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말 무렵 김새론이 김수현의 신생 기획사와 계약 조율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다들 ‘소문이 사실이었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배우 김수현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데뷔 18년 만에 터진 열애설 때문이다. 상대는 스물넷 나이에 세상을 등진 배우 김새론이다. 그동안 김수현은 두 차례에 걸쳐 열애설을 부인했었다. 하지만 ‘열애가 사실인지’, ‘상대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교제한 것인지’, ‘그렇다면 이를 ‘정상적인 교제’로 볼 수 있는지’, ‘상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과정에 본인의 책임이 있었는지’…. 쏟아지는 질문에 결국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대가 ‘성인’일 때부터 시작한 관계였다고 못 박았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정면으로 맞서는 모양새지만, 김새론 유족 측이 증거 자료와 함께 재반박에 나서면서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37살인 김수현과 지난 2월 16일 사망해 영원한 24살로 남게 된 고 김새론의 이야기다.
그래서 ‘교제’의 시작 시점은?
김새론 유족 측이 3월 10일부터 공개해온 자료에 따르면 고인과 김수현의 교제기간은 2015년 11월 19일부터 2021년 7월 7일까지 약 6년이다. 교제 시작 당시 김새론은 15살, 김수현은 27살이었다. 반면 김수현의 입장을 대신 밝힌 그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에 따르면 이들의 교제는 2019년 여름부터 2020년 가을까지다. 날짜까지 정확히 밝힌 김새론 유족측에 비해 다소 모호하게 표기한 것을 두고 대중 사이에서는 “2000년 7월 31일생인 김새론은 2019년 7월 31일 이후에 비로소 법적 성인(만 19살)이 되기 때문에 ‘미성년자 교제'비난을 면피하기 위해 애매하게 밝힌 게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김수현 측이 내놓은 입장문과 유족 측이 공개한 자료 역시 반박에 재반박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먼저 김수현은 군 복무 시절 김새론에게 보낸 편지에 대해 “가까운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중 하나였다”고 해명했지만, 서른을 앞둔 12세 연상의 남성이 고등학생 소녀에게 보낼 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 편지는 2018년 6월 9일 작성된 것으로 이 시기 김새론은 17살이었다. “그냥 어떤 게 좋은 기준인지, 낙인지, 뭘 보고 있는지, 느끼고 있는지 이런 얘기라도 해주고 싶어서”, “얼굴은 보기 힘든데 마음이 어떤지, 내 의지가 어떤지”, “부담 주면 안되니까. 가장 말할 수 있는 건 보고 싶어인가”라는 내용이 교제 초기의 모습 또는 교제 전 남녀가 겪는 이른바 ‘썸’을 암시하는 듯하다는 것이다. “2019년 여름부터 사귀었다”는 골드메달리스트의 입장문 내용도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더욱 기름을 부었다. 김수현은 2017년 10월 23일부터 2019년 7월 1일까지 복무했는데, 제대하자마자 사귀었다면 이미 김새론이 미성년자였던 시점부터 교제의 기반이 다져졌다는 이야기가 되는 탓이다. 결국 성인 남성이 어린 소녀에게 접근했다는 것만 더 명확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어떨까? “(교제)소문은 들어본 적 있다”는 것은 대부분 같았지만, 교제 시작 시점을 두고는 다들 ‘쉬쉬’했다는 말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엔터테인먼트계 관계자는 “2019년 말 무렵 김새론이 김수현의 신생 기획사와 계약 조율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다들 ‘소문이 사실이었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라며 “나이 차가 워낙 크긴 했어도 그 당시는 김새론이 성인이라, 사귄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서로 가까워지기 시작한 시기가 그 이전부터였을 것이란 말도 나오니까 그걸 내놓고 지적하진 못하고 쉬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7억 변제 요구’ 미스터리
김새론 유족 측은 지난 2월 1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인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김수현의 ‘무시’와 골드메달리스트 측의 갑작스러운 7억원 상당의 변제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2022년 5월 음주 운전 사고를 냈던 김새론에게 김수현이 피해 배상을 위해 대여 형식으로 7억원을 내줬으나, 고인과 소속사의 계약이 끝나자 돌연 내용증명을 보내 해당 금액을 빠른 시일 내에 변제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7억원은 당시 김새론의 사고로 직격탄을 맞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의 손해배상금이 포함된 금액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당시 김수현이 이 돈을 언제까지 갚으라고 말하지 않았으나 김새론은 작품 활동을 통해 차근차근 변제해나갈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2024년 3월 초 골드메달리스트로부터 갑작스러운 내용증명을 받으면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김새론은 2024년 3월 19일 김수현에게 문자를 보내 “매 작품에 몇 퍼센트씩이라도 차근차근 갚아나가겠다”, “나 좀 살려줘, 시간을 주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김수현은 문자 확인 후 답변하지 않았고, 회사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김새론은 문자를 보낸 지 닷새만인 3월 24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김수현과 볼을 맞대고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당시엔 “관심을 끌고 싶었던 논란 연예인의 셀프 열애설”이라는 조롱을 들었지만 그 내막은 ‘연락 없는 전 연인과 전 소속사에 대한 마지막 호소’였던 셈이다. 