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고 흔들면 무조건 칵테일?
칵테일은 일반적으로 알코올에 다른 술을 섞거나 과즙이나 탄산음료 또는 향료 부재료를 혼합해 맛, 향기, 색채의 조화를 살린 음료를 말한다. 믹솔로지스트 유상운씨는 “한국 사람들은 칵테일 하면 ‘바텐더가 만든 것’만 떠올리는데, 집에서 앱솔루트 보드카에 오렌지주스를 섞어 마셔도 엄밀히 말해 칵테일의 범주에 속한다”고 말한다. 물론 알코올을 전혀 함유하지 않은 청량음료나 과일즙 또는 주스와 주스를 섞어 마시는 것도 칵테일이라 할 수 있다. 칵테일의 종류는 무수히 많으며, 만드는 방법이나 재료를 섞는 비율이 같아도 베이스나 부재료를 바꾸면 또 다른 맛의 칵테일이 된다. 사용된 베이스나 만드는 방법에 따라 분류하거나 부재료로 쓰이는 과일이나 향미에 따라 이름이 붙기도 한다.
수탉 꼬리가 술 이름이 된 사연
‘칵테일(Cocktail)’을 직역하면 ‘수탉 꼬리’가 된다. 오래전 영국에서 서로 다른 종을 교배해 태어난 말을 칵테일이라 불렀는데, 그 말의 꼬리가 마치 닭 꼬리처럼 바짝 서 있어 그렇게 불렀다고. 또 프랑스의 한 약장수가 ‘코크텔(coquetel)’이라는 희한한 음료수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대접한 데에서 칵테일이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이 밖에도 칵테일의 어원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수없이 많은 다양한 설이 있지만 진위 여부는 확인하기 힘들다. 칵테일의 역사는 술의 탄생과 거의 동시에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술을 넣은 혼합 음료가 칵테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것은 1748년 <스퀘어 레서피> 라는 책을 통해서다. 문헌에 따르면 칵테일은 1870년대에 독일의 기계공학자 카를 린데가 인공 냉동기를 발명한 후 여러 가지 모양의 글라스가 일반화되면서부터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미국을 시초로 해 칵테일이 계승 발전되어온 것이라는 게 통설. 1920년부터 시행된 금주법은 오히려 칵테일의 대중화를 부추겼고, 후에 금주법이 해제되자 칵테일은 전성기를 맞게 된다.
전통주로 만든 우리나라 칵테일
칵테일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연대가 확실치는 않지만 구한말 미국 대사관이 설치된 이후로 여겨진다.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것은 8·15광복 이후로, 당시 많은 리큐어(혼합주)가 등장했다. 우리나라 칵테일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전통주를 베이스로 한 것을 말하며, 최근에는 막걸리 바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5월 1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식품대전’과 함께 개최된 ‘우리 술 대축제’에서는 전통주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 시연이 있었고, 전통주진흥협회 주최로 전통주 칵테일 대회가 열리는 등 전통주를 활용한 칵테일 레서피가 계속 개발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문배주, 안동 소주 등의 전통주는 도수가 높고 맛이 깔끔해서 럼이나 보드카처럼 칵테일 베이스로 쓰기에 적당하다고.
재미있는 칵테일 이야기
스타일리시한 사람 곁에는 항상 칵테일이 있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는 시도 때도 없이 ‘코즈모폴리턴’을 홀짝거렸고,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는 진이 아닌 보드카 베이스의 마티니를 즐겼다. 당시 “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 이 대사 한 번 안 따라 해본 남자가 없을 정도. 한국 여성이 많이 찾는 ‘마가리타’는 이 술을 만든 바텐더의 죽은 애인 이름을 딴 것인데, 1949년 미국 칵테일 콘테스트에서 입선한 작품이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1980년대 영화 <칵테일>로 유명해진 ‘섹스 온 더 비치’는 ‘해변의 정사’란 이름부터 놀랍고 얼굴이 빨개질 만한 술. 이 칵테일은 해변에서 여자에게 수작을 거는 데 사용되는 음료로 아름다운 빛깔을 띠며 여름철 갈증 해소에 매우 좋지만 쉽게 취하니 주의해야 한다. ‘키스 오브 파이어’는 1952년 일본의 ‘제5회 올 재팬 드링크 쇼 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한 작품으로 당시 일본에서 유행하던 노래의 제목이기도 하다. 사연을 알거나 모르거나 상관없이 칵테일 이름은 하나같이 드라마틱하다.
