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질 듯한 별을 보며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던 그날 밤
밖에선 슈퍼맨처럼 보이는 우리 아빠
어깨를 나란히 산행할 때는 부녀가 아닌 동지다
‘지지직’ 장작불에 꼬치 익는 소리가 맛있다
1ST STORY
‘김혜영 사단’의 도심 속 힐링 캠핑
│김혜영(방송인), 김준기(신경정신과 전문의), 이헌희(KBS <아침마당> PD, 파랑미디어 대표), 황인철(산부인과 전문의)│
(왼쪽부터) 이헌희 PD, 김혜영, 김준기 교수, 황인철 박사
- 글램핑은…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텐트가 쳐져 있고 모든 장비가 갖춰진 곳에서 즐기는 캠핑을 말한다. 장작과 석쇠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음식까지 패키지로 서비스하는 곳도 많다. 글램핑 문화가 호텔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가격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캠핑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글램핑장이 많이 생겼다.
서로가 서로에게 일주일을 버티는 힘이 되다
수요일을 꼬박 기다리는 무리가 있다. 방송인 김혜영씨,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준기 교수, KBS <아침마당> 이헌희 PD, 산부인과 전문의 황인철 박사가 그 주인공으로 함께 방송을 한 인연으로 한 식구(食口)가 되었지만 겉으로 봐선 교집합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정이 진짜 많고 약삭빠르지 못해요. 그리고 부탁하면 거절을 잘 못한다는 것도 비슷해요.”
이헌희 PD의 말에 김준기 교수는 정신학적으로 분석했다. “다들 모자란 구석이 있어요.(웃음) 자기 주장을 잘 못하거든요. 아마 한 명이라도 주장이 강한 사람이 있었다면 이 모임은 오래가지 못했을 거예요.” 매주 수요일 오후 5시께 모여 공연이나 영화를 보거나 맛있는 것을 먹으며 지난 일주일간의 근황을 나눈다.
2010년 KBS 봄 개편 때부터 봤으니까 햇수로는 4년째지만 거의 매주 만나 가족이나 다름없다. 일정한 프로그램이 짜여 있기보다는 “오늘은 어디 가자” “다음주는 어디 가자” 이런 식으로 즉흥적이지만 각자의 역할은 확실하게 정해져 있다.
팀 내 ‘어른’인 김준기 교수는 팀원들의 정신 건강을 담당하고, 홍일점 김혜영씨는 운전 담당, 자칭 타칭 코미디언보다 더 웃긴 이헌희 PD는 유머를 담당한다. 가장 마지막에 멤버로 합류한 황인철 박사는 육체 건강과 음식을 담당한다. 특히 요리에 일가견이 있어 누나와 형들 먹일 음식을 준비하는 막내다운 면모를 발휘한다. 캠핑을 제안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로 평소 가족 캠핑을 즐기면서 멤버들과 함께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네 명의 공통점이 자연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각자의 일정이 워낙 바쁘니까 서울 근교에 있는 글램핑장을 찾아요. 캠핑 자체에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과 배를 채워줄 음식이 있으면 되거든요.”
이렇게 수요일에 잠시나마 함께 바람 쐬는 것이 일주일을 살아가는 힘이라고 했다. “나이 먹어서 맞는 사람들과 만난다는 거 정말 힘든 일이잖아요. 나이 들수록 인간관계도 좁아지고 새로운 사람 사귀는 게 쉽지 않은데 이런 인연이 있어서 항상 든든해요. 그래서 다들 부러워해요.”
김혜영씨 말에 이어 황인철 박사는 아내가 오히려 이 모임을 더 챙긴다고 했다. “원래 와이프가 질투가 굉장히 많거든요. 근데 이 모임만은 빨리 가라고 성화예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 만나고 돌아오면 제가 변한 게 보이니깐요.”
