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연 @24oldfency
뷰티 인플루언서
대학교 졸업 후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승무원으로 일하며 20대를 채운 고서연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행정 직원으로서 30대를 보냈다. 이후 육아에 전념하며 아이를 온전히 서포트하고자 일을 그만둔 그녀는 현재 가정주부이자 뷰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이전과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
뷰티 인플루언서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항공사 승무원이었던 게 큰 도움이 됐어요. 많은 여성이 선호하는 직업인 만큼 SNS에서 어렵지 않게 주목받을 수 있었고, 해외 일정도 많아 다양한 해외 뷰티 제품들을 누구보다 빠르게 사용해볼 수 있었거든요. 현재는 코즈메틱을 중심으로 건강기능식품, 패션 분야까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인플루언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체험하고 소개하는 직업이잖아요. 따라서 팔로어를 제 가게에 놀러온 고객이라 생각하고, 그들에게 트렌디한 제품을 소개하고 구매를 유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죠.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한 분야인 만큼 나만의 색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중이에요.
직장 생활을 할 때와 지금을 비교할 때 어떤 점이 다른가요?
회사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삶을 제공하지만 체력 소모가 큰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 자아를 소진하게 됩니다. 반면 프리랜서 개념인 인플루언서는 시간적으로 여유롭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많은 편의를 누릴 수 있죠. 물론 불규칙한 수입과 동료 없이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아이의 교육은 물론 우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남편과 함께 내린 결정인 만큼 후회는 없어요.
워킹맘일 때 가장 힘든 건 무엇이었나요?
출퇴근하며 아이를 키우는 게 쉽지 않았어요. 양가 부모님이 주말마다 육아를 도와주셨고 직장 내 어린이집 또한 많은 도움이 됐지만, 주 5일을 회사 일정에 맞춰 노심초사하며 뛰어다니다 보니 체력적으로 감당하기가 점점 버거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가장 컸어요. 특히 겨울철에는 집에 오면 이미 해가 진 뒤라 놀이터에 갈 시간도 없이 하루가 금방 끝나버리는데, 아이가 커가는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었죠.
“충분히 잘하고 있어”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요?
‘서연아,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자주 말해주곤 해요. 이 방법은 법륜 스님의 가르침 중 하나였는데 완벽을 추구하면 좌절이 생기고, 괴로움의 근원은 욕심에서 온다는 스님의 말씀이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거든요. 부족하다고 느낄 때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믿음이 힘이 돼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줬어요. 완벽한 엄마보다 행복한 엄마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됐죠.
뷰티 인플루언서로서 계획이 궁급합니다.
저는 지금이 각자의 이름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호명 사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젠가저만의 사업을 시작하고 싶어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지만, 뷰티 분야에서 저만의 가치를 찾고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막연하게 고정 수입으로 부자가 되길 꿈꾸거나 불확실한 끝을 향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를 더 공부한 후 뷰티 분야에서 나만의 길을 구축해보고 싶습니다.
현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시대가 매우 빠르게 변하는 만큼 불안감이나 무기력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을 거예요. 저 또한 그런 시기를 지나면서 깨달은 것은 작은 성공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에요. 그것으로부터 시작된 작은 성취감이 큰 동력이 되고, 곧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자극제가 되죠. 작은 성공이 쌓여 큰 변화를 만들고, 그 과정을 통해 삶의 방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마세요.
