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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게이 축제 현장을 가다!

오는 11월부터 독일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때 성별을 기재하지 않고 빈칸으로 두면 훗날 아이가 자신의 성을 선택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제3의 성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 6월 호주에서 이미 시작됐고, 캐나다도 긍정적이다. 밴쿠버 게이 퍼레이드에 50만 인파가 몰리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On October 16, 2013

1 온몸을 핑크로 치장한 커플은 화려한 등장으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2 요정 분장으로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참가자.
3 과격하고 선정적인 복장으로 눈길을 끈 참가자들.
4 설마 이렇게 몸 좋은 분들이 게이인 건 아니겠지? 아닐 거야!
5 여자일까, 남자일까?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복장.

세상에 괜찮은 남자는 유부남 아니면 게이?
사실 외국에 살다 보면 제3의 성으로 사는 이들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밴쿠버의 다운타운에서도 가장 ‘핫’한 곳으로 알려진 데이비 거리에서는 게이 커플의 스킨십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린 그들과 같은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고 같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도 한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캐나다는 세계에서 네 번째, 북미에서는 첫 번째로 동성 커플의 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다. 얼마 전에는 존 베어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이 러시아가 제정한 동성애 반대 관련법을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지난 2012년 우간다를 방문했을 때 동성애 운동가가 맞아 죽은 사건에 대해 우간다 정부를 비난하고 우간다 동성애 단체에 캐나다 예산 20만 달러를 지원하기도 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동성애 옹호는 캐나다 대다수 국민이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동성애를 범죄시하는 것은 기본권 탄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캐나다에서는 동성애에 대해 오픈 마인드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프라이드 퍼레이드만 지켜봐도 알 수 있다. 올해로 35회를 맞이한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북미에서 다섯 번째로 큰 행사로 꼽히며, 해를 거듭할수록 성 소수자만의 축제가 아닌 북미를 대표하는 축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8월 4일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제35회 프라이드 퍼레이드(Pride Parade)가 열렸다. 매년 8월 첫째 주 일요일 낮 12시에 시작되는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밴쿠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행사 중 하나로 손꼽힌다. 밴쿠버 시에서는 이번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모인 관중이 50만 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1백50팀 이상의 참가자들이 화려한 퍼레이드를 선보인 올해 역시 기록적인 인파가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관람하기 위해 다운타운에 몰리며 행사 시작 2~3시간 전부터 랍슨과 덴만, 데이비 등 다운타운의 주요 거리가 관람객으로 넘쳐났다.
‘Pride March’ ‘Gay Pride Parade’ 등으로도 불리는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LGBT(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커뮤니티를 응원하는 축제의 장으로, 밴쿠버뿐 아니라 토론토, 샌프란시스코, 시드니, 멕시코 등 세계 각지에서 해마다 화려한 퍼레이드를 펼친다.
사실 올해는 나체로 등장한 참가자가 없어 조금 아쉬(?)웠다. 지난해에는 하얀 수염을 기른 할아버지가 달랑 목걸이 하나만 걸친 채 거리를 활보해 관심을 끌었다. 그래도 올해는 화려한 복장의 참가자가 많아 퍼레이드가 더 풍성해진 느낌이다. 그리고 지난해보다 초콜릿 복근을 자랑하는 핸섬 가이도 더 늘었다.
몇 해 전까지 한국 여성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던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 분)는 이런 말을 했다. “세상에서 괜찮은 남자는 모두 유부남이거나 게이다.” 늘 당당하던 그녀가 이렇게 말할 땐 무척이나 안타깝고 측은해 보이기까지 했다. 2013년 여름, 밴쿠버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많은 여성의 마음이 아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와 같았을 것이다.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마치고 참가자와 관람자가 한데 뭉쳐 거리를 행진했다.

CREDIT INFO
취재
장은성
글,사진
경영오
2013년 09월호
2013년 09월호
취재
장은성
글,사진
경영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