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전문 변호사이자 유튜브 채널 <아는 변호사>를 운영하는 이지훈 변호사에게 혼외자와 관련된 궁금증에 대해 물었다.
“정우성에게 또 다른 친자가 생겨도 혼중자와 혼외자는 차별 없이 1순위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하지만 자식이라고 해도 정이 없다면 상속하고 싶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유언을 통해 상속 순위나 비율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비혼 출산의 사례를 얼마나 자주 볼 수 있나요?
과거엔 임신을 하면 상호 간의 애정이나 신뢰가 없어도 책임진다는 이유로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혼 상담을 오는 이들 중 임신으로 인해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한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최근엔 연인 관계였다가 이별했는데 임신해서 연락이 온다거나, 한쪽은 결혼을 원하지만 다른 쪽은 결혼을 원하지 않아 발생하는 갈등으로 상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정우성이 배우로서 이미지 타격을 감수하더라도 결혼하지 않는 게 합리적이란 말이 떠돌고 있습니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가 사실인가요?
서울가정법원 양육비 산정 기준표에 따르면 부모의 수입이 월 1,200만원 이상인 최고 구간의 경우 양육비가 월 200만~300만원입니다. 월 300만원으로 양육비를 계산한다면 7억원에 가깝지만, 양육비는 부모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법원에서 결정할 사안입니다. 혼인 외의 출생자에게 법률상 권리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지(認知)’라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인지는 혼인 외의 출생자를 그의 생부 또는 생모가 자신의 자녀라고 인정하는 것을 의미하죠. 친자는 가족관계증명서에 오르고 양육비를 받는 것은 물론, 상속권을 갖게 됩니다. 정우성의 경우 아들을 친자로 인지했기 때문에 혼외자일지라도 혼인 중의 자녀와 동일하게 상속권이 발생합니다. 다만 상속재산의 규모를 알 수 없고, 정우성이 생전 증여, 유언 등을 통해 상속 내용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증여재산이 180억원이라는 것은 요언입니다.
만약 정우성이 앞으로도 비혼 상태를 유지한다면 친자인 아들이 재산상속 1순위인가요?
그렇습니다. 만약 정우성에게 또 다른 친자가 생겨도 혼중자와 혼외자는 차별 없이 1순위 상속자가 돼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결혼했지만 불륜으로 혼외자를 출산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경우 혼외자든 혼중자든 차별없이 법적상속 순위나 비율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비양육자 입장에서는 자식이라고 해도 삶을 공유하지 않아 정이 없다면 상속하고 싶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유언을 통해 상속 순위나 비율을 변경할 수 있죠. 반대로 상속자인 혼외자 입장에서는 유류분을 청구할 권리가 있고, 직계비속의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50%입니다.
혼외자의 친부가 양육비를 한 번에 지급할 수도 있나요?
양육비는 자녀의 양육에 필요한 돈이기 때문에 매달 발생하고 매달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기간의 이익을 포기하고 양육비를 일시금으로 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간의 이익을 포기한 만큼 양육비 금액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죠. 하지만 이것은 모두 당사자의 합의로 이뤄집니다. 소송에서는 당사자의 합의가 없는데 양육비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도록 판결하지 않습니다.
비혼 출산 시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양육자도 많습니다.
양심이 없는 비양육자에게 양육비를 제대로 받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양육비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법은 양육비이행명령을 거쳐 감치명령을 청구하고 면허정지, 출국 정지 등 다양한 간접강제의 방법을 구비하고 있어요. 양육비를 줄 상대가 사라지면 소송을 하면 됩니다.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되고, 법원을 통해 재산에 대한 조회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양육비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받으면 강제집행할 수 있죠. 만약 재산 은닉을 시도한다면 소송을 통해 재산을 조회해야 합니다. 싸워야 할 땐 싸워야죠.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법률도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비혼 출산을 결심했는데, 친부가 양육을 원할 경우 누가 양육권을 갖나요?
혼외자의 경우 친부가 인지해야 아버지로서 권리가 생깁니다. 혼인하지 않으면 공동 양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자녀의 복리를 위해 양육권 및 친권자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경우 합의되지 않는다면 소송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혼외자의 친부가 면접교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보통은 일방이 면접교섭을 방해할 때 문제가 됩니다. 면접교섭을 이행하지 않거나 방해할 때 면접교섭 이행명령 신청을 하고 불이행 시 회당 과태료를 붙여 간접강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면접교섭을 물리적으로 강제할 순 없습니다.
비혼 출산으로 양육비와 면접교섭 등을 보장받기 위해 어떤 법과 제도가 필요한가요?
강력하게 보장할 수 있는 법적 제도는 필요하죠. 동시에 결혼 제도를 대체할 다양한 형태의 가족제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상호 간의 애정과 신뢰가 없는데 자녀 때문에 결혼한다는 것은 민법에서 정한 법률혼(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정신적·육체적 결합)이 아닙니다. 가정의 중심은 부부이고, 부모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하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자녀를 책임지는 행동이죠. 우리는 자녀가 미성년일 때만 부모가 아니고 죽는 순간까지 부모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긴 인생의 시간에서 나는 어떤 부모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지훈 변호사는…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법학과에 편입했다. 14년간 군법무관으로 복무했고, 중국 칭화대학으로 유학을 다녀온 뒤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유튜브 채널 <아는 변호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서로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공부, 이래도 안되면 포기하세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