홈 칵테일 레서피
냉장고에 있는 몇 가지 재료만 가지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을 소개한다. 맛, 향, 빛깔 같은 감각적인 특징을 살리면서 칵테일의 방향을 제시하는 베이스를 중심으로 분류했다. 레서피에 명시된 비율을 지켜야 기대한 맛을 느낄 수 있음을 명심할 것.
위스키 베이스 제임슨 진저
제임슨, 진저에일, 라임
만들기 1_얼음을 가득 채운 잔에 제임슨과 진저에일을 1:3의 비율로 넣는다. 2_웨지 모양으로 자른 라임을 가니시한다.
Whiskey│보리, 호밀, 밀, 옥수수, 귀리 등 곡류를 주원료로 당화해 발효시킨 후 증류 및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든 술이다.
테킬라 베이스 올메카 팔로마
올메카 엑스트라 에이지, 자몽 탄산수, 라임
만들기 1_하이볼 글라스에 올메카 엑스트라 에이지와 자몽 탄산수를 1:3의 비율로 넣고 얼음을 가득 채운다. 2_잘 저은 뒤 라임으로 가니시한다.
Tequila│멕시코의 다육식물인 용설란의 수액을 채취해두면 자연히 하얗고 걸쭉한 ‘풀케’라는 발효주가 된다. 이것을 증류해 숙성시킨 것이 바로 테킬라다.
럼 베이스 하바나 클럽 모히토
하바나 클럽 3아노스, 탄산수, 설탕, 라임, 민트 잎
만들기 1_하이볼 글라스에 설탕 3스푼, 민트 잎 7개, 라임 1/2개를 넣고 잘 젓는다. 2_①에 하바나 클럽 3아노스 45ml를 붓고 잘게 부순 얼음을 채운다. 3_글라스의 빈 공간을 탄산수로 가득 채우고 잘 젓는다. 가니시는 라임과 민트 잎으로 한다.
Rum│서인도제도가 원산지로, 사탕수수의 즙 또는 부산물을 발효 및 증류해 숙성시킨 술이다.
보드카 베이스 앱솔루트 어피치 코코로코
앱솔루트 어피치, 코코넛 리큐어, 우유, 파인애플주스, 파인애플
만들기 1_하이볼 글라스에 앱솔루트 어피치, 코코넛 리큐어, 우유, 파인애플주스를 1:1/2:1:1로 부어 잘 섞는다. 2_①에 잘게 부순 얼음을 가득 채우고 파인애플과 파인애플 잎으로 가니시한다.
Vodka│곡물에 맥아를 넣어 당화 및 발효시켜 증류한 후 자작나무 숯으로 여과해 만든 술. 알코올 도수 40~60%로 무색투명하고 무미·무취해 칵테일용으로 널리 애용된다.
진 베이스 런던티24
비피터24, 설탕, 녹차, 로즈메리
만들기 1_하이볼 글라스에 설탕 20ml, 녹차 90ml를 넣고 잘 젓는다. 2_①에 비피터24 45ml를 넣고 얼음을 가득 채운다. 3_로즈메리로 가니시한다.
Gin│곡물을 원료로 해 증류한 술에 주니퍼 베리를 주원료로 한 향료 식품을 첨가해 재증류한 술이다.
