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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의 아이콘’노현희가 말하는 성형 매뉴얼

이혼과 성형 실패로 좌절을 맛본 노현희가 새로운 인생에 도전했다. 성형 실패로 고민하는 여성들의 멘토를 자청하고 나선 것.

On October 14, 2013

노현희가 ‘성형 아이콘’으로 깃발을 꽂았다. 올바른 성형 문화를 위해 온라인 카페 ‘힐링라이프 캠페인(http://cafe.naver.com/healingtoyou)’을 개설하고 성형 실패자들의 멘토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의료 분쟁 등으로 심적·물적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 이들의 어려움을 대변하고 치유하며 힐링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취지다. 노현희가 <우먼센스> 독자들을 위해 성형에 관한 노하우를 모두 공개했다.

성형 멘토를 자처한 이유가 궁금해요. 성형 때문에 구설에 오른 인생이었죠. 실제로 성형에 실패도 해봤고 고통도 많이 받았어요. 저와 같은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얼굴 때문에 매사에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분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카운슬러를 해드리는 것이죠. 부작용으로 힘겨워하는 사람들은 대화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죠. ‘성형의 아이콘’으로서 사명감도 느낍니다.

지금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드나요? (웃음) 재기 불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숨어 지낼 순 없잖아요. 지금도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인데 그럼에도 방송 활동을 시작했어요. 현실을 인정하니 오히려 연기에만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배우인데 연기가 아닌 얼굴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 힘들었어요. 사람을 기피하게 됐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대학로 공연이었어요. 현재 SBS 아침드라마 <당신의 여자>에 출연 중이에요. ‘카메라 마사지’라고 하죠. 대중에게 제 얼굴이 익숙해지겠지요. 세월의 흔적, 아픔, 고민, 내공이 어려 있기에 지금의 제 얼굴에 만족해요.

예전에는 주변을 많이 의식했나요? 전 소심한 성격이에요. 타인의 시선에 갇혀 살았죠. 남한테 잘 보이기 위해 얼굴에 손을 댔고 결국 남들에게 손가락질받게 되었죠. 그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내 삶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아무도 의식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고 싶어요.

자세히 보니 코 부분이 조금 어색한 것 같은데…, 부작용은 없나요? 코 한쪽으로 숨이 안 쉬어져요. 그래서 재활치료를 통해 복식호흡을 시작했고,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를 때도 관객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훈련된 상태예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가는 것이죠. 성형에 실패한 여성들은 극단적인 생각을 해요. 자살하는 사람도 많고 우울증을 앓는 사람도 많죠. 저 역시 그 터널에서 벗어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분명 길은 있습니다. 개의치 말고 열심히 살아가는 게 정답이에요.

닮고 싶은 얼굴이요? 고현정씨요.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여요. 김해숙 선배님의 얼굴도 좋아요. 뭐랄까, 물 같은 얼굴이랄까요. 뚝배기에 들어가면 구수한 얼굴이 되고, 와인 잔에 들어가면 도도한 모습이 되죠. 요즘은 아이유양의 얼굴도 예뻐요.청순하면서 수더분하잖아요

성형 중독’이라는 소문도 있었는데…, 다시 성형할 생각은 없나요? 친한 의사 선생님이 그래요. “현희씨, 제가 실과 바늘을 드릴게요”라고요.(웃음) 중독까지는 아니지만 성형에 실패하다 보니 원상복구하기 위해 성형외과에 간 적은 많죠. 상담도 많이 받고 고민도 많이 했죠. 중독이라고요? 지금은 보톡스도 맞지 않아요. 과한 것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그렇다고 ‘앞으로 절대 안 하겠다’ 그렇게는 말 못해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은 하고 싶지 않아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코는 다시 하고 싶거든요. 숨이 안 쉬어지는 게 힘들어요.

