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LIFESTYLE

LIFESTYLE

Hot Issue 6 ‘집밥’에 열광하는 사회

‘집밥’의 고수

이지데이(www.ezday.co.kr)를 통해 실시한 집밥 인식 조사에서 집밥을 챙겨 먹지 못한 이유에 대해 ‘가족 구성원의 라이프스타일이 달라 같이 모이기 힘들어서’ ‘귀찮아서’ ‘음식 준비하는 시간이 아까워서’ ‘안 먹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등의 답변이 나왔다. 그럼에도 집밥을 고수(固守)하는 ‘집밥 고수(高手)’들이 전하는 집밥의 가치, 그리고 집밥의 힘에 대해.

On June 19, 2014

딸 명문대 보낸 엄마표 도시락
전업맘 이유진씨

작년 여름 이밥차 온라인 카페(www.cafe.naver.com/2bab)에서 ‘아네스66’이란 닉네임을 가진 한 엄마의 ‘수능 백일 도시락’이 이슈가 됐었다. 내용인즉 지난해 수험생의 엄마였던 이유진씨가 공부하느라 고생하는 딸을 위해 수능 1백 일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도시락을 쌌는데, 메뉴가 모두 다르고 담음새도 웬만한 전문가 못지않은 수준이었기 때문. 오히려 당사자는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다.

“횟수가 거듭될수록 도시락 싸는 속도가 빨라지고 나중에는 사진 찍고 글을 올릴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겨 SNS에 올린 것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지 몰랐어요.”

이유진씨에게 집밥은 일상이다. 처음에는 저장 음식을 안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매끼 새로운 반찬을 2~3가지 상에 올려야 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솜씨를 늘게 했다고.

이유진씨 가족에겐 ‘집밥 철학’이 있다. 일요일엔 절대 외식하지 않는다는 것. 느지막이 일어나 장을 보고 저녁만큼은 온 가족이 모여 먹는데, 새로운 한 주를 힘차게 보내라는 의미다. 이유진씨가 이토록 집밥에 마음을 쓰는 것은 정성 들인 밥을 먹은 아이들은 건강하고 공부도 잘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

“집밥을 챙겨주는 것이야말로 제가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사랑의 표현이잖아요. 백일 도시락을 싸면서도 딸애가 싫은 내색을 했거나 들고 다니기 귀찮아했으면 중도에 포기했을 거예요. 딸애가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고마워했고 전 그런 마음이면 충분해요.”
엄마의 사랑이 밥을 통해 전해져서일까, 맏딸 수경이는 올해 연세대에 진학했다.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도시락 메뉴인 쌈밥과 차돌박이시금치된장국. 이유진씨는 깻잎, 양배추, 햄을 이용해 밥을 감쌌지만 기호에 따라 다른 재료를 이용해도 된다. 아이들이 잘 안먹는 채소는 잘게 다져 쌈 안에 넣고 감싸면 모르고 잘 먹는다고. 차돌박이는 쌈밥에도 넣고 된장국에도 쓰려고 조금 넉넉하게 준비했다.

  • 워킹맘의 집밥 노트

    SNS 쿠킹 다이어리

    음식을 만든 뒤 휴대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고 짤막한 리뷰를 카카오스토리에 남긴다. 객관적인 맛 평가와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같이 적는다. SNS를 활용하면 다른 사람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식재료를 단기간에 소진할 것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형 마트에서는 절대 식재료를 사지 않는다. 근처 시장이나 슈퍼에서 소포장된 것으로 구입하고, 한 가지 재료를 사더라도 두세 가지 조리법을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애호박을 사야 한다면 찌개에 넣고, 호박전을 부쳐 먹고, 채 썰어 나물을 만드는 식.

재료는 까다롭게 조리법은 단순하게, 스마트하게 차린 집밥
워킹맘 정혜숙

요리 잡지 <에쎈>의 정혜숙 편집장은 일과 살림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워킹맘이다. 집에 일감을 들고 가진 않지만 업무량을 감당하기 위해 평일 야근이 잦다. 그래서 주중 식사는 대부분 직접 차리지 못한다. 대신 주말에는 세 끼 모두 집에서 차려 먹고 그 다음 주에 아이들 먹을 것, 남편 반찬 등을 미리 준비한다.

주말 동안 식사 준비를 하면서 남은 재료로 밑 준비를 해서 냉장 혹은 냉동시키는데, 이렇게 해두면 평일 동안 아이들을 수월하게 두루 잘 먹일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봄동우거지국을 끓일 계획이라면 데친 우거지를 된장에 무쳐 반은 즉석에서 끓여 먹고 나머지 반은 냉동시켜 반찬 없을 때 먹는 식.

정혜숙 편집장에게 ‘집밥’이란 자신이 직접 차리든 누군가의 도움을 받든 몸에 밴 습관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다. “어려서부터 그랬고, 학교 다닐 때도 그리고 취직해서 직장 다닐 때도 한 번도 아침밥을 거른 적이 없어요.”