브랜디 베이스 발렌타인 17 프레시
발렌타인 17, 토닉워터, 레몬
만들기 1_하이볼 글라스에 발렌타인 17과 토닉워터를 1:3의 비욜로 넣는다. 2_슬라이스한 레몬으로 가니시한다.
Brandy│흔히 브랜디는 포도를 발효 및 증류해 만든 술인데, 보다 넓은 의미로는 모든 과일류를 발효 및 증류해 숙성시킨 술을 말한다.
여자를 위한 칵테일 로드
술맛을 알아야 칵테일 바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맛에 한 번, 분위기에 또 한 번 취하면 그날 먹은 칵테일이 생애 최고의 칵테일인 셈. 무더위를 피해 칵테일 피서 한번 떠나보는 것은 어떨지.
특별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바토스
웬만큼 튀어선 특별한 축에 끼기 힘든 이태원에서 특별한 맛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 30분 웨이팅은 기본인 멕시칸 타코 요리 전문점 ‘바토스’가 그곳. 시원하게 펼쳐진 오픈 테라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면 스탠딩 테이블, 노출 콘크리트, 파이프 장식 등이 있어 흡사 외국 펍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텍사스 스타일의 마가리타부터 막걸리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에 이르기까지 국내 어디서도 맛볼 수 없었던 바토스만의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안주로 멕시코 전통 음식 퀘사디아와 카니타스에 김치를 곁들인 퓨전 안주가 별미다.
SHOP INFO 추천 메뉴&가격_남아프리카 애플 마가리타를 첨가한 달콤한 맛의 퓨전 칵테일 ‘골든 디거’ 1만7천4백원 주소_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81-8 문의_02-797-8226
도심 휴양지 W서울워커힐호텔 우바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아차산 중턱에 자리한 W서울워커힐호텔 ‘우바’는 지금 방문하면 시원한 녹음을 감상할 수 있어 도심 휴양지로 꼽힌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손맛 좋은 프로 바텐더들이 만든 세계 각국의 칵테일을 맛볼 수 있으며,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시원하고 깔끔한 모히토가 인기다. 한여름 밤 모던하고 트렌디한 공간에서 멋진 야경을 벗 삼아 시원한 칵테일 한잔 즐기고 싶다면 우바를 기억하자.
SHOP INFO 추천 메뉴&가격_애플 모히토 2만9천원(텍스 포함) 주소_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21 W서울워커힐호텔 1층 문의_02-2022-0333
보라카이 해변을 느끼다 방갈로
올여름 바쁜 일정 탓에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 낸다면 이태원에 있는 ‘방갈로’는 어떨지. 동남아의 오두막집, 방갈로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한 인테리어와 보라카이에서 직접 공수해온 하얗고 고운 모래를 밟으면 마치 휴양지에 와 있는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현지에서 온 코코넛에 시원한 슬러시 형태로 제공되는 ‘말리브 피치’는 방갈로 최고의 인기 메뉴. 첫맛은 달콤하지만 위스키가 블렌딩돼 쌉싸래하면서 깔끔한 뒷맛이 단연 일품이다. 알코올에 약한 사람들을 위해 무알코올 디톡스 칵테일도 준비되어 있으니 참고할 것.