어찌 보면 ‘외모지상주의’ 사회 구조의 희생물일지도…, 더구나 배우는 늙지 않고 언제나 20대처럼 예뻐야 하니까요. 맞아요, 천부적인 연기력이 없는 한 늙고 뚱뚱하면 캐스팅되기 어렵죠. 이왕이면 관리 잘한 배우를 선호하는 건 당연해요. 그래서 저 역시 성형에 집착했을지도 몰라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스무 살 때부터 연기를 했으니 20년 넘게 연기자로 살았는데, 그중 절반을 대중에게 외면당했어요. 지금 제 모습이 누군가의 눈에는 흉측해 보일 수 있지만 ‘좌절의 아이콘’이 아닌 ‘긍정의 아이콘’으로 살아갈 거예요.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웃음)

성형 부작용을 조금이나마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마음이 편치 않을 때 수술하면 수술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환경이 안 좋을 때죠. 저 역시 이혼을 한 직후에 심적으로 불안했는데, 그 당시에는 아주 간단한 시술도 마음처럼 안 되었죠. 1백 번을 고민한 뒤 충분히 상담을 받고 편안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게 성형이에요. 예를 들어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혹은 남편과 이혼한 뒤 그 보상심리로 성형을 하는 여성이 의외로 많아요. 예쁘게 변해서 남편에게 복수하리라? 한데 그런 마음으로 수술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기대는 ‘송혜교’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우울하게 지내다가 결국 재수술을 하게 되죠. 그리고 병원에서 환자를 환자로 봐야 하는데 돈으로 보면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아요. 원 플러스 원 행사도 아니고 한 부위를 더 하면 싸게 해준다는 미끼를 던지는 식이죠. 이에 응하면 결국 희생물이 되는 겁니다.

실제로 연예인이 했다는 병원에서 연예인처럼 수술을 했는데 왜 결과는 다를까요? 맞아요, 한때 한가인 코, 이효리 코, 김연아 이마 등등 연예인의 특정 부위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죠. 요즘 10대들은 박봄의 쌍꺼풀을 닮고 싶어 한대요. 제 경험상으로 보면 특정 연예인을 따라서 수술하면 십중팔구 실패하게 돼 있어요. 사람의 얼굴 조직과 신경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전체적인 얼굴의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코를 디자인했다 해도 이미지는 다른 것이죠.

주변 사람들에게 성형에 대해 상담 요청을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그러죠, 강남에서 성형외과 실장을 했으면 빌딩 하나 샀을 거라고요.(웃음) 요즘은 입학 선물, 졸업 선물, 칠순 선물이 성형인 시대예요. 그만큼 성형이 일반화되었죠.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메일로, 문자로, 혹은 길거리에서도 많이들 물어보고 궁금해해요. 특히 재수술에 대한 상담이 많아요. 그만큼 절박하니까요. 저는 트렌디한 의사보다 연륜 있고 권위 있는 분들을 추천해요. 인터넷을 뒤져서는 절대 알지 못하고 직접 발품을 팔고 상담을 해봐야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일단 수술 후 6개월을 기다리라고 말해요. ‘원판 불변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피부는 원래대로 되돌아가려는 성질이 있어요. 회복되는 과정에서 자기 조직하고 싸우는 것이죠. 그래서 자리를 잡으려면 6개월이 걸려요. 그 6개월 동안 속된 말로, 의사가 백번도 넘게 하나님이 됐다가 ‘미친놈’이 됐다가 하죠. 부기가 가라앉는 저녁에는 괜찮아 보이다가 아침이 되면 괴물이 돼 있고….(웃음) 그리고 첫 수술을 걱정하는 분도 조언을 많이 구해요. 마냥 어려 보이는 수술보다는 예전 얼굴을 찾아주는 방향으로 조언을 해요. 가장 바람직한 수술은 인상이 좋아지게 하는 수술이죠.

요즘 강남에 나가면 비슷한 얼굴 일색이에요. 이른바 ‘강남 여자’ 얼굴이라고 하는. 성형에도 유행이 있어요. 앞트임 하고 애교살을 가득 넣은 눈매, 볼록한 이마, 날렵한 턱, 통통한 볼살로 대변되는 ‘강남 여자’ 얼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요즘은 긴 코가 유행이에요. 광대뼈가 올라가 보인다는 이유 때문이죠. 유행을 따라잡기 위해 코 수술을 다시 하는 친구도 봤어요. 한때는 어려 보이는 버선코가 유행이었거든요. 이효리씨 같은 코요. 한데 그 코가 복이 달아나는 코라고 해서 유행이 다시 만들어진 것이죠. 요즘엔 물광 피부도 대세예요. 피부를 반짝반짝, 촉촉하게 해주는 주사가 있어요.

