원한다고 털어놨다. 최 회장은 그날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다. 평소 서린동 SK 본사 사옥 4층의 아트센터 나비로 출근하던 노 관장의 출근 여부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의 내연녀로 알려진 김 모씨의 과거와 신상도 낱낱이 폭로되기 시작했다.
항간에는 최 회장이 불륜 사실을 고백한 까닭이 내연녀 김씨가 둘째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이라는 루머까지 돌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SK 측 관계자는 “최 회장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김씨의 임신설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라고 일축했다. 본지는 불륜 고백 이후 한 달 동안 최 회장의 근황을 밀착 취재했다. 가까이에서 본 최 회장은 개인 스케줄에도 경호원을 대동하는 등 사람들의 눈에 띄는 걸 극도로 피했다. 마치 007 작전을 연상케 하는 그의 일상을 공개한다.
그 후, 최 회장의 요즘
12월 29일
최 회장은 언론에 고백 편지를 보낸 당일 밤 서울 연희동에 위치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았다. 장모인 김옥숙 여사를 만나 편지를 공개한 경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측근을 통해 “편지를 공개한 것은 아내에게 공개 이혼을 요구하고자 한 것이 아닌 ‘커밍아웃’이 목적이었다”고 전했다.
1월 3일
‘불륜 고백 논란’이 불거진 지 닷새째인 1월 3일에는 평소 다니던 교회를 찾았다.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온 김형국 목사의 주재로 이뤄진 예배였다. 지난해 8월 출소 이후 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그는 수감 기간 중 수차례 성경을 통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출소 당시에도 한 손에 성경책을 들고 나왔다.
1월 4일
두문불출하던 최 회장이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것. 그는 운집한 취재진의 눈을 피해 호텔 뒷문으로 출입했다. 최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SK는 ‘패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1월 10일
이날도 최 회장은 예배가 끝난 뒤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사람들 틈새로 보이는 그의 표정은 어두웠다. 경호원 세 명이 최 회장 곁을 지켰고, 워커힐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경호차 두 대가 그의 차를 호위했다. 워커힐 호텔은 노 관장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 그는 호텔에 잠시 머물다가 장충동의 모처로 이동했다
1월 12일
출근하지 않고 서울 모처에서 업무를 보던 최 회장이 SK 본사로 출근했다. 최 회장이 출근한 이후에는 경호원의 삼엄한 경호가 이어졌다. 최 회장의 차가 주차된 주차장으로의 출입은 철저히 제한됐고 경호원이 수시로 건물 주변을 살폈다. 퇴근하는 최 회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1월 13일
노 관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친분이 있는 문화평론가 김갑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 노 관장은 “남편은 2011년 9월에 집을 나갔다. 어거스틴이나 성 프란시스코 모두 회심하기 전엔 엉망이었다. 누군가가 그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사람이 있었던 건데 (남편을 위해 기도하는) 그 사람은 나다”라고 심경을 드러냈다.
1월 14일
SK 본사 사옥에서 업무를 마무리하고 나오는 최 회장. 세간의 시선이나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출근 중이다. 직원조차 최 회장의 출근 사실을 모르고 있는 눈치. 기자에게 “회장님이 출근했느냐?”고 반문할 정도다. 조용히 업무를 본 최 회장은 오후 7시께 경호원을 대동하고 퇴근했다.
1월 17일
최 회장과 김씨가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2008년 SK건설이 지은 서울 반포동 고급 빌라를 15억 5천만원에 매입해 2년 뒤 SK 싱가포르 계열사인 버가야인터내셔널에 24억원을 받고 되파는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혐의다.
추적! 내연녀 김씨
내연녀 김씨는 누구?
최 회장이 언론에 보낸 편지에서 언급한 내연녀 김씨는 미국 뉴저지 주 출신 시민권자다. 뉴저지에서는 이미 알아주는 미모의 여성이었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평범한 가정주부지만, 빼어난 미모 덕분에 한인 커뮤니티에서 유명세를 치렀다는 것. 실제로 한 네티즌이 공개한 사진 속 그녀는 또렷한 이목구비에 흰 피부를 자랑한다.