실제로 이 사진이 큰 이슈가 되면서 이튿날인 3월 25일, 골드메달리스트 측이 연락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내용증명까지 보내야 했던 이유에 대해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김새론에게 빌려준 돈을 2023년 12월 전액 대손금 처리하는 과정에서 채무 독촉 행위가 없으면 일방적으로 채무를 면제해준 것이 돼 업무상 배임을 뒤집어쓸 가능성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 때문에 형식상 내용증명을 보냈을 뿐, 실제 변제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김새론과 협의할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배경 설명을 왜 김새론의 ‘호소 메시지’를 받기 전에 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더욱이 당시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김수현의 열애설은 사실무근이며 온라인상에 퍼져 있는 사진은 과거 같은 소속사였을 당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새론의 이러한 행동의 의도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논란의 모든 책임을 김새론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탓에 김새론에겐 음주 운전사고도 모자라 망상에 빠져 셀프 열애설까지 만드는 ‘정신 나간 연예인’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과거 교제 사실을 인정한 지금 시점에서 볼 때 김수현은 전 연인이 이처럼 궁지에 몰려 있는 내내 침묵과 무시로 일관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유족은 ‘끝까지’ 간다
당시엔 “논란 연예인의 셀프 열애설”이라는 조롱을 들었지만 그 내막은 ‘연락 없는 전 연인과 전 소속사에 대한 마지막 호소’였던 셈이다.
김새론의 유족은 이번 폭로가 김수현의 ‘단죄’보다 고인의 명예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것이란 점을 강조해왔었다. 음주 운전 사고 이후 김새론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붙어 조롱한 연예 유튜버와 언론들이 만들어낸 ‘논란 연예인’이 아닌 ‘전도유망했던 아역 출신 배우’라는 이미지를 되돌려놓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그간 거짓말이라며 손가락질받았던 김수현과의 교제가 진실이었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했다. 그러나 골드메달리스트가 2024년 3월 첫 열애설 제기부터 이번 폭로에 이르기까지 교제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해 왔던 것에 큰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는 것이다.
유족들은 3월 15일 골드메달리스트에 ▲김수현의 미성년자 교제 사실 ▲소속사에서 ‘사귄 바 없다’고 언론 플레이 한 것 ▲김새론이 소속사의 창립 멤버로 기여한 것 ▲김새론에게 7억원에 대한 내용증명 및 변제 촉구를 한 것 등에 대해 인정 및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 직전 골드메달리스트가 더는 공개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지 말고 이야기를 나누자며 김새론의 어머니에게 “사무실로 연락 달라”고 한 것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3월 17일에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골드메달리스트 측이 7억 변제와 관련해 김새론에게 보낸 새로운 ‘2차 내용증명’이 발견됐다는 사실도 추가로 알려졌다. 유족은 입장문을 통해 “소속사가 1차 내용증명을 보낸 후 고인이 김수현에게 ‘살려달라’는 문자를 보내자 김수현은 연락 한 통 없었고 대신 소속사를 통해 2차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내용증명을 보내지 않으면 배임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내용이었지만 사실상 기한을 줄 테니 반드시 변제하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형식상’이었다는 골드메달리스트 측의 주장과 달리 상당한 변제 압박을 느끼게 할 만한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김수현 및 소속사 배우들과 직접 소통하지 말라는 내용, 김수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행위 등으로 당시 방영 중이던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손해를 입게될 시 전액을 배상 처리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고인이 생전에 이런 내용증명을 받고 얼마나 심적 고통을 받았을지는 감히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라며 “왜 지금에 와서야 공개 입장문으로 유족 측의 연락을 기다리는지 알 수 없다. 향후 김수현 측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 직후부터 지금까지 소속사 뒤에 숨어 침묵을 지켜왔던 김수현이 유족과 법적 진실 공방을 앞두고 마침내 입을 열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