가슴 수술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다고 들었어요. 쌍꺼풀 수술만큼 많이 하는 수술입니다. 만족도가 아주 높죠. 어린 친구들은 마른 몸에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중년 여성들은 처진 가슴을 보정하기 위해 수술을 하죠. ‘옷태’라고 하죠? 확실히 달라보여요. 요즘은 자연스러운 물방울 모양 보형물이 나와서 감쪽같기도 해요. 그리고 결국 안티에이징에 대한 열망은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아요. 페이스 리프팅이 대세죠. 얼굴의 주름을 당기는 수술이에요. 실을 사용해서 피 한 방울 나지 않게 피부를 당겨주는 수술도 있어요. 앞으로 계속 수술법이 진화할 겁니다.

광대뼈를 깎다가 신경을 잘못 건드려 죽은 사람도 보았고, 종아리 지방 흡입을 하다가 시체가 되어 나오는 경우도 봤어요. 필러를 맞다가 눈 주변 신경을 잘못 건드려서 실명이 되는 경우도 봤어요. 끔찍한 일이죠. 결국 사람의 손으로 하는 것이기에 실수가 있고, 또 그 운명은 하늘이 결정해주는 겁니다

한때 양악 수술이 유행했어요. 아주 위험한 수술로 알고 있는데… 양악 수술은 미용을 위해 하는 수술이 아니라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수술인데, 연예인들이 많이 하다 보니 대중이 오해를 하는 것 같아요. 의료사고가 많은 수술이죠. 역사가 짧거든요. 그래서 10년 뒤에 어떤 증상이 있을지도 잘 알려지지 않았죠. 실제로 수년이 지나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이 벌어진다든지, 침을 흘린다든지 하는 부작용 사례가 많아요. 생활 하면서 알게 모르게 불편한 점도 많다고 해요.

이런저런 콤플렉스로 성형을 고려하는 주부가 많은데 조언을 한다면요. 일시적인 효과를 보려고 팔자 주름에 필러를 채우다간 나중에 그 살이 턱으로 몰릴 수가 있어요. 사람에 따라서 1년 후에, 혹은 10년 후에 그 증상이 나타나거든요. 당장 눈앞만 보지 말고 10년 뒤를 생각하세요. 그리고 작은 시술이라도 컨디션이 좋을 때 해야 해요. 아니면 염증이 생깁니다. 그리고 욕심을 과하게 내지 마세요. 10년 전이 아닌 3년 전으로 되돌린다는 마음으로 접근하세요. 주름이 없어질 정도의 수술이 아니라 주름이 연해질 정도로 살짝요. 남편이 그 모습이 좋아 결혼했는데 중년이 다 되어서 다른 여자로 변신해서 나타나면 얼마나 당황하겠어요. 그리고 발품을 파세요. 옆집 아줌마가 잘됐다고, 동창생이 잘됐다고 수술하면 안 됩니다. 발품을 팔아서 내 얼굴과 맞는 병원을 찾아야 해요.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피부 재생이 힘들어요. 과도한 수술은 또 다른 후유증을 유발하죠.

마지막으로, 기자가 성형을 한다면 어디를 해야 할까요? 완벽해요.(웃음) 그럼에도 굳이 하나를 꼽자면 입술에 필러를 넣으면 예쁠 것 같아요.(웃음) 하나 더 말해도 돼요? 볼에 애교살이 있어 지금은 동안처럼 보이지만 나이가 들면 처질 수도 있어요. 세월이 지난 뒤 볼살을 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기자 역시 귀가 솔깃했다. 여자의 욕심은 끝이 없다.

CREDIT INFO
취재
하은정
사진
이상윤
2013년 05월호
2013년 05월호
취재
하은정
사진
이상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