김씨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2002년에 태어난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최 회장을 만난 뒤 2008년 뉴저지 주 패세익카운티 가정법원에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 같은 해 8월 이혼 판결을 받았고, 당시 그녀는 전남편에게 재산을 주는 대신 양육권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블로거 B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에 따르면 2010년 한국에서 최 회장의 딸을 출산한 김씨는 이듬해 홍콩의 한 호텔에서 돌잔치를 열기도 했다.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미국에서 생활할 당시 각종 커뮤니티에 최 회장과의 관계를 공공연히 알려왔으며, 이 때문에 뉴저지에 사는 한인들은 최 회장과 김씨의 관계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또한 김씨는 유명 연예인들과도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연예인과 찍은 그녀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기도 했다. 사진 속 그녀는 딸을 안고 있었다.내연녀 & 혼외자는 어디에?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씨의 딸은 반포동의 한 유치원에 다니다가 최근 한남동 인근에 있는 유치원으로 옮겼다. 이곳은 한국인 선생님과 원어민 선생님이 상주하는 이중 언어 유치원이다. ‘놀이’와 ‘자유’의 힘을 믿는 부모들이 선택하는 곳이며 유명 인사의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학버스가 4대 있지만 개인 기사가 직접 등·하원시키는 부모가 대다수다. 최 회장과 김씨 사이에서 태어난 6살 난 딸 역시 경호원을 대동하고 등·하원했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김씨가 가끔 유치원에 들러 딸의 생활을 지켜보기도 했다고. 유치원의 한 관계자는 “김씨의 딸이 현재 다니고 있는 게 맞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원아의 신상에 대해 밝힐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 회장과 김씨가 처음 만났다는 2008년, 김씨는 자신의 명의로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A빌라를 15억 5천만원에 매입했다. A빌라는 SK건설에서 만든 고급 빌라 브랜드다. 2년 후인 2010년 SK그룹의 해외 계열사인 버가야인터내셔널은 김씨의 집을 24억원에 사들였는데, 금융소비자원은 이 과정에서 김씨가 ‘국내 부동산 매입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재외동포나 해외법인이 국내 부동산을 취득할 때에는 한국은행에 취득 서류와 금액을 신고해야 한다. 국내 재산의 무단 해외 반출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해당 빌라의 경비원은 “그녀가 이곳에 살았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 그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 그녀를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노 관장과 별거 후 지냈다는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의 고급 빌라 J는 최 회장이 고교 동문 B씨로부터 약 45억원에 매입한 집이다. 한강 조망권을 자랑하며 완벽한 보안으로 사생활 보호에 용이한 이 빌라에는 다수의 유명인이 산다.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 후 대부분 이곳에서 김씨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몇 해째 이곳에 상주하는 한 경비원은 기자에게 “김씨는 이미 오래전 이사를 갔다. 그녀와 딸이 살던 집에는 다른 가족이 산다”고 밝혔다.
내연녀 지인 A씨 인터뷰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그녀, 경호원 대동하고 다녔다”
수소문 끝에 김씨와 만난 적이 있다는 A씨와 접촉할 수 있었다. 지인 모임 자리에서 만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A씨는 김씨를 두고 “최 회장의 내연녀인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눈에 띄는 예쁜 외모이긴 하지만 인터넷상에 공개된 사진의 얼굴과는 조금 달라요. 예쁘다기보다는 고급스럽다고 할까요? 키도 크고 날씬하죠. 자기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 사진 속 최 회장을 꼭 닮은 딸의 얼굴을 보고서야 그녀가 최 회장의 내연녀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A씨는 김씨와 딸에 얽힌 에피소드도 들려주었다. 김씨의 딸이 다니는 유치원은 아이를 등·하원시키는 보모나 경호원이 있는 고급 유치원. 이 때문에 보호자는 아이의 인솔자가 바뀔 경우 사진을 찍어 유치원에 알려야 한다. 김씨 역시 딸의 등·하원을 경호원 몇 명에게 맡겼는데, 하루는 유치원에서 처음 보는 경호원에게 아이를 맡겼다는 것. 그 일로 김씨가 유치원을 찾아 ‘내 애가 납치라도 되면 책임질 거냐’며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대체 어느 집 며느리일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가 우리나라를 쥐락펴락하는 대기업 총수의 딸이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네요.” A씨는 김씨가 최 회장의 불륜 고백 직전에 미국 뉴저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지인들에게 “사태가 잠잠해지면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최근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들었어요. 새로운 거처를 알아보는 것 같더라고요.” A씨 역시 최 회장과 김씨의 스캔들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노소영 관장의 요즘
노소영 관장은 최태원 회장의 이혼 요구에 “끝까지 가정을 지키겠다. 아이들도 이혼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2000년부터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부인 고 김계희 여사가 맡아 하던 아트센터 나비를 운영하고 있는 그녀는 논란 직후 출근하지 않았다. 노 관장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워커힐 호텔의 한 빌라. 하루 숙박비가 2백만원에 달하는 고급 빌라다. 호텔 회원만 출입이 허락돼 사생활 보호에 용이하다.
