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지속 가능한 무게를 설정할 것”
국공립학교, 사립학교, 국제학교, 대안학교까지 교육기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요즘 트렌드는 무엇일까? 교육 전문가 고대원 원장(대치동캐슬)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물었다.
교육기관이 다양해졌다.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나?
특목고(과학고·외국어고 등)와 국제고는 목적이 다르다. 특목고는 한국 대학교 입시에 유리하다. 예를 들어 수시를 위한 생활기록부나 원서를 잘 써준다. 반면 국제고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선호하지 않거나 입시에서 경쟁력이 없을 때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또는 국제학교를 거쳐 해외 대학교를 목표로 한다.
국제학교를 보내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대입이 아닌 고입부터 준비한다. 즉 중학교 내신 성적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해 중학교 때는 유의미한 내신 성적을 받아야 한다. 초등학교부터 국제학교에 가면 중고등학교도 국제학교에 보낼 생각을 해야 한다. 국제학교의 수업은 미국 스타일이라 공부보다 예체능 교육을 더 시킨다. 그래서 국제학교에 다니다 한국 중학교에 진학하면 수업 스타일이 달라 적응이 쉽지 않다.
입시 위주 교육을 하는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국내 교육은 입시로 경직된 부분이 있다. 의학 계열을 선호해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간다. 의대 입시의 문은 점점 더 좁아져 한 치의 실수도 일어나면 안 된다. 자연스레 의대 입시를 위한 준비 시점이 당겨지는 것이다. 초등 의대반, 유치원 의대반이 생기는 이유다.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려고 어린 나이부터 준비하지 않나? 같은 것이다. 경쟁이 심화되니까 준비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사교육을 피할 수 없다. 학원은 어떻게 골라야 하나?
수학 학원의 경우 교재와 수업 기간을 보면 학원이 지향하는 바가 보인다. 수학은 문제집이 4단계(기본, 응용, 심화, 최심화)로 나뉜다. 예를 들어 심화 과정 교재를 4개월에 걸쳐 한다면 느슨한 분위기고, 3개월이 걸리는 곳은 타이트하고, 2개월이 걸리는 곳은 다른 학원의 도움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자녀가 어느 정도 강도를 원하는지 살펴본 뒤 학원을 골라야 한다.
자녀에게 필요한 수업 강도는 어떻게 파악하나?
100kg의 추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힘이 센 사람과 약한 사람이 느끼는 무게의 정도가 다르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같은 중학교 1학년이라도 2학년 수준의 문제를 풀 때 느끼는 고통이 다르다. 자녀의 수준에 따라 선행을 할지 심화를 할지 선택하고 각자에게 맞는 자극을 줘야 한다. 현 수준에 비해 너무 쉬운 문제를 주면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다. 그게 어려운 문제집일 수도 있고 친구들과 경쟁일 수도 있다.
많은 학생이 수학을 어려워한다. 자녀가 ‘수포자’가 되지 않게 돕는 법이 궁금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과정이 많고 속도가 빨라 가장 많이 포기한다. 1학기를 겨우 견뎠는데 2학기까지 빠르면 고등 수학을 견딜 힘이 없어진다. 체감상 중학교에 비해 4배 정도 어렵다. 따라서 중학교 때 수학의 완성도를 챙겨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견딜 힘을 길러야 한다.
부모는 어떤 도움을 줘야 하나?
자녀로 하여금 내가 하는 노력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는 믿음을 갖게 이끌어야 한다. 정직하게 트레이닝해 성장하는 기쁨을 체험해야 공부한다. 그 과정에서 고통을 느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부모는 평정심을 지켜 자녀가 힘든 과정을 잘 견디도록 해야 하며 이때도 지속 가능하게 견딜 수 있는 무게를 설정해야 한다. 한 번에 영양제 10개를 먹는다고 10배 건강해지지 않듯이 실력은 꾸준히 쌓아야 한다. 공부 루틴을 만들어 코어를 단단히 하면 힘들어도 쓰러지지 않는다. 예전엔 대치동 학원에 다니기 위해 대치동으로 가야 했다. 그런데 요즘엔 온라인 강의, 라이브 방송, 줌 수업 등 대치동 학원에 접근할 방법이 많다. 처음부터 너무 겁먹지 말고 견딜 수 있는 무게로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도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