그래서 황인철 박사는 모두가 모일 수 있는 수요일 하루를 빼기 위해 일주일에 2번 당직을 감수한다. 주말·휴일 당직까지 합치면 한 달에 한 번은 목·금·토·일 당직을 서야 하는데도 이 모임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대개 오후 9시쯤 모임이 정리되고 가끔 시간 맞춰 부부 동반 1박2일 나들이도 가기 때문에 배우자들의 불만도 전혀 없다고. 그렇게 쉴새 없이 먹고 담소를 나누면서 황인철 박사가 요즘 꽃게 철이라고 화두를 던진다. 그래서 다음주 모임의 메뉴는 ‘꽃게’로 정해졌다.
촬영협조_한화리조트 양평 글램핑빌리지(031-772-3811,www.hanwharesort.co.kr)
“김준기 교수님은 트라우마 관련해선 국내에서 독보적인 사람이고, 혜영 누나는 대체 불가능한 방송인이에요. 인철이도 콘텐츠가 풍부한 산부인과 의사고요. 근데 서로 원하는 게 없어요. 그래서 바보라고 불러요.” 이헌희 PD는 멤버를 이렇게 소개하고 자신은 ‘이빨’로 멤버에 합류하게 되었다며 쉴 새 없이 멤버들을 웃긴다.
한화리조트 양평의 글램핑빌리지의 ‘글램핑 세트’는 돈목살과 훈제오리, 대하 등 글램핑 재료 일체가 포함되어 무박 13만원(4인)이다.
- 요즘 뜨는 글램핑 스폿
한화리조트 산정호수 안시 글램핑존
야외 가든 잔디밭에 위치해 있는 글램핑장으로 명성산에서 흘러내리는 시냇가가 인접해 있어 자연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글램핑 텐트 대여는 4인 기준 8만원, 삼겹살과 모둠 소시지 등 글램핑 재료 일체가 포함된 ‘글램핑 디너 세트’는 4인 기준 13만8천원. 금·토요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운영하고 성수기(7~8월)에는 매일 운영할 예정이다.
위치_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454-4 문의_031-540-9706
라벤트리 글램핑
럭셔리 글램핑 리조트를 표방하며 경기도 연천, 충남 공주·서산에 위치한다. 연천은 120년 된 고택, 공주는 미술관 옆 디자인, 서산은 바다와 마주한 형태로 꾸미는 등 지역별로 테마를 다르게 해 장소 선택에 재미를 준 것이 특징. 1박 20만원 선(주말).
주소_연천군 연천읍 고문리 420-1(연천), 서산시 대산읍 대로리 876-202(서산), 공주시 계룡면 기산리 791-1(공주)
문의_1688-8614
제주신라호텔 글램핑 빌리지
_텐트 안에는 4명이 누워도 충분한 소파침대, 4~8명이 사용할 수 있는 테이블, 펜던트 조명 등이 있어 자연 속에 하나의 호텔 객실을 옮겨놓은 듯하다. 2인 기준 런치 29만원·디너 36만원, 3인 가족 글램핑 패키지 1박에 47만원부터.
위치_제주도 서귀포시 색달동 3039-3 문의_1588-1142
오로라캠프
인디언식 텐트가 있는 글램핑장으로 5~6명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실내가 넓다. 수상스키, 웨이트보드, 스노 모빌 등 캠핑과 별개로 다양한 레저 프로그램을 운영해 액티브한 성향의 캠퍼들에게 인기가 높다. 4명 기준 1박 15만원, 바비큐 패키지 10만원.
