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1일 정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콘라드호텔. 고급 승용차가 줄을 이으며 정·재계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LS산전’ 구자균 부회장(대표이사)의 장녀 구소연(28세)씨가 결혼하는 날. 신랑은 국제변호사 원홍식(34세)씨로 한양대학교 원제무 교수의 아들이다.
배용준, 주변 사람 의식해 구소희 언니 결혼식에는 불참
구자균 부회장의 둘째 딸, 구소희씨는 이른 아침부터 신부를 보필했다. 하객을 안내하며 신부 대기실 일을 진두지휘하고, 식장 입구까지 직접 에스코트하는 등 언니의 곁을 든든히 지켰다. 그녀 특유의 활발한 성격이 결혼식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은 ‘욘사마’, 배용준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배용준은 이날 신부의 여동생인 구소희씨의 연인으로, 지난해 연말 교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결혼식에 정·재계뿐 아니라 연예계의 관심이 쏠린 것도 이 때문이었다. 구소희씨의 남자친구인 배용준이 모습을 드러낼까 촉각을 곤두세운 것.
한 재계 관계자는 “배용준씨와 구소희씨의 연애가 재계에도 꽤 많이 알려졌다. 한때 배용준씨가 온다는 소문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결혼식에 나타날 경우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자신에게 쏠릴까 봐 우려한 것 같다. 새 신랑 신부를 배려해 아마도 참석하지 않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배용준과 구소희씨, 이들의 관계는 어디까지 진전됐을까. 양쪽 측근을 통해 알아본 결과 두 사람의 결혼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배용준이 이미 예비 장인인 구 부회장에게 인사를 올렸다는 것. 아직 정식으로 상견례를 치르진 않았지만 양가의 암묵적인 허락은 떨어진 셈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둘의 결혼은 늦어도 5월 안에 이루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언니가 식을 올려 소희씨가 결혼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으며, 만약 하게 된다면 서두르는 게 낫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세간의 이목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구소희씨는 결혼에 상처가 있다.
한 재계 인사는 “구소희씨는 지난 2012년 학자 집안의 아들과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결혼에 실패, 온 가족이 상처를 받았다”면서 “그런 딸이 연예인을 만나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니 집안에서 불편해한다. 결별이든 결혼이든 빨리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미 결혼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그는 “딸의 사랑이 진심인 것을 알기에 결혼을 허락하는 쪽으로 정한 것 같다”면서 “이미 구 부회장이 배용준씨를 따로 만났다.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상당히 호감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변의 평판도 LG가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전해진다. 구소희씨의 아버지인 구자균 부회장은 LS산전의 대표이사다. 그의 둘째 형인 구자용 회장은 LS네트웍스와 E1의 회장이다. 맏형인 구자열 회장은 LS그룹의 총수다. 대한민국 재계를 움직이는 재벌가로, 결혼에 관해선 상당히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가, 배용준의 사업 능력 높이 평가
게다가 배용준은 대표적인 한류 스타로서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톱스타다. 보수적인 재벌가에서 그리 반가운 결혼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배용준이 LG가를 움직인 건 연예인이 아닌, 사업가적 능력이다. 즉 ‘키이스트’라는 기획사를 코스닥 상장사로 키운 사업적 역량에 주목한 것이다.
한 측근은 “만약 연예인 배용준으로 봤다면 집안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면서 “배용준의 사업가적 면모를 높이 평가했다. 연예인 배용준이 아닌 사업가 배용준을 믿는 것 같다. 또한 주변의 평가도 호평 일색이었다. 배용준에 대한 생각을 긍정적으로 만든 계기였다”고 말했다.
배용준에 대한 구소희씨의 사랑도 꺾을 수 없었다. 열애설이 터진 이후, 구 회장은 딸에게 유학을 권유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스타의 아내로 살면서 감당해야 할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소희씨를 말릴 수 없었다고. 결국 딸의 계속된 설득에 이해하고 허락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배용준과 구소희씨는 지난해 봄, 한 모임을 통해 사석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강남 등지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와인과 운동을 좋아하는 공통분모 덕에 급속히 가까워졌다. 지난해 11월에는 두 사람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이때 배용준은 구소희씨를 위해 깜짝 생일파티도 열었다.
구소희씨는 상당히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바이크 등 남자들이 좋아하는 익스트림 스포츠에도 능통하다. <우먼센스>가 실제로 확인한 구소희씨의 모습도 꾸밈이 없었다. 언니의 결혼식장에서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흥겹게 돋우었다.
한편 구소희씨는 ‘LS’와 ‘E1’의' 대주주다. 지난 2011년 11월 24일 구자균 부회장에게서 LS 주식 5,760주, E1 주식 4,000주를 추가로 넘겨받았다. 각각 12만8,630주와 8,820주를 보유하고 있다. 12월 24일 현재 주식 평가액은 약 108억7,600만원에 이른다.
지난 1월11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LS산전 구자균 부회장 장녀 구소연씨의 결혼식이 열렸다. 그녀의 곁을 동생인 구소희씨가 지키고 있었다. 구소희씨와 열애 사실을 인정한 배용준은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