SHOP INFO 추천 메뉴&가격_위스키와 복숭아, 말리브 럼이 가미된 달콤 쌉싸래한 맛의 말리브 피치 1만원 주소_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12-3 문의_02-793-2344
혼자 술 한잔 생각날 때 라타베르나
서울시 강남구 반포동 서래마을에서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받아온 ‘파울로데마리아’가 한남동에 확장 이전해 새롭게 오픈한 이탈리아 전통 캐주얼 바. 이탈리아어로 선술집이라는 뜻인 ‘라타베르나’는 카페와 바를 통합 운영해 낮에는 브런치, 오후에는 커피, 저녁에는 식사도 가능하다. 또 이탈리아 현지에서 수입한 아페롤로 만든 식전주와 아페롤 스프리츠를 마실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곳으로 인근 이탈리아 대사관의 단골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카운터 앞에 바 테이블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혼자 들러 술 한잔 기울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SHOP INFO 추천 메뉴&가격 _이탈리아 국민 식전주 아페롤 스프리츠 1만2천원 주소 _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57-115 문의 _02-792-9936
무제한으로 칵테일을 즐기고 싶을 때 약국
홍대 앞에 위치한 라운지 클럽으로 입장한 후 손등에 ‘약국’ 도장 하나 콕 찍으면 나갈 때까지 칵테일을 무한 리필할 수 있다. 먼저 매장 안쪽에 있는 ‘처방소’에서 계산을 마친 후, 가운을 입은 바텐더에게 칵테일을 주문하면 초콜릿과 젤리가 담긴 ‘약봉지’와 함께 칵테일을 제공받는다. 칵테일의 종류는 달콤한 맛, 상큼한 맛, 무알코올 등 수십 종에 이르며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안주는 외부에서 자유롭게 가져올 수 있고, 한 잔만 마시고 싶은 사람이라면 4천원을 지불하면 같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SHOP INFO 추천 메뉴&가격_무제한 칵테일 1만5천원, 칵테일 한 잔 4천원 주소_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4-12 문의_070-8860-4365
낮술 하기 좋은 애슐린라운지
샤넬, 까르띠에 등의 브랜드 북과 유명 아티스트의 아트 북을 제작하는 프랑스 명품 서적 브랜드 ‘애슐린’이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에 아시아 최초로 매장을 오픈했다. 풍부한 프렌치 푸드와 프랑스 하우스 와인, 언제 들러도 맛 좋은 브런치와 시원한 칵테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국내 톱 연예인들의 단골 아지트로도 유명하다. 핑크 컬러에 꽃잎을 수놓아 테이블 데코로도 손색없는 ‘로즈 로얄’과 다양한 열대 과일로 달콤한 맛을 낸 ‘팜비치’가 대표 칵테일.
SHOP INFO 추천 메뉴&가격 _달콤한 맛과 향의 진칵테일 팜비치 1만2천원 주소 _강남구 신사동 631-36번지 주명빌딩 지하1층 문의 _02-516-0316
- TIP
칵테일 폼 나게 주문하는 비법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애쓰지 말고 바텐더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능숙한 바텐더라면 당신의 기분에 어울리는 훌륭한 칵테일을 뚝딱 만들어줄 것이다. 그래도 좀 아는 척하고 싶다면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브랜드 앰버서더인 유상운 믹솔로지스트의 팁을 참고하자.
1_대세는, 모히토
여전히 모히토가 핫한 칵테일로 주목받고 있다. 모히토는 신선한 라임과 민트를 으깨 만든 칵테일로 오리지널 베이스는 럼이다. 무더운 여름날 보기만 해도 시원한 비주얼을 자랑하며,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사랑한 칵테일로 유명하다.
2_실패 없는, 마티니
칵테일 중 남성적인 칵테일로 알려져 있으며 바텐더를 시험하는 칵테일이라고 할 만큼 만들기 어려운 칵테일이기도 하다. 진짜 칵테일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의 술로 알려진 마티니는 수백 가지 레서피가 존재해 칵테일 바마다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3_여자들이 좋아하는 칵테일 3
그래도 모르겠다면 대한민국 여자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칵테일을 시키는 것은 어떨지. ‘6월의 벌레’라는 뜻의 ‘준벅’은 여름날 초록의 싱그러운 색감과 멜론, 코코넛의 달콤한 향기가 가득해 주스처럼 느껴진다. 트로피컬 칵테일을 좋아한다면 진한 코코넛 향과 파인애플주스가 어우러진 ‘피나 콜라다’를, 깔끔한 맛의 칵테일을 원한다면 커피 리큐어의 단맛이 독한 보드카를 부드럽게 해 알코올 함량이 높은데도 감칠맛이 좋은 ‘블랙 러시안’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