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서 소문난 요리 선생으로 최근 <다정 선생님의 반찬 수업>을 발간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최정화 씨. 그녀의 요리 사라오가 비법을 담은 반찬 수업을 엿보다.
다정(多情)한 요리 공간
분당에서 쿠킹 클래스 '푸드스페이스 다정'을 운영하는 일명 '다정 선생님' 최정화 씨. 요리를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워낙 요리를 좋아해 관련 수업을 무수히도 들었다. 그렇게 배운 요리를 주변 사람들에게 해주고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어언 18년이 되어간다. 손맛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배우러 오는 사람이 점점 많아졌는데 특히 1년 과정의 반찬 강좌는 대기자가 줄을 잇는다. 정확한 레서피와 더불어 그녀의 그녀의 손맛과 창의적인 요리 감각까지 배울 수 있는 강좌이기 때문이다. 인기에 힘입어 얼마 전 반찬 수업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담은 책도 출간했다. 처음 요리를 배우는 사람은 멋진 초대 요리나 남에게 보여주기 좋은 번듯한 음식을 배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요리를 오래 배울수록 수강생들은 자주 해 먹는 반찬이나 된장찌개 같은 음식을 더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궁금해했다. "콩나물국은 어떻게 만들어야 맛있나요?" "색다른 반찬을 배우고 싶어요."라는 요청에 의해 정규반 외에 한 달에 한 번 반찬반을 특강으로 진행하기 시작했고, 2년 뒤 1년 과정으로 편성한 정규 반찬반이 탄생했다. 요청에 의해 강좌를 개설했지만 수강생이 채워질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대기자가 늘고 지방이나 해외에서 레서피를 구하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해 실용적인 반찬 수업의 수요를 실감했다.
요리 선생은 달라야 한다
요리연구가도 요리사도 아닌 요리 선생이라면 많이 알고 있는 것 못지않게 잘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요리 지식을 받아들이고 여과한 뒤 가르쳐서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잘하게끔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요리 선생의 역할이라고 그녀는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잇는 재료를 사용해 가르치고, 직접 담근 효소 같은 특별한 재료는 상황에 따라 부가적으로 사용한다. 그녀의 레서피를 따라 집에서 만들며 입맛에 따라 양념이나 간을 가감하다 보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원칙이 있어야 응용이 가능하다. 맛을 기억하게 하고 기준치를 만들어주는 것이 다정 수업의 특징이다. 정확한 계랑을 중요하게 여기며 신뢰할 수 있는 레서피로만 수업을 진행한다. 집에서 혼자 만들었을 때 되도록 실패하지 않게끔 돕는 것이 그녀가 지향하는 요리 수업의 철학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食)'인가 하노라
바빠서 한데 모여 밥 한 끼 하기 어려웠던 가족들이 식탁 앞에 모이게 됐다는 수강생의 이야기를 들을 때 요리 선생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또한 배운 요리를 집에서 똑같이 만들었다는 말을 들으면 기쁘고 힘이 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얼굴이 굳어 있는 사람을 본적이 없는데 그만큼 요리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잇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에는 60세까지만 일하겠다고 말해왔는데, 회사를 다니던 딸을 설득해 함께 일하게 되면서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이제 와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이 자신을 필요로 해주는 것이 무척 고맙다. 그러니 이제는 한계를 정해두지 않고 사람들이 원할 때까지 요리 수업을 계속 할 생각이다.
다정 선생의 요리 노하우
반찬도 '요리'가 된다
음식을 잘 만드는 것만큼 맛깔나게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같은 음식이라도 어떻게 담아내는지에 따라 먹는 방법이 달라지고 새로운 음식처럼 느끼기도 하기 때문. 요리 종류에 따라 모양과 깊이가 다른 식기를 선택하고, 음식의 양과 스타일링에 따라서도 식기를 달리 선택한다. 특히 그릇에 그림이나 무늬가 있다면 음시고가 조화를 이루도록 담아야 한다. 평소 요리책을 볼 때 참고하면 좋다.