때론 근사한 요리에 도전해 초대상을 차릴 때도 있지만 평소에는 소박하고 간편한 식사를 선호한다. 그래야 밥에 끌려다니지 않고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
인스턴트식품이나 반조리 식품은 잘 사용하지 않는 대신 ‘만능 양념장’을 만들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한다.

“친정어머니가 직접 만들어주신 된장과 간장만 있으면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도 언제 든지 식사 준비가 가능하죠.” 또 그달 <에쎈> 잡지에 나온 요리 중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은 메모해뒀다가 주말에 따라 만들어보고 레서피를 좀 더 쉽게 기사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도 한다고.

정혜숙 편집장이 가족을 위해 차린 주말 점심 밥상. 참기름을 발라 구운 떡갈비와 맛간장에 조린 연근·꼬마송이·당근 조림, 월남고추를 넣고 중국식으로 칼칼하게 볶은 양배추볶음, 싱싱한 채소에 양념간장과 올리브 오일을 뿌린 한식 샐러드, 그리고 생땅콩밥과 미역국.

  • 워킹맘의 집밥 노트

    만능 간장 활용하기

    친정어머니가 담근 집간장에 청주, 매실, 꿀, 마늘, 대파, 생강 등을 넣고 ‘맛간장’을 만들어 고기 재울 때나 조림 반찬을 할 때 사용한다. 특히 간장 맛이 중요한 떡갈비를 만들 때 요긴하다. 떡갈비는 저렴한 호주산 등심을 갈아달라고 해서 파, 마늘을 차퍼로 다져 넣고 맛간장으로만 간해도 맛있다. 글래드 프래스앤씰 랩에 싸서 밀봉한 뒤 당장 먹을 것은 냉장고에, 두고 먹을 것은 냉동실에 얼린다. 잔뜩 만들어놓고 참기름을 발라 떡갈비로 굽고, 올리브 오일에 구워 햄버거도 만들어주고, 잘게 썰어 볶음밥을 해도 맛있다.

    밑반찬 미리 만들기
    며칠 두고 먹어도 맛이 괜찮은 연근, 우엉, 꼬마송이, 당근, 메추리알 등 한 번에 적어도 세 가지 이상의 재료를 함께 조려놓으면 반찬이 궁할 때 왠지 식탁이 푸짐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재료를 끓는 물에 데쳐 반 이상 익힌 뒤 맛간장을 바글바글 끓이다가 재료를 넣고 뚜껑을 덮어 잠시 익힌 뒤 올리고당을 넣고 뒤섞으면 완성.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한 쟁여두기 노하우
싱글 고수 이미주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우먼센스> 쿠킹 에디터로 만 2년을 꽉 채우니 음식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이미주씨. 대학 때부터 드문드문 해오던 자취 생활이 어학연수로 이어져 본격적인 타국살이를 경험하면서 꽃을 피웠고, 직장을 구하고 서울에 정착해서 정점을 찍었다.

<우먼센스> 입사 후 쿠킹 파트를 담당하면서 새로운 식재료와 조리도구를 경험할 기회가 많아지고 요리 전문가와 함께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책임감 때문에 시작했어요. 브랜드 담당자를 만나면 제품에 대해 한마디라도 언급해야 할 것 같았고, 쟁쟁한 선생님들과 작업하면서 음식에 대해 너무 모르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거든요.”

관심은 음식을 잘하고 싶은 욕심으로 이어졌고 ‘재료가 좋으면 음식이 맛있을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으면서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는 일이 많아졌다고.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전의 집밥은 ‘먹고살기 위한 것’이었다면 요즘은 ‘제대로 된 것을 먹는 것’. “야근이 잦은 직업이라 매일 집밥을 챙겨 먹기란 쉽지 않아요. 대신 먹을 기회가 생기면 한 끼라도 제대로 해 먹으려고 노력하죠.”

밥맛에 민감해 압력솥을 사용해 밥을 하고 1인분씩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한 다음 끼니마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다. 국이나 찌개 등 제철 재료를 넣은 메인 요리에 스팸이나 달걀프라이 등 바로 해 먹을 수 있는 따뜻한 반찬을 하나 더하고 미리 만들어둔 밑반찬을 꺼내 먹으면 진수성찬 부럽지 않다.

싱글 밥상의 가장 큰 애로 사항은 아무리 소포장된 것을 구입해도 버리게 되는 재료가 많다는 것인데 웬만한 음식은 1인분씩 밀폐해 냉동한다. 냉동고가 꽉 차면 배 속까지 든든해지는 느낌이라고.

마트에서 할인 행사할 때 쟁여둔 꽃게와 새우로 육수를 낸 해물된장찌개, 시골에서 보내준 묵은 김치에 참기름 넣고 달달 볶은 김치볶음, 버섯과 양파를 넣고 청양고추 송송 썰어 칼칼하게 양념한 어묵볶음, 갓 구운 스팸과 달걀프라이.

  • 싱글 고수의 집밥 노트

    시판 양념과 홈메이드 양념 활용 팁
    아무리 좋은 재료를 써도 엄마의 깊은 맛을 따라 하기 여의치 않을 때 ‘연두’나 ‘참치액’을 한 스푼 넣으면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언니가 담가준 오미자청은 갈치조림이나 오징어볶음 등 단맛이 약간 필요한 요리에 요리당 대신 넣고 유자청은 생선구이나 채소 샐러드드레싱으로 활용하면 그만이다.

