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시대… 돈 버는 법?
미국발 관세 전쟁 우려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투심(心)’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정책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만큼 내 재산을 지키고 불리기 위해선 달라진 시장 흐름을 쫓아가야 한다.
금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이 치솟고 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과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인해 자산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11일 100g 골드바의 1g 가격은 15만 6,230원으로 거래소 금시장 개장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더니 2월 13일에는 16만 3,530원까지 뛰어올랐다. 지난해 12월, 12만원 초반대에 거래가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30% 넘게 오른 것이다. 금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이 1년 만에 3.7배가량 늘어나는 등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관세 전쟁으로 물가가 오를 것을 우려하는 미국 내 자금들이 대거 안전 자산인 금으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산과 조선업계
미국 관세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도 안전한 투자처로 거론된다. 한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없는 조선업과 방산업은 트럼프발 관세 부과 영향이 없었는데, 오히려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조선업의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수시로 협력 대상이라 언급하고 있기 때문. 최근 미국 상원 의회에서 동맹국이 미국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된 소식이 긍정적 기류에 힘을 보탰다. 미국이 인건비 등을 이유로 함정 건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화오션 등 한국 방산·조선업계는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다. 지난해 12월 초 2만 9,000원대였던 한화오션 주가는 2월 14일 7만 7,900원으로 2.5배 올랐고, 같은 기간 27만원이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53만 3,0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각개전투 들어간 기업들? 줄 서는 오너들
살아남기 위해 줄 서는 재계 오너들
외교 공백 기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재계 오너들은 ‘미국 내 주요 인사 미팅’을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연을 만드는 모습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관세 폭탄 우려에 지난 2월 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날 미국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토너먼트 대회 ‘2025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의 부대 행사 프로암에 트럼프 주니어와 트럼프 주니어의 딸이자 골프 선수인 카이 트럼프, 골프 스타 로리 매킬로이(세계 랭킹 3위)와 동행한 정의선 회장은 라운드는 하지 않았으나 일행과 함께 다니면서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관세 부과 대응 전략을 직접 챙기고 현대자동차그룹의 협상력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알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5박 6일간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며 당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났는데, 이 자리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국 주요 대기업 중 미국 시장이 중요하지 않은 곳은 하나도 없을 텐데 문제는 중국 시장이 치고 올라오면서 ‘수익성’은 계속 떨어지는데 미국 시장은 ‘폐쇄성’을 높이는 상황이라 올해 모두 우려감이 큰 상황이다”라며 “외교를 주도할 정상이 부재하니 기업들이 제각각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미국 정부 실세들에게 줄을 대려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