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안 배우면 손해보는 거죠”
실력과 경험에서 나온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서초 반포 지역의 까다로운 엄마들을 사로잡은 영어 고수 장호정 선생님. 아이를 키워본 엄마라면 망설일 것 없이 도전해보라는 그녀,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Q. 40대가 되어 튼튼영어 방문 교사를 시작하셨다면서요?
딸을 데리고 밴쿠버에서 4년 반을 살다 돌아와 마흔한 살이 되던 해에 튼튼영어 방문 교사를 시작했어요. 교사로서의 길을 생각해본 적 없이 기회가 주어져 시작한 일이었는데. 생각보다 엄마로서 살아온 제 경험이 큰 역할을 하더라고요. 한국에서 딸아이를 교육하면서 영어 교육의 답답함을 느꼈던 기억, 함께 밴쿠버에서 생활 언어로서 영어를 습득해나갔던 경험을 하나하나 떠올리면서요.
딸아이를 키우면서 학원이며 홈스쿨링이며 시켜본 것들, 친구들과 육아 이야기를 나누며 얻은 노하우는 30대 선생님들은 갖추기 어려운 부분이죠. 40대는 너무 늦게 시작하는 게 아닐까 고민하시는 엄마가 많을 텐데. 사실 40대야말로 아이들도 엄마 손을 덜 타니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좋은 때잖아요. 저는 가끔 이 일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요. 40대면 정말 교사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기에 딱 좋은 나이예요.
Q. 오랜 시간 주부로 살다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두려움은 없었나요?
특별한 사회생활 경험이 없더라도 결혼을 준비하고 시댁 식구라는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사람을 챙기고, 사소한 갈등을 조절하면서 살아가잖아요. 엄마로서의 역할을 잘해낸 사람이라면 떼를 쓰는 아이든, 쩨쩨한 학부모든 누구에게나 프로답게 맞춰주고 행동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보람을 느낀 경험을 듣고 싶어요.
제가 영어를 가르친 아이가 칭찬을 받았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 꼬마 때부터 가르친 아이가 영어유치원에 갔더니 선생님들이 발음이 어쩜 그렇게 예쁘냐고 칭찬을 받았대요. 그리고 저희 회사에는 매년 일정 목표에 도달한 선생님들에게 포상 형식으로 푸켓, 코타키나발루 등지에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마일리지 제도가 있어요. 목표치에 도달하는 게 말처럼 쉽진 않지만 성공했을 때의 짜릿한 느낌은 중독성이 있어요.
Q. 방문 교사가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은 개인적인 변화가 있다면요?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딸에게도 엄마로서 가벼운 잔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지금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직장인으로서 당당하게 조언하면서 계획을 공유하는 멋진 엄마 역할도 할 수 있고요.
“선생님은 다른 엄마들한테 소개해주지 않을래요”
열정적인 선생님을 다른 아이들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다며 김지향 방문 교사가 가르치는 아이의 학부모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는 말이다. 아이들과의 수업 시간이 ‘힐링 타임’이라는 열혈 교사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영어를 사용하는 많은 직업 중에서도 ‘튼튼영어 방문 교사’가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교육열이 높은 엄마였어요. ‘NIE’가 한창 유행했을 때 아들 또래를 모아서 수업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주말마다 교회에서 15년 동안 반사로 활동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익숙했고요. 7년 반 동안 영국에서 아이들 유학 생활을 돕다가 한국에서는 과외 교사로 일을 시작했죠. 수업을 하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매번 커리큘럼을 짜는 게 버거웠어요. 각기 다른 엄마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튼튼영어를 소개받았어요.
Q. 영국 유학 출신에 과외 교사 경력도 있는 전문가 입장에서 ‘튼튼영어’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책을 처음 받아봤을 때 “어, 이거 제대로 된 영어네?” 하면서 놀랐던 기억이 나요.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실제로 사용했던 표현이 담겨 있었거든요. 과외 교사로 일할 땐 커리큘럼을 짜느라 많은 시간을 썼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죠.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질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던 차에 드디어 기차를 탄 기분이었어요. 수업 준비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처음 시작하고 1년 반 동안은 영어로 말하는 꿈을 매일 꿀 정도로 교재 연구를 하고 수업 아이디어를 내면서 일에 빠져 살았어요.
Q. 영어 실력이 뛰어나고 방문 교사로서 적성이 잘 맞아도 어려운 점은 있겠죠?
사실 처음부터 다 쉬웠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3년쯤 됐을 때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스케줄을 관리하는 노하우도 생겨 한결 편해졌어요. 3년 차가 되어 페이도 많이 올랐고요. 영어를 잘하더라도 가르치는 건 다른 능력이라 교재와 수업 준비가 중요해요. 교재는 최신 트렌드에 맞게 꾸준히 리뉴얼되고 있으니 선생님의 역할은 아이 각자의 성향과 수준에 맞춰 동기 부여를 하고 맞춤식 교육을 하는 것이죠.
Q.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며 얻는 에너지도 있을 것 같아요.
모르는 새 실력이 훌쩍 커 있는 아이를 보면 가르치는 입장에서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본사에서 주최한 영어 연극 콘테스트에서 제가 가르친 학생들이 수상했을 때 등 7년째 수업을 했는데도 ‘내가 이래서 영어를 하나 봐, 내가 이래서 선생 일을 하나 봐’ 하는 희열을 느낄 때가 있어요. 아이들에게 교재에 담긴 교훈을 전달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도 매번 힐링하는 기분이에요. 이 일이 저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