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를 들고 귀환했다. <1Q84> 이후 3년여 만이다. 일본에서는 4월 12일 발간돼 일주일 만에 1백만 부가 팔렸다. 한국에서도 만만치 않다. 출간과 동시에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싹쓸이하며 또 한 번 ‘하루키 파워’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철도 회사에 근무하는 남자 다자키 쓰쿠루가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해 떠나는 순례의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개인 간의 거리, 과거와 현재의 관계,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도쿄 역에서 나고야, 핀란드의 호반도시 헤멘린나를 거쳐 다시 도쿄에 이르기까지, 망각된 시간과 장소를 찾아 다자키 쓰쿠루는 운명적인 여행을 떠난다. ‘색채’와 ‘순례’라는 소재를 통해 ‘반드시 되찾아야 하는 것’을 되돌아보게 하는 이 작품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솔직하고 성찰적인 이야기다. 실제로 그는 작가의 말에서 “짧은 소설을 쓰려고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길어졌습니다. 저는 별로 그런 경우가 없는데, 그러고 보면 <노르웨이의 숲> 이후 처음입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적 귀환인 셈이다.
이 작품은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히가시노 게이고 등을 번역한 전문 번역가 양억관이 옮겼다. 그는 단어 하나하나에 실린 철학적인 상징과 입체적인 인물의 심리를 선명하게 포착하여 충실하게 번역함으로써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을 손꼽아 기다려온 한국 팬들에게 잊지 못할 순례의 여정을 경험하게 한다.
전 세계 4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한 시대의 사랑을 받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 어느 때보다 삶을 진솔한 시선으로 관조하며 책장 너머 독자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말을 거는 듯한 이번 신작은 우리로 하여금 거장의 문학적 ‘정점’을 함께하는 한층 특별한 기쁨을 맛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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