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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3 2015 재테크 종합편

차이나머니를 따라가라

차이나머니의 국내 유입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추세다. 투자 스케일 면에서 월등하다 보니 중국인들의 선호도에 따라 국내 시장도 요동치는 것이다. 중국의 큰손들은 어디에 투자할까?

On March 02, 2015


1 뷰티·콘텐츠·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주목하라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유학 중인 정◯◯씨는 관광차 중국에 오기로 한 사촌 누나에게 화장품을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교수님께 드릴 화장품 세트와 친구들에게 나눠줄 마스크팩 등이었다. 부탁을 받은 사촌 누나는 출국 전 면세점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화장품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중국인 관광객들 때문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화장품 업계는 아예 중국인을 겨냥한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한국의 성형 수술 역시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지 오래다. 이른바 ‘관광 성형’이다.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탓에 이미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소에서는 ‘성형 수술 확인서’를 확인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입국 때와 출국 때 얼굴이 완전히 달라지는 ‘요우커’들 때문이다. 한국 뷰티 업계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호도는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콘텐츠 업계에서도 중국 자본이 화두다. 인구 5천만인 우리나라에서 시청률 30%를 찍는 것보다 13억 인구의 중국에서 시청률 1%를 찍는 것이 수익 측면에서 훨씬 낫다는 얘기다. 중국 방송사들은 한국에서 검증된 방송 프로그램을 구입해 중국판으로 제작하는 일이 많다. 이미 중국에선 <런닝맨> <아빠! 어디가?> <비정상회담> 등의 중국판 예능을 만드는 중이다. 지난해 11월엔 아예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중국 자본에 인수되기도 했다. <올인> <주몽> 등으로 초기 한류 열풍을 주도했던 초록뱀미디어가 중국 공연기획사인 ‘주나인터내셔널’에 인수된 것이다. 국내 드라마 제작사를 중국 자본이 인수한 것은 처음이었다.

콘텐츠를 넘어 중국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 한때 중국 전자상거래 1위 기업 ‘알리바바’가 SM엔터테인먼트에 1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문이 나돈 적도 있다. SM 측은 소문은 사실이 아니지만, 중국 자본과의 협력은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 김수현·박서준 등의 소속사 ‘키이스트’에는 중국의 ‘소후닷컴’이 150억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지분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SBS <아내의 유혹>도 중국판으로 리메이크돼 방영됐는데, 당시 여자 주인공 역할을 맡은 한국 배우 추자연이 회당 출연료로 1억원을 받았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중국에서 떠야 돈 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용해 중국인들을 겨냥한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을 거둘 계획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중국 진출이 확장되면, 그만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수입 역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 큰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기업들의 성장세를 주목해, 국내 투자자들도 장기 투자하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2 차이나머니의 공습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은 제주도다. 제주도는 2010년부터 ‘부동산투자이민제’를 시행했다. 우리 돈 5억원 이상의 휴양 체류 시설을 매입한 외국인들에게 국내 거주 자격과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제주도에 중국인이 소유한 대지는 모두 7,999,000㎡에 이른다. 2009년까지의 수치보다 400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중국인 특유의 통 큰 투자는 부동산 투자에도 마찬가지다. 제주에서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 사업에 중국인들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강남으로 불리는 제주시 연동에는 중국 기업의 이름을 딴 ‘바오젠 거리’가 있는데, 이곳 인근은 이미 상당 부분 중국인의 토지 매입이 이루어진 상황이다.

중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는 서울 및 수도권에까지 번졌다.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 등 종목도 가리지 않는다. 이미 웬만한 건설사에서는 분양사무소에 중국인 전용 상담 코너를 따로 마련하고 있고, 화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문에 분양 광고를 게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급 주거단지로 손꼽히는 서울숲 인근 갤러리아포레도 중국인들이 5채 이상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요우커들의 필수 관광 코스인 홍대 일대는 이미 중국인들의 텃밭이 된 지 오래다. 명동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강남 빌딩 매매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인들은 한국인들보다 부동산 매입에서 스케일이 굉장히 큰 편”이라고 전했다. “머지않아 제주도는 중국 땅이 될지도 모른다”며 농담으로 던지던 말이 이제는 서울에서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인들의 투자가 집중되는 지역은 주요 관광단지로 꼽히는 홍대 부근이다. 이 지역은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공항까지 접근성이 좋고, YG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연예기획사가 속속 들어서고 있어 한국 연예인을 좋아하는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이런 상황 때문에 중국인들을 겨냥한 상가도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어 인근 상가 수요 역시 함께 증가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강남 일대의 오피스텔에 대한 중국인들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성형 관광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이 1박 당 4만~5만원의 숙박료를 내고 이곳에 장기 투숙을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라면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도 결국은 중국인들의 투자 수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편, 중국의 부동산 경기 하락세와 금리 인하, 위안화 가치 상승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중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투자 수요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 한국을 넘어 일본까지 슈퍼차이나
차이나머니의 위력은 비단 한국으로만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비록 정치적으로는 가깝지 않지만,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차이나머니는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 여행 전문업체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는 일본으로,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이후 중국인 투자자의 일본 아파트 매입 규모는 8400만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의 대기업 ‘푸싱그룹’이 일본의 부동산 업체 ‘이데라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인수했다. 일본 입장에서도 차이나머니의 유입을 반기는 눈치다. 일본에선 중국인의 복수 비자 신청을 보다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인들은 왜 일본 부동산에 열광하는 걸까? 이유는 복합적이다. 일본은 다른 외국에 비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돼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지속적인 금리 인하와 부동산 투자 가치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인 입장에선 돈이 있어도 자국 내 부동산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지역을 단순 비교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달러를 기준으로 도쿄의 평방피트당 부동산 가격은 홍콩의 약 절반 가격. 이는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임대 수익률 면에서도 도쿄가 6%, 홍콩이 3%, 베이징은 1%다. 투자용 부동산을 구매한다면 누가 봐도 홍콩이나 베이징보다 도쿄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이득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위안화의 강세와 계속되는 엔화 가치 하락은 중국인들의 일본 투자에 불씨를 당겼다. 지난 5년간 위안화 대비 엔화 가치는 25% 하락했다. 중국 돈으로 살 수 있는 일본 부동산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CREDIT INFO
취재
정희순 기자, 김태현(<일요신문> 기자), 서성권(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참고서적
_<50대 재테크에 다시 한 번 미쳐라>(머니플러스), <중국 주식, 저평가된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이레미디어), <5년 후 포르쉐 타고 싶다면 미국 주식 지금 당장 올라타라>(스마트비즈니스) 우먼센스|
2015년 02월호
2015년 02월호
취재
정희순 기자, 김태현(<일요신문> 기자), 서성권(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참고서적
_<50대 재테크에 다시 한 번 미쳐라>(머니플러스), <중국 주식, 저평가된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이레미디어), <5년 후 포르쉐 타고 싶다면 미국 주식 지금 당장 올라타라>(스마트비즈니스) 우먼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