위치_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금대리 537-1 문의_031-582-7008
2ND STORY
학부모 친목 모임의 펜션 나들이
│공릉동 학부모 모임 ‘귀요미 베스트 맘’│
엄마들에겐 소통의 장, 아이들에겐 놀이의 장
아이의 체험학습과 엄마 모임을 접목시킨 나들이 케이스도 있다. 작년 학기 초 태릉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모임에서 인연을 맺고 엄마들이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다가 ‘귀요미 베스트 맘’이란 모임을 신설했다. 대부분이 워킹맘이고 같은 동네에 살다 보니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해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매달 1회씩 정기 모임이 있고 여유가 될 때 수시로 만난다. “모바일 대화방에 ‘퇴근해서 1시간만 봅시다’ 이런 식으로 누군가 번개를 제안하면 여유 되는 엄마들이 퇴근해서 잠깐 맥주 마시면서 수다 떨고 그래요. 엄마들 고민이 비슷하잖아요. 그렇게 1시간이라도 수다 떨면 그게 그렇게 또 활력소가 돼요.”
이번 1박2일 봄나들이도 번개에서 즉흥적으로 제안한 것. 작년 11월에 엄마와 아이의 조합으로 7팀이 1박2일 여행을 떠났는데 엄마들은 엄마들대로, 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만족도가 높았다. “아이들은 같이 놀 자리만 만들어주면 자기들끼리 잘 놀아요. 저녁밥 먹고 아이들 재운 뒤 엄마들끼리 맥주 한잔하면서 고민 이야기하면 말도 잘 통하고 위안이 돼요.” 모임이 지속되는 이유 중 하나는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잘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
이번 봄나들이의 프로세스를 보면 알 수 있다. 먼저 추진력 있는 엄마가 나들이를 제안하고 장소를 섭외한다. 많은 인원이 외부에서 1박을 할 땐 장소 잡는 것이 쉽지 않은데, 최종 리스트에 오른 몇 개의 펜션에 시간이 되는 전업맘들이 사전 답사를 다녀온다.
장소가 정해지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데, 레크리에이션에 일가견이 있는 엄마가 나들이 프로그램을 짠다. 어느 정도 진척이 있을 때 오프라인에서 만나 차량 문제, 회비 등을 합의하고 서로 챙겨올 준비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번 나들이에서 레크리에이션을 담당했던 심선화씨는 “함께 하룻밤을 보내면 내 아이를 비롯해 같이 간 아이들의 습성이 오픈되는 거잖아요. 우리 아이가 어떤 친구와 어울리는지, 또 그 친구의 습성을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라고 소감을 말했다.
총무 원미숙씨는 엄마와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음 나들이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7월 초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에 당일치기 물놀이라도 다녀올 계획이에요. 여유가 되면 5월 중에 체험학습 하나 정도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촬영협조_여우별 펜션(010-8905-4952, www.foxpension.co.kr)
엄마와 아이를 포함한 참가자 26명은 진행자의 구령에 맞춰 2개조로 나뉘어 구름기둥 만들기, 구름기둥 터뜨리기, 2인 3각 릴레이 등의 야외 게임에 참여했다. 이날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프로그램은 단연 보물찾기였다. 상품은 엄마들이 십시일반하여 준비한 것들.
- 인원 많을 때 갈 만한 펜션 리스트
경기도 청평, 꿈에그린펜션
다중룸형 단체룸과 투룸형 단체룸이 있으며 워크숍 및 MT가 가능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다중룸형은 거실과 온돌방 2개, 화장실 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대 35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1박 45만원부터. 문의_031-584-9478
경기도 남양주, 나르지오 연수원
축령산자연휴양림을 비롯해 풍부한 수량과 모래사장을 갖춘 수동계곡이 있으며, 마석조각공원, 모란미술관, 묘적사 석탑 등 주변에 즐길 거리가 많다. 거실과 룸 2개가 있는 20평형의 객실로 15명 정원이다. 15만원부터. 문의_070-7458-0263
경기도 양평, 캐슬마운틴
1488㎡(4천5백 평)의 넓은 부지에 자리 잡은 펜션으로 야유회, MT 등 2백명 이상 수용 가능하다. 펜션 앞에는 용문산 계곡의 맑은 물이 흐르며 물고기 잡이, 수영 등의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다. 거실, 방 2개, 화장실 2개로 20명이 정원인 40평대 객실은 23만원부터. 문의_031-771-6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