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과 미키마우스 사랑으로 눈도장 찍은 추사랑
카리스마 넘치는 야성적인 파이터의 이미지로 사랑받던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 하지만 딸 추사랑과 함께라면 그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딸의 미소 앞에서 무장 해제되는 ‘국민 딸바보 아빠’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사랑이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베이비 마사지 자격증을 따기도 했고, 딸의 발 모양을 자신의 발바닥에 타투로 새겨 넣었을 정도로 어디서든 딸과 함께하고 싶어 한다. 긴 속눈썹도 예쁘고, 손과 발도 예쁘고, 심지어 살짝 튀어나온 배꼽도 예쁘고, 사랑이의 모든 것이 다 예쁘다고 말하는 추성훈. 소중한 딸이기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더욱 조심스러웠다.
“사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결정할 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랑이와의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좋지만, 한편으로는 사랑이가 일본말을 쓰니 한국 정서에 맞지 않을까 봐 출연을 거절했죠. 그러다 다시 생각해보니 방송을 통해 사랑이가 한국말을 배우면 좋겠다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이름처럼 사랑스러운 추사랑은 TV에 나오자마자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모델 출신인 엄마 야노 시호의 미모를 그대로 이어받은 사랑이는 하정우보다 한 수 위인 먹방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바나나와 포도, 망고를 맛있게 먹고, 한국 김을 좋아한다.
급한 마음에 손칼국수를 먹을 때는 포크가 아니라 맨손으로 터프하게 먹을 줄 알고, 김밥은 옆구리부터 먹어치우는 센스를 발휘한다. 화보 촬영 현장에서도 컵케이크, 김밥, 샌드위치 등을 폭풍 흡입한다. 수저와 포크도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줄 알아 엄마, 아빠의 도움 없이 혼자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부모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사랑이가 변비에 걸려 식욕을 잃었을 때는 온 국민이 사랑이의 변비 탈출을 기원했을 정도. 가리지 않고 어떤 음식이든 복스럽게 먹는 예쁜 모습에 모두가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사랑이는 감수성도 풍부하다.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를 좋아하고, 피터 팬을 사랑한다. <피터 팬> DVD를 보며 피터 팬 앞에서 수줍게 웃는가 하면 “피터 팬은 내 거다”라고 조심스럽게 고백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베이비 마사지를 해주던 아빠의 모습을 기억하고 혼자 거실에서 놀면서 인형에게 마사지 동작을 그대로 재연해 ‘베이비 마사지계의 영재’라는 별명도 얻었다. 엄마가 아빠와 여행하면서 무엇이 가장 즐거웠느냐고 묻자 평소에 턱을 괴면서 고민하는 엄마 야노시호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독립심 강한 추사랑, 한국어도 술술
쑥쑥 자라는 사랑이는 독립심도 강하다. 아빠의 화보 촬영 현장에선 한쪽에서 모니터로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아빠 일해요”라고 말하며 아빠가 부를 때까지 조용히 기다릴 줄 안다. 혼자 양말을 신고, 겉옷도 스스로 입을 정도로 자랐다. 아빠가 운동하는 동안에는 방해하지 않고 혼자 노는 법도 터득했다.
“무엇보다 사랑이의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어 기쁩니다. 처음에는 단어나 한마디 정도만 간단히 할 줄 알았는데 이제는 문장으로도 말을 합니다. ‘스푼 주세요, 주스 주세요, 고맙습니다’ 뭐 이 정도. 역시 아이라 언어를 배우는 속도가 빨라요.”
추성훈의 바람대로 사랑이는 놀라운 속도로 한국어를 습득해나가는 중이다.
일본에 거주하기 때문에 아쉽게도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던 추성훈 부녀. 두 사람은 지난 연말 ‘KBS 연예대상’ 참석차 입국했을 때 보여준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에 깜짝 놀랐다. 깜찍한 핑크 패션을 선보이며 아빠의 여행 가방에 올라탄 채 입국한 추사랑은 수많은 취재진의 모습에 놀라 아빠 품에 안기며 취재 요청을 거부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의 인기는 ‘KBS 연예대상’에서도 입증되었는데, 추성훈은 최고 엔터테이너상을, 추사랑은 ‘모바일 TV 인기상’을 수상했다. 경직된 표정의 사랑이는 카메라가 많이 있으니 손을 흔들어주라는 엄마의 부탁을 잊지 않고 뜨거운 취재 열기에 화답하듯 손을 흔들어 눈길을 끌었다.