지인들에 따르면 그녀는 예술과 문학에 관심이 많다. 작년 9월에는 현장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기획한 바를 적었다는 책 <디지털아트>를 출간했고, 2008년에는 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과 조교수직을 맡아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노 관장은 세 남매의 교육에 대해서는 자신의 신념을 따랐고,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데도 앞장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대기업 총수의 자녀들이 명문 사립고, 명문 대학교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을 때, 그녀는 큰딸과 둘째 딸을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막내아들은 대안학교에 보냈다. 그녀가 스스로 밝힌 교육법은 ‘방목형 교육’. 평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노 관장은 과거 <우먼센스>와의 인터뷰에서 “집에서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아이들도 독서 습관이 몸에 밴다는 생각에 항상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재벌가 부인들의 봉사 사교단체 ‘미래회’에서 17년째 중심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는 노 관장은 해마다 열리는 자선 바자회에 딸과 동행한다. 지난 2013년 바자회 현장에서 본지와 만난 노 관장은 “20년 전 나이 많은 어르신이 내게 와서 의미심장한 말을 하셨다.
‘겸손하면 자신이 잘되고 남한테 베풀면 자식들이 잘된다’는 말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베푸는 사람들의 자식들이 다 잘되더라. 이후로 공부를 시키기보다는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만의 교육관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 관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녀를 두고 “재벌가 부인답지 않게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입을 모은다.
최 회장의 불륜 고백,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앙케트
최태원 회장의 갑작스러운 고백을 대중은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지난 1월 14일부터 닷새 동안 <우먼센스>독자 338명에게 물었다.
1. 최 회장의 고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최 회장의 ‘솔직 당당한’ 고백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이해할 수 없다”거나 “‘부끄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어쨌든 내연녀가 대단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다수였다.
2.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이혼한다면 재산 분할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이혼을 한다면 재산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 대다수의 응답자가 “노 관장이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우리나라 가정법상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인정되지 않는 게 관례이기에 이혼의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3. 최 회장의 기업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2년 7개월 만에 석방된 최 회장. 회사로 복귀해 경영 일선에선 최 회장이 석방 4개월 만에 충격 고백을 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43%는 “최태원은 경영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답했고, 35%는 “자숙해야 한다”고 답했다.
4. 내연녀 김씨의 행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수십억원대의 고급 빌라에 거주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한 김씨에 대해 대부분의 응답자는 “최 회장의 돈을 보고 접근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자는 예쁘고 봐야 한다”고답한 응답자도 다수였다.
5. 자신이 노소영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나요?
27년간 부부의 연을 이어온 노 관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일절 삼가고 있다. 하지만 노 관장은 측근을 통해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내가 노 관장이라면?”이라는 질문에 38%의 응답자가 “남편을 용서할 수 없다. 마음 가는대로 하겠다”고 답했다. 노 관장과 같이 “가정을 지키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적었다.
6. 최 회장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먼센스> 독자들은 최 회장에게 “구관이 명관이다. 가정을 지켜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회사를 재계 3위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아내의 노고와 반듯하게 성장한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게 많은 사람의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