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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아파트의 시작, 밥 잘 주는 아파트

남녀노소 불문하고 날마다 하는 고민이 있다. ‘오늘 뭐 먹지?’ 매일 비슷한 고민을 반복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아파트 커뮤니티 식당이 대세다.

On April 06, 2025

2018년 한 고급 아파트에서 입주민에게 조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1층에 있는 카페테리아에 가면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1시까지 식사를 제공하며, 이후에는 커피 등 음료를 즐길 수 있다는 것. 가격은 또 얼마나 합리적인지 1인당 6,000원에 한식과 양식 중 선택해 먹을 수 있었다. 여행을 떠나 묵은 호텔에서처럼 조식을 먹을 수 있다니…. 말 그대로 센세이션이었다.

‘연예인 아파트’로 명성이 높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트리마제 이야기다. 그로부터 7년 후 아파트 커뮤니티 식당은 고급 아파트의 상징이 됐다. 트리마제가 쏘아 올린 공은 서울 강남·강북, 수도권 신도시를 거쳐 지방 아파트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식사 서비스 제공이 이른바 4세대 아파트의 기본 요건이 됐다고 말한다. 커뮤니티 내 피트니스 클럽, 카페테리아, 스카이라운지에 이어 식사 서비스가 고급 아파트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 이제 아파트는 단순히 주거 공간이 아니다. 미래의 아파트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춰 입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는 복합 생활공간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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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아파트 커뮤니티 식당 트렌드
더 프라이빗하게 프리미엄 서비스 도입

커뮤니티 식당에서 참치 해체 쇼까지

왜 아파트 커뮤니티 식당이 인기를 얻고 있을까? 무엇보다 입주민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환영받는다. 맞벌이 부부, 노인 가구, 1인 가구 등 식사 준비가 부담스러운 입주민에게는 큰 혜택인 셈. 이는 입주민들이 식사를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동시에 호텔식 식사 서비스 제공으로 단지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해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는 연말을 맞아 참치 특식과 통참치 해체 쇼를 진행했다. 중·석식 각각 300식으로 한정 제공했으며 참치회덮밥, 모둠초밥, 참치회, 온메밀국수 등의 메뉴로 구성됐다. 가격은 1인당 1만 9,000원으로 책정돼 입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브라이튼 여의도는 신세계푸드와 협업해 호텔식 조·중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셰프가 직접 조리해 일품식과 브런치 등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며 가격은 1인당 9000원. 저렴한 가격, 고품질 식사로 ‘가성비 만점 건강식’이라는 평. 서울 강동구의 고덕 그라시움은 입주민들에게 조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추가 요금 없이 현관문 앞까지 조식을 배달해 바쁜 아침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다고.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헬리오시티는 입주민들에게 뷔페식 집밥을 콘셉트로 중식 9,000원, 석식 1만원의 합리적인 가격에 단일 메인 메뉴와 함께 뷔페식을 제공해 자유롭게 메뉴를 고를 수 있다.

여러 아파트가 입주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색 있는 메뉴와 서비스 도입을 꾀하며 대기업들과 협업하는 중이다. 성수 트리마제, 개포 래미안 포레스트, e편한세상 금호 파크힐스,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은 신세계푸드와 손을 잡았다. 신세계푸드는 한식·중식·양식 등 10여 개 메뉴로 구성된 뷔페를 제공하고, 신세계푸드의 간편식 브랜드 올반을 활용해 간편식을 제공한다. 또 입주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스마트 오더 시스템을 개발해 주문과 결제의 편의성을 높였고, 식단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돕는다.

한편 저비용·고품질 식사 제공의 콘셉트는 운영 업체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한 끼당 6,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식재료, 인건비 등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 메뉴를 팔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에 서비스를 중단한 사례도 등장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1인당 식사 비용을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책정했는데 외부 식당과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라는 질타를 받았고, 4인 가족 기준 한 끼에 4만원의 비용이 들어 입주민들 사이에서 “부담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고품질·저비용 서비스에 적자 운영

운영상의 어려움도 나타났다. 입주민들의 다양한 요구와 민원으로 식당 운영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한 것. 한 단지에서는 제공되는 식사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커뮤니티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가 냉동식품 위주로 구성돼 맛과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불만이 제기되는가 하면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는 주민들의 직접 조리 방식 요구와 배기 소음 민원으로 식당 개장이 지연됐다.

일각에서는 커뮤니티 식당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선 입주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음식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입주민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

복합 생활공간으로 변모하는 5세대 아파트의 커뮤니티는 어떤 모습일까? 고급 아파트는 입주민의 편의와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는 프라이빗 셰프 서비스다. 각 가구에서 원하는 메뉴를 셰프가 직접 요리하고 다이어트·저염식·고단백 식단 등 입주민 맞춤형 식단 관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동시에 고급 호텔처럼 입주민 전용 라운지를 운영해 무료로 커피나 칵테일, 와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는 입주민의 소통을 활발하게 만들어 커뮤니티를 더욱 공고히 하고 활성화할 가능성이 크다.

프라이빗 클래스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내에 일대일 맞춤 건강관리 센터를 운영하며 입주민을 위한 체형 교정 및 물리치료, 명상 공간을 제공하고, 가구별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문 의료진의 정기적인 건강 상담도 가능하다. 커뮤니티 내에서 전용 헬스 트레이너, 요가 강사, 골프 코치 연결은 당연하다. 더불어 유명 셰프나 바리스타가 진행하는 쿠킹 클래스,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스타일링 클래스, 아트 갤러리 행사나 클래식 공연 등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문화 이벤트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도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공항 픽업, 명품 쇼핑 대행, 의료 예약 등 24시간 응대가 가능한 호텔급 컨시어지 서비스의 확장도 예측된다. 또 AI 스마트 홈 서비스를 통해 입주민의 건강 상태를 분석해 맞춤형 식사를 추천하거나 가구별 맞춤 AI 로봇이 집안일을 지원하는 모습도 그려볼 수 있다.

CREDIT INFO
취재
유재이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5년 04월호
2025년 04월호
취재
유재이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