“사랑이의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사랑이와 함께 한국에 오니 공항에 카메라가 30대 정도 있었는데 이런 반응은 처음입니다. 내가 몇 년 동안 열심히 한국에서 활동했는데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은 없어요. 사랑이가 대단합니다. 사랑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요. 한국 정서를 잘 알기 때문에 한국 팬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으로 생각해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추블리’ 부녀의 패션 또한 매번 관심의 대상이다. 김포공항 입국 당시 올 블랙 패션에 하얀 셔츠로 포인트를 준 추성훈의 의상과 추사랑의 눈부신 핑크 패션은 물론 연예대상을 위해 레드카펫에 오른 부녀의 의상도 화제였다. 추성훈은 베이지 슈트와 도트 보타이, 행커치프를 매치한 스타일링으로 댄디한 매력을 발산했고 사랑이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어 깜찍한 패셔니스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사랑이의 패션은 100% 엄마 야노 시호의 선택. 추성훈도 아기 패션지를 보면서 이런저런 스타일링을 제안한다고 한다. 언젠가는 직접 아기 옷을 디자인하고 싶다는 추성훈은 길에 다니면 사람들이 멈춰 서서 볼 정도로 귀여운 옷을 디자인하고 싶단다. 커플 룩으로 맞춰 입어도 좋은 옷을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딸 속내를 이해하는 진정한 아빠로 거듭나는 추성훈
추성훈과 사랑이가 많은 공감을 얻으며 사랑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30대 남성들의 육아 고민이 느껴지는 현실감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 아이에 대한 사랑은 넘치지만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이의 특징은 무엇인지,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아빠들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다. 처음에 추성훈은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를 구별하지 못해 사랑이를 울렸고, <피터 팬> DVD 대신 <정글북>을 틀어주는 실수도 했다. 운동을 싫어하는 사랑이를 달래 수영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면서 사랑이를 이해하게 되었고, 변비에 걸린 사랑이를 위해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주고, 사랑이의 율동과 재롱까지 따라 하는 아빠가 되었다.
사랑이를 통해 자상한 아빠로 거듭나는 추성훈. 그동안 몰랐던 사랑이의 내면까지 이해하게 되면서 부녀의 관계는 더욱 애틋해지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돌고래 쇼를 함께 보면서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랑이에게 처음에는 서운했죠. 그런데 너무나 좋아하면 온전히 집중하느라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사랑이의 특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돌고래 쇼가 끝나고 나서 더 보고 싶은 마음에 울음을 터뜨린 사랑이를 보면서 내 생각이 착각인 걸 깨달았지요. 엄마는 알고 있는 사랑이의 진짜 모습을 저는 잘 몰랐던 겁니다.”
남다른 아내 사랑까지, 행복한 ‘추블리’ 가족
아직은 자신이 많이 부족한 아빠임을 느끼고 딸에게 한 걸음씩 더 다가가는 추성훈을 보며 많은 여성이 가슴 설레었을 것이다. 사랑이가 나이 든 아빠의 모습을 싫어할까 봐 벌써부터 걱정인 추성훈. 사랑이랑 같이 다니는 것이 창피하지 않도록 멋지게 나이를 먹고 싶다고 할 정도로 딸에게 푹 빠진 모습이다. 이쯤 되면 그의 아내 야노 시호가 섭섭해하지는 않을까?
“저는 야노 시호를 만나지 않았다면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살았을 겁니다. 그녀와 함께 내 아기를 낳고 싶어 결혼했습니다. 제 마음을 그렇게 움직인 여자는 야노 시호밖에 없습니다.”
173cm의 큰 키에 늘씬한 몸매를 지닌 유명 모델 출신 야노 시호 역시 남편과 사랑이에 대한 무한 사랑을 고백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섭외가 왔을 때도 소속사에 가장 먼저 물었던 것이 “제 남편을 위한 일이냐”는 것. 제작진이 그렇다고 했더니 그럼 하겠다고 바로 말한 내조의 여왕이다. 화려한 모델의 모습과 달리 ‘추블리’ 부녀 앞에서는 평범한 엄마와 아내이자 주부인 야노 시호. 집에 돌아와 가장 먼저 쓰레기를 버렸는지 확인하고 창문을 닦았는지 꼼꼼히 체크하는 등 잔소리를 늘어놓아 파이터 추성훈을 긴장하게 만든다. 그러고는 남편이 만든 음식을 먹으며 정말 맛있다고 칭찬하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남편과 사랑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어요. 지금이 정말 좋습니다.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두 사람과 함께라면 좋아요. 지금 굉장히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아빠와 딸만의 세계가 있어 제가 들어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요. 아들이 있으면 저도 그런 비슷한 관계가 생길 것 같아 아들을 낳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사랑이가 의젓한 누나가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연예인들도 추사랑앓이
가수 비는 자신의 트위터에 “제가 너무 좋아하는 도도한 그녀를 만났어요”라며 사랑이를 안고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렸다.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것으로 알려진 추사랑이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어 화제가 되었다. 추사랑의 엄마인 야노 시호는 가수 비의 요가 스승이기도 하다. 광희는 일본을 방문했을 때 사랑이와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기도 했고, 씨스타의 다솜도 “귀여운 사랑이와 함께”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추성훈 부녀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 허경환은 자신의 트위터에 “가방 선물 처음이야. 내 사랑… 아니 추사랑”이라는 글과 함께 사랑이에게 미니마우스가 그려진 가방을 선물했다.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추사랑은 가장 만나고 싶은 워너비 스타다.
추성훈은 “만약 자신이 지금의 아내인 야노 시호를 만나지 않았으면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살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