    소포장 냉동 보관으로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가격 차이가 많지 않더라도 남으면 쓰레기란 생각에 가장 작은 패키지를 고르지만 그것마저 많을 때가 있다. 갈치나 고등어 같은 생선은 2~3토막씩 따로 포장해 냉동 보관하고, 스팸도 한 캔 따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3~4조각씩 개별 포장해 냉동실에 두고 끼니마다 꺼내 굽는다. 해물을 워낙 좋아해 마트에서 할인 행사를 하면 대용량도 구입하는데 꽃게와 새우는 미리 손질해 1회 분량씩 나눠 냉동한 다음 된장국찌개나 라면을 끓일 때 넣으면 좋다.

준비 과정에서 찾는 집밥의 즐거움
부부 고수 하재용·김영희 부부

장소협찬_공간디자인 K(02-353-6317)


글 쓰는 아내와 기타 치는 남편의 ‘아티스틱’한 조화. 김영희씨의 영어 이름 앤(Anne)과 하재용씨의 애칭 ‘젤렁’을 합쳐 일명 ‘앤젤 부부’로 통하는 이 커플은 블로그(http://333anne.blog.me)를 통해 ‘집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말이 거창해서 그렇지 외식 줄이고 집에서 밥을 먹자는 부부 캠페인이에요. 단순하면서 소박하지만 현실에 만족하고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자는 것이 우리 부부의 공동 목표인데, 이를 실생활에서 구현하려는 작은 노력인 셈이죠.”

앤젤 부부가 본격적으로 집밥을 먹기 시작한 것은 4년 전 결혼과 함께 미국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한국 음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집밥을 먹기 시작했지만 점차 집밥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고.

“한번은 김밥을 싸려고 우엉을 샀는데 껍질을 벗기고 채 썰기도 전에 색이 변하는 거예요. 항상 마트에서 샀던 것은 ‘하얀색’ 우엉이었는데 갈변을 막기 위해 얼마나 많은 첨가물을 넣었을까 생각하니 편리함에 길든 손이 참 미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진지하게 우리 먹을거리를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극대화하는 조리법을 선택한다. 양념을 최소화하고 설탕 대신 매실청을 쓰고, 간장 대신 간장물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
집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물었다. “예전엔 의식적으로 외식을 자제했다면 이제는 밖에서 먹는 밥이 맛이 없어서 못 먹겠어요.”

앤젤 부부는 훗날 기회가 된다면 작은 텃밭을 직접 가꾸고 싶다고 했다. 밭을 일구고 먹을 양식을 직접 거둔 정직한 손으로 글을 쓰고 또 음악을 만드는 것이 이 사랑스러운 부부의 소박한 소망이다.

고기를 좋아하지만 채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려고 노력하는 앤젤 부부의 요즘 밥상. 삼겹살 대신 다양한 종류의 버섯을 구워 쌈채소와 싸 먹기도 하고, 두부김치와 함께 삼합(三合)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별미 쌈장은 고추장과 된장을 1:1 비율로 넣고 다진 마늘, 참기름, 참깨를 한데 섞은 것. 여기에 청국장과 잡곡밥이 어우러져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 부부 고수의 집밥 노트

    함께 준비하는 과정을 즐겨라

    장을 보고, 식재료를 다듬고, 밥을 안치고, 상을 차리고…. 식사를 준비하는 전 과정을 부부가 함께 한다. 이제는 손발이 척척 맞아 함께 요리하는 것이 마치 <백조의 호수>에서 2인무를 추는 것처럼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라고.

    단골 시장을 만들어라
    식재료 리스트를 만들어 냉장고 앞에 붙여두고 재료가 필요하면 부부가 손잡고 근처 재래시장으로 간다. 부부가 매번 붙어 다니니 기억해주는 상인도 생기고 단골 가게도 생겼다. 당연히 덤으로 얻는 것도 생겼다. 좋은 식재료를 찾기 위해 여유가 있을 때 정선장, 올레장 같은 시골 5일장을 찾기도 한다고.
CREDIT INFO
헤어&메이크업
박진성·최혜미(MBC아카데미뷰티스쿨 천호캠퍼스, 02-6227-1005) 살롱드 뮤사이(02-1544-7442)
제품협찬
공간JAJU(02-3440-1234), 타파웨어(080-023-8811), 락앤락(080-329-3000), 벨라쿠진(080-901-7300)
앞치마협찬
모니카팜(www.monicafarm.co.kr)
2014년 04월호
2014년 04월호
헤어&메이크업
박진성·최혜미(MBC아카데미뷰티스쿨 천호캠퍼스, 02-6227-1005) 살롱드 뮤사이(02-1544-7442)
제품협찬
공간JAJU(02-3440-1234), 타파웨어(080-023-8811), 락앤락(080-329-3000), 벨라쿠진(080-901-7300)
앞치마협찬
모니카팜(www.monica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