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명소로 주목받아온 배우 송승헌의 레스토랑이 지난 4월 말 조용히 문을 닫았다. 가로수길 랜드마크를 자처하며 화려하게 문을 연 지 2년 6개월 만이다.
송승헌은 지난 2011년 12월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카페베네가 론칭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의 가맹 1호점 점주로서 블랙스미스 신사역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블랙스미스의 모델이었던 송승헌이 직접 점주로 나서 오픈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당시 송승헌은 “평소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가맹 1호점 개설을 결심했다”고 레스토랑 오픈 배경을 밝혔다.
매장 오픈 초기에는 사업도 순조로웠다. 많은 해외 팬을 확보하고 있는 한류 스타 송승헌이 운영한다고 알려지며 일본, 중국 등의 한류 팬들에게 필수 관광 코스로 소문난 것. 송승헌은 오픈 이후 팬 사인회 및 시각장애 아동과 보호자 50여 명을 초청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레스토랑을 팬들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 직접 음식을 접대하기도 했다. 팬 사인회 당일에는 수백 명의 여성 팬이 몰려들어 일대가 마비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수많은 맛집이 모여 있는 신사역 및 가로수길 일대에서 이 레스토랑은 큰 경쟁력을 키우지 못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신사역에서 1분 거리, 많은 사람이 모이는 가로수길 초입이라는 강력한 지리적 장점과 ‘송승헌 후광 효과’에도 불구하고 사업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또 해당 매장 위치는 지리적 요건이 뛰어난 만큼 임대료가 매우 비싼 것으로 알려졌으며 1~2층에 이르는 넓은 매장의 관리비, 인건비 등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 인근 매장 업주는 “이 레스토랑이 건물주에게 매달 지불한 임대료만 4천5백만원에서 5천만원가량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임대료가 워낙 비싼 데다 장사도 크게 잘되지 않았으니 적자를 봤을 것이고, 결국 문을 닫은 게 아닐까 생각된다. 손해를 보면서 장사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폐점 이유를 설명했다. 레스토랑이 있던 장소는 5월 중순 현재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으며 의류 매장이 새롭게 입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토랑의 폐점과 관련해 송승헌의 소속사 측은 “송승헌씨가 직접 운영을 한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상 운영은 소속사 내 사업팀에서 해왔다”며 “폐점과 관련해 송승헌씨 개인이나 매니지먼트팀에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재테크는 2백20억 대박
이처럼 레스토랑 사업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송승헌이지만 부동산 투자에서는 큰 시세 차익을 얻으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그가 2006년 10월경 매입한 강남대로 변의 서초구 잠원동 빌딩(토지 538㎡, 지하 1층∼지상 4층)은 한남대교 남단, 지하철 3호선 신사역 인근에 위치해 매입 8년 만에 가치가 3배가량 폭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빌딩은 입지와 시세 차익, 미래 가치 등 모든 면에서 높게 평가되어 연예인들이 소유한 빌딩 중에서도 부동산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송승헌이 1백14억원에 매입한 해당 건물의 시세는 5년 만에 2백50억원대로 치솟았으며, 2014년 5월 현재 시세는 3백30억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강남 일대 부동산에 정통한 부동산 전문가는 “송승헌은 매입 당시에도 1백50억원 정도의 빌딩을 30억원 이상 저렴한 1백10억원가량에 매입했다. 이후 부동산 가치가 폭등해 현재는 3백3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해당 건물은 도로를 2개 끼고 있는 일명 ‘코너 건물’로 상업적 가치가 매우 높다. 편의점, 옷 가게 등 상업시설 임대 장소로 매우 인기가 있는 위치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 건물은 현재 4층의 저층 빌딩이지만 고층 건물로 신축이 가능해 향후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인근의 부동산 전문가는 “송승헌의 건물은 지금이라도 신축이 가능한 상태이며 지하 3층, 지상 15층까지 지을 수 있어 계속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면서 “2006년 매입 이후 리모델링을 할 때도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낡은 외관만 깔끔하게 대리석으로 교체했다. 향후 신축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굳이 큰돈을 들여 고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헌의 빌딩은 최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도 언급돼 관심을 끌었다. MC 김구라는 “송승헌씨가 연예계 빌딩 부자”라고 말했고, 규현은 “(매입 후) 1백30억원이 오른 빌딩”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헌은 자신의 부동산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 쑥스러워하면서도 기분 좋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현재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서초구 반포동의 대단지 아파트인 반포 자이(264㎡)를 본인 명의로 매입해 화제가 됐다.
송승헌은 최근 영화 <인간중독> 홍보 활동과 배우로서 연기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영화 <인간중독>은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69년,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군 관사 안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비밀스럽고 파격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음란서생> <방자전> 등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이 연출했다. 송승헌은 엘리트 군인 김진평 역할을 맡아 부하의 아내와 격렬한 사랑을 나누는 멜로 연기를 펼쳤다.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레스토랑(위)과 달리 송승헌의 신사동 빌딩(아래)은 날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며 3백30억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