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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킬러 난소암에 대해

난소암은 여성암 중 가장 무서운 암이다. 유방암이나 자궁암에 비해 발병 인원은 적지만 생존율이 가장 낮다. 난소암 치료 최전선에서 난소암과 싸우고 있는 ‘젊은 명의’ 김희승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만났다.

On March 05, 2025

난소암은 전통적인 항암화학요법으로 80%가
사라져 보이기 때문에 치료가 잘된다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재발이 잘된다.

난소암은 ‘소리 없는 킬러’라는 별명을 가진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치료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난소암은 완치율이라고도 불리는 5년 생존율이 65.8%에 그친다. 유방암은 94.3%이고, 자궁경부암은 79.9%다.

난소암은 병기에 따라 생존율 차가 크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5년 생존율은 암이 난소 한쪽이나 양쪽에 발생한 1기는 76~95%이고, 암이 자궁과 나팔관에 전이된 2기는 60~74%로 양호하다. 그러나 암이 간, 대장, 소장 등 복강(배 속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 내 다른 장기로 전이된 3기는 23~41%로 뚝 떨어진다. 암이 뇌나 폐 등 멀리 떨어진 장기에 전이된 4기는 11%에 그친다. 4기 난소암 환자 10명 중 1명만 생명을 건진다는 의미다.

난소암은 장액성, 점액성 등 종류가 다양하다. 난소암 중 60~70%를 차지하는 고등급 장액성 난소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가 특히 까다롭다. 장액성 난소암은 장액이라는 투명한 액체를 분비하는 장액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난소나 복막 표면에 씨를 뿌린 듯 유두돌기가 흩어져 자란다. 점액성 난소암은 표면이 매끈하고 내부에 점액이 차 있는 것이 특징으로, 발견이 쉽고 수술도 용이하지만 난소암 중 10%에 그친다. 난소암은 전통적인 항암화학요법으로 80%가 사라져 보이기 때문에 치료가 잘된다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재발이 잘된다. 김희승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항암화학요법 이후 CT 검사를 하면 80%의 환자는 완치된 것으로 보이지만, 80%가 재발한다”며 “그 이유는 남아 있는 미세한 암까지 CT에서 확인되기가 쉽지 않고, 남은 미세암들이 빠른 속도로 다시 자라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적극적인 수술을 통해 숨은 암을 최대한 찾아내 꼼꼼히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희승 교수는 48세의 젊은 의사다. 체력적으로 수술을 가장 활발히 할 수 있는 나이다. 김 교수는 30대 초반부터 난도가 높은 난소암, 자궁경부암 수술을 연 200~300차례 시행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신약 임상 연구에 적극 참여하는 등 최신 약물 치료도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완치율, 20년간 제자리걸음

조기 발견 어렵고 진행 속도 빠른 탓

한 해 난소암 발병 환자 수가 2000년 1,307명, 2010년 2,082명, 2022년 3,263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령 인구 증가가 첫 번째 요인이에요. 나이는 전통적인 위험 인자입니다. 그리고 초경이 빠르고 폐경이 늦은 경우 배란 횟수가 늘어나는데 배란 횟수 증가는 고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어요. 배란 횟수가 증가하면 돌연변이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브라카(BRCA)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난소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브라카 유전자는 세포에서 DNA가 손상됐을 때 이를 복구하는 유전자 중 하나로,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의 원인이 됩니다.

2022년을 기준으로 난소암 5년 생존율은 65.8%입니다. 이는 2000년 59.5%, 2010년 1.4%와 비슷한 수치인데 생존율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모든 암은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데, 난소암은 조기 발견이 특히 어려워요. 환자의 80%는 3~4기에 진단되며 배에 복수가 차서 오는 경우도 많아요. 더구나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불과 1~3개월 만에 3~4기로 급속히 나빠지기도 합니다.

난소암은 40대 중후반부터 급증해 80대까지 거의 같은 비율로 많이 발생합니다. 연령대별 특징이 있습니까?
70~80대 난소암은 노화가 주요 원인입니다. 40~60세 난소암은 브라카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요. 브라카 유전자 돌연변이 난소암은 30~40대 가임기 여성에게도 발생합니다.

젊은 난소암과 폐경 후 난소암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30대 등 젊은 나이에 암이 생기면 더 안타깝다고 하지만 치료도 잘되고 생존율도 상대적으로 높아요. 또 표적치료제 등 사용할 치료 요법이 많은 것도 장점이 될 수 있어요. 반면 노화로 생긴 난소암은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낮고, 표적치료제의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 수단이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으로 한정돼 치료가 더 어렵습니다. 표적치료제는 브라카 유전자 돌연변이 등 공격할 대상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난소암은 같은 생식기 암인 자궁암과는 어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까?
자궁경부암 등 다른 생식기 암은 대부분 1~2기에 발견되는 비율이 높아요. 난소암은 1~2기 발견 비율이 20%에 그치지만 자궁경부암이나 자궁내막암은 출혈 등 초기 증상이 있기 때문에 80%가 초기에 발견됩니다.  

김희승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산부인과학)를 받았다. 2010년 산부인과 진료교수가 된 후 난소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종양 등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15년간 연 200~300차례의 난소암·자궁경부암 수술을 통해 난도 높은 수술 경험을 쌓았다. 신약 임상 연구에 참여하고, 최신 약물 치료를 환자에게 적용하는 데도 힘쓴다.

CREDIT INFO
취재
김공필(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김정선
2025년 03월호
2025년 03월호
취재
김공필(헬스콘텐츠그룹 기자)
사진
김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