요리는 장 보는 것에서 시작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야 음식이 맛있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요리 선생이 사용하는 식재료와 소스를 똑같이 구입해 쓸 필요는 없다. 재료를 구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요리를 즐겁게 할 수 없다. 평소 사기 어렵거나 유통기한이 긴 것, 보존이 용이한 것은 한꺼번에 구입해두고, 자주 사용하는 것은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양만큼 그때그때 구입하는 것이 좋다. 채소는 농수산물 시장이나 집 주변에 일주일에 한번씩 서는 요일 시장을 이용한다. 산지나 농수산물 시장에서 바로 경매한 채소들이라 가격도 저렴하고 싱싱하다. 양파, 감자, 나물 등 오래 저장하고 먹어도 되는 것은 산지에서 직송하는 것도 좋다. 해산물만큼은 어디에서 구입하는지에 따라 크기와 선도 차이가 큰데 가락시장이나 산지 직송을 이용한다. 또한 동네 단골 정육점을 만들면 부위별로 필요한 두께로 썰어 고기를 살 수 있고, 특수 부위도 미리 부탁해 구하기 쉽다. 위생적으로 관리도니 무항생제 축산물 파는 곳을 선택한다.
편리한 요리를 위한 특별한 도구
1 생선 뒤집개 생선을 뒤집을 때 사용하는 뒤집개지만 달걀말이 할 때 요긴하다. 달걀을 쉽게 말아가며 부칠 수 있다.
2 묵채 내리기 묵을 틀에 넣고 누르면 국수처럼 면발로 변신하다.
3 전자저울 무게를 정확하게 잴 수 있는 전자저울은 그녀가 가장 아끼는 주방 도구. 1g 단위로 측정되는 것이 좋다
4 계랑스푼 정확한 계랑을 위해 꼭 필요한 도구, 납작한 타입은 오차가 크기 때문에 깊이감이 있는 계량스푼을 선호한다. 누르거나 흔들리지 않은 상태에서 계량해야 양이 정확한데 액체는 봉긋하게 담고 가루는 깍아서 계랑하는 게 기준.
5 스테인리스 조림 뚜껑 조림 뚜껑 구멍 사이로 국물이 올라갔다 내려가면서 국물을 끼얹는 효과가 있어 적은 국물이라도 재료에 충분히 흡수될 수 있게 해준다.
1. 발사믹소스 등갈비조림
특별한 날 고급스럽고 색다른 메뉴를 내고 싶을 때 만들면 좋다. 단맛이 강한 포도즙을 나무통에 넣고 숙성시킨 발사믹식초는 어떤 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등갈비는 1kg을 기준으로 데치는데 양을 두 배로 하고 싶으면 두 번에 나눠 데친다. 올리브유에 등갈비를 볶은 뒤 조리면 수분이 제거되면서 쫀득해지고 양념도 잘 밴다. 중국 간장을 넣으면 등갈비의 색깔이 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2. 명란달걀말이
평범한 달걀말이도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특별한 요리로 변신한다. 도시락 반찬이나 신혼상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달걀 밑간을 할 때 젓가락이 바닥에 닿도록 저으면 달걀 거품이 적게 난다.
- 향신즙은...
식재료에 밑간할 때 기본으로 사용하는데 넣고 안 넣고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다.
재료 생강 10g, 배·무·마늘·양파 200g씩
1 생강, 배, 무, 마늘, 양파는 원액기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썬다
2 원액기에 즙을 내 체에 한번 거른다.
3 아이스 큐브에 담아 냉동 보관하고 밑간할 때마다 꺼내 쓴다
3. 시금치새우볶음
시금치와 새우의 궁합이 좋은 반찬으로 그릇에 담을 때 시금치를 깔고 새우를 올린다.
4. 도토리전
도토릿가루로 만든 색다른 요리로 쫀득쫀득하면서도 촉촉하고 부드럽다. 도토릿가루는 충분히 불려서 사용해야 반죽이 부드럽게 되며, 전을 최대한 얇게 부치려면 반죽이 흐르는 정도의 농도가 적당하다.
5. 곶감장아찌
달콤한 곶감과 알싸한 청양고추가 잘 어울린다.
분당에서 소문난 요리 선생으로 최근 <다정 선생님의 반찬 수업>을 발간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최정화 씨. 그녀의 요리 사라오가 비법을 담은 반찬 수업을 엿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